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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착한 기부’ 캠페인 등 기부문화 확산에 집중을

CU, 국내 첫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 도입

  • 등록 2025.11.28 06:00:00
  • 13면

CU가 전국 매장에서 고객이 결제 과정에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왕성한 기부문화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세계 최고의 강국 미국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지혜다.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기부문화 풍조를 확산시킬 다양한 ‘착한 기부’ 캠페인이 양산되도록 유도하고, ‘기부 정신’을 함양하는 실효성 높은 교육·홍보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CU의 ‘착한 100원 기부 캠페인’은 셀프포스(Self-POS) 모드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마지막 단계에 기부 선택 화면이 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객은 기부 여부뿐 아니라 기부처 또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부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RMHC Korea 두 곳이며, 고객이 선택한 기부금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해당 기관 계좌로 바로 송금되는 구조다.


기존 거스름돈 모금함 방식에 이어 참여형 기부 모델을 추가하며 고객 주도의 기부문화를 확대한다는 것이 CU 측의 설명이다. 이번 캠페인은 기부 금액을 100원으로 고정하는 ‘소액 기부’ 방식을 채택,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심리적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CU는 이 같은 구조가 기부 경험 확산과 참여율 제고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도 지난 7월에 유사한 캠페인을 시작한 바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특정 메뉴가 판매될 때마다 100원이 자동으로 기부되는 ‘건강한 한 끼, 함께 나눔 캠페인’이다.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고객 참여형 사회 공헌 프로그램 개념이다. 적립된 기부금 전액은 경기 광주시 및 양평군 소외계층을 위한 식품 지원과 봉사활동에 사용한다. 


CU나 풀무원의 모범사례는 우리 사회의 기부환경을 새롭게 돌아보게 한다. 연말에 떠들썩하게 한번 떠들고 지나가는 일과성 뉴스에 그치고 마는 우리의 기부생태계 수준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수원시를 비롯한 각 기관이 일상 속 기부 실천과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도입한 ‘기부 키오스크’도 시민들의 인식이 그리 높지 못한 현실이 많은 문제점을 시사한다. 


올 연초에 발표된 경기연구원의 도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소중한 힌트가 있다. 조사 결과 ‘기부굿즈’나 ‘기부런’과 같은 새로운 기부 방식이 기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81.9%에 달했다. 또한, 기부활동에 기부 포인트를 지급하는 경우 참여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71.1%에 이르렀다. 결국 제도가 미처 도민들의 높은 기부 의향을 행동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평생을 힘들여 번 돈을 유산으로 대물림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거액의 개인 기부와 사회적 환원, 그리고 살아생전 기부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자발적 기부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오늘날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로 만든 배경이다. 미국 부자들 사이에 ‘죽은 후에도 부자인 것처럼 부끄러운 것은 없다’는 고귀한 정신으로, 살아 있을 때 기부의 즐거움을 실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소식은 부럽기 짝이 없는 뉴스다. 


그러나 정말 부러운 것은 미국 전 국민의 77%가 1년에 한 번 이상, 대부분 500달러 이하의 소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는 놀라운 통계다. 미국의 사례는 궁극적으로 가정과 학교가 일상생활 속에서 기부를 실천할 수 있도록 기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방향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기부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건강한 정신의 결과물’이다. ‘기부 정신’의 씨를 뿌리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황무지에 나무를 심어가는 심정으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기부 정신을 기르는 일에 끈질기게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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