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도쿄의 대표 부촌인 요요기 지역에 100억 엔(약 900억 원) 규모의 초호화 자택을 신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이후 그룹 경영 정상화에 나선 롯데에 ‘총수 리스크’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 회장의 새 저택은 도쿄 시부야구 요요기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메이지신궁과 요요기공원, 아오야마학원 초등부 등이 자리한 일본의 대표적 고급 주거지로, 거래 자체가 드문 지역이다. 현지 주민은 “입구에 경비초소와 CCTV가 설치돼 대사관 건물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저택은 부지 약 450평,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연면적이 704평(2327㎡)에 달한다. 일본 건축업계 관계자는 “요요기 일대에서 이 정도 규모의 단독주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토지 가치만 70억 엔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평당 700만 엔 이상 거래되는 지역으로, 400평이 넘는 단독 부지는 일본 상위 0.1%만 소유할 수 있다”며 “내부 인테리어와 시설을 포함하면 총비용은 100억 엔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호화스럽지 않은 일반적인 주택 형태로 신 회장 가족 외 네 가구가 함께 거주하는 다가구 주택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적자 속 호화 저택’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롯데쇼핑은 4700억 원 흑자에 그쳤다. 호텔롯데는 45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룹 전체 수익성도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지주의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3339억 원으로, 신 회장이 일본에서 지은 저택 한 채 가격(약 1000억 원)의 세 배 수준에 불과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1년 영업이익과 총수 개인의 주택비용이 비교되는 상황 자체가 상징적”이라며 “사적 소비를 넘어 경영 윤리와 지배구조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2년간 국내외 계열사에서 30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만 40억 원 이상, 국내 롯데칠성·롯데웰푸드 등에서 60억 원대 보수를 챙겼다. 전문가들은 “실적 대비 과도한 보수에 초호화 저택 논란이 겹치며 ‘책임 회피형 오너’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롯데의 재무 지표는 숫자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요구하는 건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리더십의 신뢰’”라며 “투자자와 소비자는 결국 오너의 판단과 태도를 보고 그룹의 방향성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 회장이 그룹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개인적 안정을 추구한다면, 이는 재무 리스크보다 더 치명적인 신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인사는 “총수의 결정이 곧 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부동산 이슈를 넘어 브랜드 가치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부촌의 상징’과 ‘총수 리스크’가 맞물린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적 문제는 없더라도, 적자 속 사저 신축은 시장의 냉소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롯데의 진정한 회복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