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 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고, 힘든 경우 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지성보다는 감성과 덕성에 의지하는 뜻과 다르지 않다. ‘가슴으로 생각하라’ 정운찬 지음 따뜻한 손/280쪽, 1만2천원. 우리 사회의 멘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최근 자전적인 수필집 ‘가슴으로 생각하라(따듯한 손 刊)’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정운찬 전 총장이 있기까지 그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솔직한 체험담이자, 고백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풀뿌리 같은 생명에도 고귀한 뜻이 깃들어 있다면 그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고민은 이제 청소년을 비롯해 ‘30대 30억원을 목표’로 하는 젊은이, 공부가 전부라고 자식을 닦달하는 부모들 모두에게 인생을 사는 지혜로 다가온다. ‘가슴으로 생각하라’는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에 대한 훌륭한 참고서이다. 각계각층의 사람들 앞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다양한 경험을 지닌 노학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 특히 그가 서울대 총장직을 수행하며 겪었던 위기상황이 이를 잘 설명할 듯하다. 황우석 교수 사건은 그 진상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상황과 세력,
아나키스트의 상상력 리처드 포튼 지음 이후/512쪽, 3만2천원. 정치 운동을 지칭하는 ‘아나키즘’은 폼 나는 단어처럼 들릴 때가 있다. 이는 아나키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무채색 계열의 정장, 분위기 있는 베레모, 잘 다듬어진 콧수염, 우울한 눈빛…. 사실 많은 영화 속에서 아나키스트는 분위기 있는 모습을 한 폭력과 테러, 범법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과연 아나키스트들은 그런 모습일까. 저자인 리처드 포튼은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된 원인을 영화 속에서 찾고 있다. 주류 영화들이 다루는 아나키스트는 이런 전형을 지니고 있다. 많은 영화 속에서 폼나는 인물의 목록을 체크한다면 그 중 아나키스트가 한명 가량 끼어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영화 속에서 아나키스트들이 그렇게 묘사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정치·철학적으로 밝히는 한편, 아나키스트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묘사하는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를 전공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엠마 골드만 자료관을 통해 발굴한 공개되지 않은 서신들에 대한 이야기, 영화감독들에게 전화나 메일로 확인한 내용들까지 게재했다. 특히 극영화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 등 미국과 유
서양화가 전영매 13일부터 첫 개인전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나의 일상의 삶이며, 감사의 표현이다”(전영매씨 작업노트 일부) 수원 문미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서양화가 전영매씨가 13일부터 19일까지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소전시실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전씨는 15년 동안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지난 2005년 뒤늦게 협성대 예술대학원에서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해 이번에 석사청구전 겸 개인전을 열게 됐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그렸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물이나 누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보통리I’을 비롯해 ‘아이들’, ‘동심’, ‘소녀상’, ‘오줌누는 아이’, ‘누드’, ‘빨간 가운을 들고 있는 여인’ 등 유화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보통리I’과 ‘오줌 누는 아이’가 눈길을 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그린 ‘보통리I’은 연두와 녹색을 통해 나뭇가지가 빛에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작품이다. 노상방뇨하는 아이를 그린 ‘오줌을 누는 아이’는
빨간색 크레파스를 손에 든 아이는 갈색으로 그린 밑바탕 그림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화지에는 큰 나무 2그루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고, 나무들 사이로 두 손을 맞잡은 세 사람이 다정하게 서 있었다. 8일 수원 광교공원에서 열린 치매미술치료협회 부설 영실버아트센터가 주최한 ‘효사랑 수원사랑 3세대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김나연(7·수원 숙지초교 1년) 양이 하얀 도화지에 그린 가족 그림이다. 나연양의 엄마 정효진(37·수원 화서동)씨는 나연이를 쳐다보다가 그림 위에 손을 올리며 해바라기처럼 환하게 웃어보였다. 정씨는 지난 여름 수원 선경도서관에서 열린 영실버아트센터의 ‘나의사랑 나의가족 미술교실(3세대가 함께 한 그림교실)’에 아이와 함께 참여한 인연으로 이번 그림 그리기 대회에도 나연이의 손을 잡고 나서게 됐다. 화창한 토요일 열린 ‘효사랑 수원사랑 3세대 그림 그리기 대회’에는 나영이네 외에도 많은 가족들이 여기저기 모여앉아 함께 그림을 그리는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창설된 영실버아트센터는 ‘젊은층(영, young)과 노인들
‘덕포진 교육박물관’(http://dpjem.com)은 지난 1996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교육박물관이다. 덕포진 교육박물관에는 어른들의 가슴속에나 곱게 간직돼 있을 법한 추억거리들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수업시간을 알려주던 쇠종을 비롯해 ‘철수야 영희야 놀자’라는 문장으로 첫장이 시작되는 1960년대 말의 초교 1년 국어책, ‘참잘했어요’ 도장, ‘수·우·미·양·가’가 찍혀있는 옛날 통지표 등이 그 주인공. 특히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칠판 대용으로 쓰이던 모래로 만든 칠판은 운동장 모래바닥에서 글자공부하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유독 관심을 끄는 것은 바람개비와 풍향계, 장독과 농기구들이 놓여있는 박물관 마당이다. 이는 도심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기에 그렇지도 모른다. 박물관 건물로 들어가면 1층 교실 한가운데 무쇠 난로가 놓여있고, 칠판 위에는 교훈과 급훈 액자가 걸려있다. 교훈 액자 아래 교단 앞에는 교탁 주변으로 풍금과 학습교재들이 놓여있다. 금방이라도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을 시작할 것만 같다. 교실 안에 놓인 좁고 낮은 책걸상들을 보면 마치 소인국에 온 것처럼 낯선 기분이 든다. ‘어릴 적에 어떻게 이런 곳에서 수업을 했을까
수원과 화성에서 활동 중인 서양화가 곽미영씨가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2007 KPAM 대한민국 미술제’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서 곽씨는 ‘형상의 드로잉-홀씨’를 비롯해 ‘花-I’, ‘형상의 드로잉I’, ‘초대Ⅲ’ 등 염색천에 혼합재료로 장미와 민들레를 표현한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그는 전작에서 캔바스에 유화로 표현한 인물화를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회에선 민들레, 꽃 등 자연을 형상화한 그림을 광목천에 담았다. 곽씨는 탈색시킨 천연염색의 광목천 위에 유화, 아크릴물감, 먹 등으로 그림을 그린 후 이를 다시 탈색시켜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 중 ‘형상의 드로잉-홀씨’이 관심을 끈다.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의 홀씨를 그린 ‘형상의 드로잉-홀씨’는 흙색과 쥐색 등을 사용해 삶의 상처를 표현한 작품이다. 곽씨는 여러번의 탈색과정을 통해 삶의 상처를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한편, ‘2007 KPAM(Korea Professional Art Mall) 대한민국미술제’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현대인들의 생활 문화와 미술의 접목’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부천시립예술단이 가을을 맞아 독특한 클래식 공연을 마련한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시청 대강당에서 실내악 연주회 ‘비밀극, 보이지 않는 극장’을 공연한다. 지난해에 이어 ‘21세기 음악 시리즈’ 일환으로 열리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이번 연주회는 ‘비밀극’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음악연주 자체가 지닌 극(劇)적인 내용을 담았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 출신인 김광현씨의 지휘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브리튼의 ‘메타모르포젠’을 비롯해 카겔의 ‘판’, 한옥미의 ‘2월의 여름’, 펠드먼의 ‘나는 퓌어스텐베르트가에서 하이네를 만났다’, 버트위슬의 ‘비밀극’ 등을 공연한다. 이어 14일 오후 7시30분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성기선씨 지휘로 관현악 연주회 ‘콘체르토 테아트르’를 공연한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토마스의 ‘축전음악’을 비롯해 길솔봉의 ‘비올라 협주곡’, 루토슬라프스키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등을 들려준다. 해설은 케이블 예술채널 아트TV PD로 활동하고 있는 고우씨가 맡는다. 전석 실내악 5천원·관현악 7천원. 문의)032-320-3481.
용인 마가미술관은 오는 8일부터 28일까지 최원씨의 패턴의상전 ‘The Arts of Pattern & costume’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선 의상 부속품으로 사용되는 옷핀과 핀을 독립적인 오브제로 이용한 패턴 및 의상작품 5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최씨는 티셔츠, 바지, 자켓, 원피스 등의 의상에 금속 옷핀과 큐빅 핀을 독립적으로 활용해 나비, 원, 사각형의 기하학의 무늬, 방사형무늬 등 다양한 패턴 디자인을 선보인다. 오늘날의 삶에서 의상은 실용성을 기본으로 신분, 취향, 개성 등을 나타내는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된다. 이번 전시회는 예술로서 의상이 지닌 개념과 장점을 활용해 관람객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기획됐다. 문화관광부의 사랑티켓 지원 사업으로 마련된 최원씨의 패턴의상전은 관람료 1천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성인 2천원, 중·고생 1천원, 어린이 500원(할인 관람료). 문의)031-334-0365.
“이석기의 도시는 화려하다. 그림을 보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색상의 화려함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작가의 아이러니는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반사되는 어둠의 이미지들이 있다.”(시인 김광기, 수원예술인 100인선 일부) 도시야경을 화폭에 담는 중견 서양화가 이석기씨가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 본관에서 ‘빛은 어둠을 녹이고’전을 갖는다. 2007 경기미술상 수상초대전인 이번 전시회에선 도시의 밤 풍경을 유화로 그린 ‘달콤한 추억’을 비롯해 ‘추억만들기’, ‘빛은 어둠을 녹이고’, ‘시간의 흐름 속으로’, ‘한 순간의 기억’, ‘빛 그리고 어둠’ 등을 선보인다. 인위적인 불빛에 의존한 그의 작품들은 강렬하고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쓸쓸함이 묻어난다. 특히 뚜렷하게 표현하지 않은 형태와 불빛, 실루엣은 꿈속에서 본 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이씨의 전작들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면 이번 전시 작품들은 세련된 색상과 명도의 대비로 대상을 왜곡시켜 표현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고 잔상만 남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잔상들은 괴로움보다는 아름다운 기억으로 존재하곤 한다. 그래서
“대중적인 예술과 실험적인 예술이 만나는 ‘헤이리마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파주 헤이리예술마을은 오는 8일부터 30일까지 ‘2007 제1회 헤이리 판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헤이리 판 페스티벌’은 예술인들의 공동체 마을 ‘헤이리’에서 여러 가지 장르의 예술이 만나 새로운 창작을 낳는 독창적인 예술판 축제로 전시회, 공연, 영상 및 관객과 함께하는 워크숍 등이 열린다. 전시회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전시 ‘헤이리 미디어 익스트림’을 비롯해 다양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선보일 ‘헤이리 타이포그래피’, 작가가 제안한 매뉴얼을 헤이리내에서 실행에 옮겨보는 참여형 프로젝트 ‘헤이리 매뉴얼 서비스 1.0’, 70년대 아이콘이었던 김추자를 연상시키는 ‘김추자 오마쥬 파티 Ⅱ -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 예술과 자연이 함께하는 야외조각 전시 ‘숨은조각찾기’ 등이 진행된다. 공연으로는 Kahimi Karie, Jim O‘rourke, Otomo Yoshihide가 실험음악을 선보이는 ‘Small POPs in the small village’, BMK·윈디시티·스페셜 게스트 전제덕(하모니카) 등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유기농라이브 915’, 김추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