중고차 수출 1위 항구인 인천항의 수출 점유율이 최근 5년 새 17%p 떨어졌다.
특히 부산항에서 수출되는 중고차의 평균 단가가 인천항보다 약 44%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액 비중은 지난 2021년 92.5%에서 지난 8월 75.6%로 17%p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출 대수 비중 역시 93.2%에서 84.6%로 줄었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관련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3년 20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완공한 오토렉스청라는 당초 인천 최대 중고차 매매복합단지로 계획했지만, 부진한 분양률·대출금 문제·시공사 분쟁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또 시의 행정시스템 부족 문제도 크다.
지난달 제 303회 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인교 시의원이 시 주도의 공공 ‘중고차 수출 종합지원센터’ 조성을 주장했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 인프라 개선 사업의 필요성으로 추진됐던 스마트오토밸리 사업이 무산되며 관련 센터를 마련해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시는 중앙정부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한 특별정원 확보나 업무 프로세스 개선, 디지털 혁신을 통한 효율화 등의 중고차 수출 관련 방안 검토가 부진한 실정이다.
이렇듯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문제 개선이 부진한 사이, 부산항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액 비중을 4.2%에서 14.8%로, 수출 대수 비중을 3.7%에서 11.4%로 끌어올렸다.

특히 항만별 수출 차량 단가 차이가 눈에 띈다.
지난 8월 기준, 수출 차량 1대당 평균 단가는 인천항이 약 7944달러(약 1140만 원)인 반면 부산항은 1만 1469달러(약 1640만 원)로 44%나 더 높았다.
이는 부산항이 상대적으로 고가 차량이나 특수 목적 차량 등 고부가가치 중고차 수출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택항 역시 중고차 수출 차량의 평균 단가가 3만 9304달러(약 5630만 원)로 인천항의 약 5배 수준이다.
수출 물량 자체는 인천항보다 적지만, 부산항과 평택항이 고급차 수출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인천항이 전체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물리적 한계에 따른 반사 이익을 부산항이 얻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어 부산이 중고차 수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부산시자동차매매조합은 최근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에 서부산권 대규모 중고차 매매·수출복합단지를 요구했다.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권 중고차 수출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허종식 국회의원은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인프라를 개선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했던 ‘스마트오토밸리’ 사업이 무산돼 매우 아쉽다”며 “이제는 단순히 물량만 늘리는 데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전용단지 마련 등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지담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