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봉담읍이 성범죄 두려움의 볼모지가 됐다. 평온했던 지역은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출소해 대학촌 원룸에 입주하면서 충격과 두려움, 우려가 뒤섞여 주민들의 일상을 흔들고 있다. 맘 카페 등에는 대학가와 여성이 많이 거주하는 원룸촌에 대한 범죄 발생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박씨 거주 계약무효를 위한 화성시의 지원과 정부 차원의 성범죄자 거주 불가 장소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센 것이다. 최근 성폭력 피해 감수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나영이 사건'으로 온 나라를 흔든 조두순의 2020년 12월 12일 출소 당시 우리 사회는 들끓었고,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15년을 복역하고 지난 17일 출소가 예정됐던 김근식의 출소가 알려졌을 때도 혼란과 반발이 컸다. 이후 불과 보름여 만에 박병화 출소 사태가 터진 것이다. 재범 고위험군 성범죄자와 한 동네에 살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선 그 범죄자를 내쫓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할 것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지난달 31일 법무부로부터 박병화의 출소 및 화성시 거주를 통보받고, 봉담읍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봉 고경명( 霽峰 高敬命. 1533~1592). 큰 시인이요, 의병장이었다. 장흥이 본관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조선의 고위관료를 지냈다. 약관 스물에 진사시험 장원, 스물 여섯에 문과에 장원급제하였다. 영광은 예외 없이 고난을 수반한다. 사시사철 온몸에 질투와 시기의 화살을 맞기 때문이다. 그걸 감당하지 못하고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제봉은 승승장구하다가 임관 5년만에 정치사건에 휘말렸다. 파직되어 낙향한다. 31세였다. 이후 약 20년 동안 우리 문학사에서 창공의 별과 같은 호남 최고의 문인들과 교류하며 1300수에 달하는 시를 지었다. 제봉집에 담겨있다. 고봉 기대승, 송강 정철, 백호 임제, 손곡 이달, 면앙정 송순, 석천 임억령, 서하당 김성원 등과 교류했다. 고경명은 명종의 총애를 받았다. 당연히 요직에 봉해졌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가슴 뜨거운 충절지사에게 불패의 탄탄대로는 없다. 두 차례의 파직을 겪었다. 우국애민(憂國愛民)정신과 자부심만큼 좌절과 회한도 깊고 컸다. 홍안의 청년이 백발이 서리로 내린 초로(初老)가 되었다. 바로 이 때, 조총을 든 20만 명의 왜군이 부산에 상륙했다. 1592년 4월. '朝日 7년 전쟁'(
2022년은 북한의 무력시위 한 해가 될 것 같다. 북한은 연초부터 탄도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더니 8월 한미합동훈련을 계기로 핵무기의 선제적 공격 가능성을 공표하면서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명목으로 단거리 및 중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10월 들어서는 2018년9월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육상 및 해상 완충구역내에서의 포사격을 실시하면서 남북간 긴장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앞으로 군사정찰위성 또는 우주개발을 위한 인공위성이라고 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이미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판단되는 7차 핵실험, 그리고 우리 군사 활동이나 대북전단 등을 이유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무력도발, 그리고 사이버 테러 등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미중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대립구도하에서 ‘러시아 따라하기’ 성격이 짙지만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불만과 대항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북한 주도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어려운 것은 핵무기는 남한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선전도 포기하고 전술핵 무기의 공격대상이 남한 주요군사지휘시설 등이라고 밝히는 북한의 경직된 태도에
이태원 참사로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잠겨있다. 그렇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선감학원 진실 밝히기’도 그 중의 하나다. 본보는 최근 세 차례에 걸친 기획기사를 통해 선감학원 설립부터 폐원 후 진실규명 결정까지 80년 세월 속 과정들을 짚었다. 기획기사 가운데 두 번째는 상처 입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이게 과연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들인가, 그것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공무원들이 한 일이었던가 분노마저 치솟았다. 지난 10월 20일 가해자인 경기도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40여 년이 지난 2020년 12월 10일 아동피해대책협의회(회장 김영배)는 166명의 선감학원 피해자들은 당시 이재강 전 도 평화부지사와 함께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선감학원에서 이뤄졌던 인권침해 피해와 함께 국가 차원의 사과와 생존자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9월 26일부터는 유해 시굴 작업을 통해 치아 68개와 원복에 달린 단추 6개를 찾아냈다. 그리고 드디어 진실규명 결정이 났다. 김동연 지사가 진심어린
마이산(馬耳山)에 가서 이갑용 처사가 쌓았다는 돌탑 앞에 섰을 때다. 이 탑을 쌓은 노인은 전국을 다니며 돌을 골라 가져다 탑을 쌓았다고 한다. 어떤 의미를 두고 쌓았기에 탑은 폭풍 번개에도 끄떡없이 견디며 오늘을 가고 있을까. 말 귀를 닮았다는 산에 이 탑을 쌓은 속 깊은 뜻은 무엇일까? 를 생각하다 ‘나는 지금 무엇 하며 살아 왔는가? 하는 생각에 머물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글 짓는 것 제하고는 어떤 재주도 능력도 좋아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자발적 소외와 자가 격리 같이 스스로 외로워했고 고통스런 생각 끝에 손짓의 언어들을 원고지에 옮겨 심는 생활이었다. 혼자서 그늘진 곳에 우두커니 밀려나 외로움을 타는 슬픈 정조(情操)를 지닌 삶이었다. 그때였다. 이갑용 처사가 돌탑을 쌓았다면 작가는 글탑을 쌓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글탑과 글맷돌’ 생각이 가슴 속 위로나 되는 듯 내 품에 안기었다. 이갑룡 씨가 각처의 돌을 문장의 언어나 되는 듯 옮겨다 탑이란 돌의 시를 쌓아 올렸다면, 작가는 언어를 ‘돌’ 삼아 문장의 탑을 쌓아야 할 것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언어라는 돌을 맷돌에 갈아서 밀가루를 만들어 빵과 과자를 빚어서 사람들에게 착한 양
코로나19와 이전 감염병 창궐로 정부는 공공보건의료 영역에서 구체적인 역할을 정립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칫 국가의 명운이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초기 확진자 및 중환자 급증 등 미흡한 대처는 아쉬운 부분이다. 공공의료(public health)는 국민의 건강을 고르게 향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닌 정부의 투자‧관리로 국민 모두의 건강을 고르게 보호 및 증진하는 공공의료가 중요하다. 그런데 실제 병상 수 비중 뿐 아니라 진료량 측면에서 공공의료기관이 전체의 11%를 보이는 것은 공공의료의 열악함을 보여준다. 이 같은 공공의료의 취약은 국민의 건강불평등, 의료전달체계의 부조화뿐 아니라 보건의료 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불합리성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신종 감염병 등 재난적위기 상황에서의 미흡한 대응, 주민건강‧생활돌봄 등 예방관리 부족, 과도한 상업적 의료 견제 기능 미흡, 의료비 급증 등 사회효과 조절기능 부족 등의 문제로 대두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병상 중 공공의료기관이 보유한 병상 비율은 10.2%로 OECD 평균인 70.8%에 훨씬 못 미친다. 또한
경기도가 지난달 말일 ‘2022년 제1차 경기도공공보건의료위원회’를 열었다. 시·도 공공보건의료위원회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갖은 고통을 겪으면서 가치가 새롭게 각인된 공공의료를 획기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신설된 정책기구다. ‘건강 격차 없는 환경 조성’이라는 선진복지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서 위원회가 큰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차별 없는 보건의료 환경 구축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정책 방향이다. 경기도공공보건의료위원회(이하 위원회)에는 행정1부지사와 경기도의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경기도의료원장·경기응급의료지원센터장·보건소장·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등 20명의 도정 핵심 책임자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는 첫 회의에서 ‘응급·외상·심뇌혈관·암 등 중증의료’, ‘산모·신생아·어린이 의료’, ‘재활’, ‘만성질환·장애인 등 지역사회 건강 관리’, ‘감염 및 환자 안전 분야에 관한 필수 의료보장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경기도는 올해 필수 의료 제공을 위해 ‘중증응급 대응체계 구축(경기도 권역외상센터 운영 2개소 등)’, ‘산모·신생아 지원(분만취약지인 포천시 내 도의료원 포천병원 지원 등)’, ‘감염병 대응(고위험시
자유와 방종의 경계선은 무엇인가? 굳이 에릭 프롬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누구의 자유인지?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가 중요하다. 베트남에서 한달을 머물고 있다. 분명히 자유가 있다. 그런데 TV나 사회 모습을 보면 내가 그간 경험해 온 남한과 미국과는 다른 차이가 있다. 보이지 않는 한계가 있다.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해가 되는 장면은 거의 없다. 외국영화를 방영할 경우에도 그런 것 같다. 주로 할리우드 영화이지만, 그런 장면은 삭제하고 있다. 이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인가? 프랑스와 미국으로부터 식민 지배를 당하고 그들과 싸워 이긴 국가로서 서양문명에 대한 경계심과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사회민주주의 방식을 추구한다. 자유민주주의의 함정은 집단이 빠진 개인의 자유를 말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자유는 천차만별이다. 누구에게는 자유이지만, 누구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생명은 똑같이 소중한데, 힘이 강한 개인은 힘이 약한 개인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억압하게 마련이다. 이는 참 자유가 아니다. 자유는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 '자기 마음대로'가 곧 '자유'가 아니다. 곧 집단으로서의 자유가 개인으로서의 자유보다 선행해야 하다는 말이다. 미국식 자유
말은 세상(의 모습)을 정직하게 나타내야 한다. 상황을 바르게 표현하지 않는 말은 사람과 사회의 바른 생각을 방해한다. 독하게 말자자면, 기만(欺瞞)이고 사기(詐欺)다. ‘기후변화’의 변화(變化)는 가치 개념이 없는, 무색무취한 단어다. 기후가 변화하고 있단다, 어쩌라고... 하다 여기까지 왔다. 코앞에 닥친 것 아니니 미뤄두자고 했던가. ‘지구온난화’의 검은 구름이 우리(의 의지) 대신 안전핀을 쥐고 흔드는 위태로운 핵폭탄, 지구촌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기후변화가 좋은 점도 있다고 했다. 적극 대응해, 가령 새로운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은 ‘의욕’도 볼 수 있었다. ‘성공사례’로 포장되기도 한다. 대구사과가 춘천사과가 됐다. 불가피한 사정도 있으리라. 당장 먹고 사는 일 급하니, 지금도 그런 생각을 벗지 못하는(않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저 현상의 물밑에 잠긴 의미는 뭐지? 아들딸 챙기면 됐지 뭐가 문제냐고들 하지만, 그 아들딸의 아들과 딸, 손자까지 생각하는 것이 사람됨이고, 덕(德)이다. 자칫 눈앞의 아들딸조차 곧 ‘지구온난화’의 태풍 속에 밀어 넣는 것은 아닌지. 지금 미국서, 방글라데시에서 참사는 벌어진다. ‘강 건너 불’이라고? 그런가! 기후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