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누구나 한번은 꿈꾸어 보았을 고시공부의 낭만. 열정 하나만 가지고 책 보따리 짊어지고 산에 오르면 온 세상을 다 정복할 것만 같았던 유치하면서도 찬란한 시절. 역사 속 과거시험이 연상되고 장원급제의 환호가 그려지던 고시합격의 길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 한다. 올해 사법시험은 이미 치러졌고 이제 내년인 2016년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나면 폐지되기로 법에 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법조인은 대학 4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3년, 합계 7년의 교육을 마치고 졸업장을 손에 쥔 사람들만이 응시하는 변호사시험을 통해 배출되게 된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의 머릿속에 심어져 있는 법조인이 되는 길은 고시공부를 통한 사법시험 합격과 사법연수원의 2년간 혹독한 교육과정, 판사나 검사로 임관된 후 선배들로부터 전수되는 전 인격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법률 전문가로서 홀로 서게 되는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만 응시할 수 있는 변호사시험이 사법시험을 대체하도록 제도가 변경되었고 2년간의 사법연수원 교육과정은 불필요해졌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즉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형식적인 6개월의 변호사사무실 견습 생활을 거치게…
‘인구론, 문송, 지여인’. 요즘 청년 취업시장의 3대 신조어라고 한다. 뜻을 살펴보면 ‘인구론은 인문계 구십 퍼센트가 논다’고, ‘문송은 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이며, ‘지여인은 지방대에 다니는 여자 인문대생’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TV프로그램은 물론 신문과 인터넷 등에선 ‘로그파일, 빅브라더, 빨대족, 골드파파, 안여돼, 찍퇴’라는 말도 공공연히 사용된다. 국민들은 과연 이러한 신조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따로 설명해 주지 않으면 대부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며 들어도 ‘뭔 소리여’가 먼저 나오기 일쑤다. 신조어가 생겨나는 원인은 전에 없던 개념이나 사물을 표현하기 위한 필요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있던 개념이나 사물일지라도 그것을 표현하던 말들의 표현력이 감소되었을 때, 그것을 보강하거나 신선한 새 맛을 가진 말로 바꾸고자 하는 대중적 욕구에 의한 것도 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조어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재단이 발행한 ‘미디어 신문맹: 국민의 신조어에 대한 인식 및 수용행태’에 따르면, 미디어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 100개를 4개 분야(정보통신, 사회·시사, 유행어, 은어·속어)로 나눠 이해 정도를…
도토리 떨어지는 날 /최창균 살모사가 굵어진 몸 말아 독 모으는 때 나무들이 구름 올리며 수분 줄이는 때 새들이 바람 불어오는 방향으로 깃털 부풀릴 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숲이 술렁거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처럼 꿩이 울고 청설모가 나뭇가지 탔다 이 소란스러움 속으로 도토리 한 알 떨어졌다 가고 오는 것들의 시간으로 분주한 날 나는 비설거지 끝내고 가장 심심한 시간을 쓰려고 마당을 쓸었다 다음 생이 걸어온다는 마당을 쓸고 싸리비 엮어 대문에 기대어 놓았다 도토리는 떨어지고 나는 썰물처럼 지나가는 것들을 바라다보았다 내게 오는 것보다 지나가는 것들의 시간을 쓸 때 나는 조금은 심심하고 쓸쓸한 것이어서 그럴 때 도토리가 투 둑 툭 나를 달래어주는 것처럼 도토리 떨어지는 날로 잡았던 것이다 - ‘시와 표현’ 2015년 2월호 나뭇잎들이 떠날 채비를 하는 때, 헤어지는 것들로 숲이 술렁거리고, 꿩이 울고 청설모가 어찌 할 줄을 모르는 때, 살아 있는 것들은 내일을 위하여 몸 사리고 날아갈 곳을 바라보는 때, 가는 것들을 보내고 오는 것들을 위하여 마당을 쓸고 새 싸리비를 엮어놓는 때.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며 아직 오지 않은…
폭염을 들추는 요란한 매미 울음에 푸른 기운이 감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메말라가던 대지가 흠뻑 젖은 후 들판이 달라졌다. 매미 소리에 흥이 나는지 나무는 한 뼘 쯤 키가 자란 것 같고 채마밭에도 윤기가 난다. 거미줄에 맺힌 이슬이 햇살을 연주하고 옥수수 멀쑥한 키가 하모니카를 부는 듯 바람을 쥐었다 놓고 나팔꽃도 질세라 닫았던 귀를 열어 한여름 오페라를 즐기고 있다. 이렇게 자연이 한 통속이 되는 동안 풀들은 씨앗을 익히며 영역을 넓혀가고 강바닥을 드러내며 쩍쩍 갈라지던 강줄기에도 물 흐르는 소리가 제법 소란하다. 얼마 전 메르스로 고초를 겪은 평택 성모병원에서 희망콘서트가 열렸다. 평택 출신 가수와 뜻을 함께한 몇 분의 가수가 메르스로 지친 지역 주민과 의료인 공무원 등 관계자를 위로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자선 공연을 마련한 것이다. 그들은 소리 높여 힘을 내자고 외쳤다. 메르스로 인한 큰 타격과 고초를 겪은 만큼 평택을 온 나라에 알리고 병원을 알린 것을 불행 중 다행이라 여기고 이제 어떤 나쁜 바이러스가 덤벼도 발붙일 곳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자며 온 힘을 다해 흥을 돋우고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한마당을 열었다. 고향을 사랑하는…
고향인 평택을 위해 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청와대 공직생활을 과감히 뒤로하고 시장선거에 뛰어들었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간다. 당선 후 초임 시장으로 지난해 7월 민선6기를 출범하면서 ‘대한민국 신성장 경제신도시 건설’이라는 시정목표를 제시하고 새로운 평택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었다. 지난 1년 각고의 노력 끝에 평택항 경계확장, 평택호 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순조로운 진행, 삼성반도체 평택단지 조기 착공 등 각종 개발 호재와 각 지자체들의 부러움 속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주목받는 지자체로 성장해 왔다. 특히 지난 4월13일 46만 평택시민은 환호했고 평택시는 온통 잔치집 분위기였다.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평택·당진항 신생매립지에 대해 우리시로 귀속결정한 날이다. 이는 11년 전 잃었던 우리 땅을 되찾은 쾌거이자 평택시민의 자존심을 되찾은 뜻 깊은 일이었다. 또한 5월7일에는 우리시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삼성반도체 평택단지 착공식이 있었다. 약 15조6천억원을 투자하는 이번 투자는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로 사상 최대 규모로 오는 2017년 상반기 라인이 가동되면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의 고용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일선 지구대나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주취자의 소란 및 난동행위로 여전히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살인·강도·집단폭력 등의 강력사건도 힘들지만 그보다 주취자가 더 힘들다. 2013년 경범죄처벌법을 개정하여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남양주경찰서에서는 2014년에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가 34건 발생하였으나, 2015년 5월까지 50건이 발생하여 벌써 전년 대비 16건(47%)이 증가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에 대해 ‘신기하고 유별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테이블에 소주가 몇 십 병씩 쌓여 있는걸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는 외국인도 있다. 파출소 야간근무 시 술에 만취해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들어오자마자 경찰관에 대한 불만과 욕설을 뱉어낸다. 대부분의 사람은 30여분 정도면 귀가하는데 정도를 지나친 주취자는 멈출줄을 모른다. 1시간 이상 지속되며 일회성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반복적인 소란행위를 한다. 공공기관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이런 행위를 제제하기 위해 경범죄처벌법상 ‘관공서 주취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저해하는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해 가야한다. 사업체에서 인건비 등을 아끼기 위해서 자행되고 있다. 사업주와 근로자의 공동체 주인의식 확립을 위한 당국의 새로운 노동정책이 절실하다. 특히 인천지역 사업장 다수가 비용 절감과 노동유연성 확보를 명분으로 근로자를 불법 파견해오고 있다. 이들은 고용불안을 염려하며 파견근무에 임한다. 최근에 전국 주요 공단의 195개 사업체에서 파견법 위반 혐의를 적발하였다. 이는 고용부가 올해 3∼5월에 주요 공단의 근로자 파견 및 사용 사업체 1천8개소를 대상으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근로감독을 한 결과이다. 고용부는 해당 업체에 불법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토록 시정 지시를 내렸으며 불법 파견 소지가 있는 사업체에 대하여 보강 조사를 하고 있다. 사업체와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생의 노동정책구현이 절실하다. 근로자들에게 주인의식을 확립시켜 주기위한 제도를 개선해 가야한다. 불법파견 근로자는 인천과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3천300여명에 이른다. 1천8곳 중 76.5%가 법을 위반하고 있는 현실문제의 심각성을 고용부는 인식해야한다. 우선적으로 근로자의 불법파견제도의 문제점을 개선
‘경찰관’이라는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놈이다. 출근하면서 오늘은 또 언제 어떤 신고가 들어올지 긴장하면서도 봉사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거나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소지하고 있는 휴대전화! 특히 근무 날이건 휴식을 취하는 날이건 간에 항상 통신 축 선상(?)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리 경찰관으로선 더없이 중요한 생활의 필수용품이지만 가끔은 꺼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얄미운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관내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으로 급하게 현장에 출동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 두 대, 내 것 한 대, 무전기 송수신기까지… 일촉즉발의 순간임에도 비집고 들어와 계속해서 울려대는 휴대전화 소리, 한 지인의 상담 전화였다. ‘지금은 상황이 급하니 죄송합니다. 나중에 제가 연락을 드리겠습니다’해도 계속해서 전화기를 놓지 않는 그분의 입장과 평소 그분과의 입장을 생각하면 단번에 전화를 끊어버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로 붐비는 좁은 도로에서 한 손에는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
이른 바 ‘롯데家 형제의 난’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에 힘입은 것인지 오랜만에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형제의 난’은 지난해부터 일본 경영권 승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이던 신동주 전 부회장이 93살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에 업고 후계 승계권을 잡으려 했으나 이를 동생 신동빈 회장이 곧바로 다시 뒤집으면서 밀려난 후 벌어지고 있는 사태다. 이런 일이 어디 롯데만의 일일까. 과거 삼성그룹 이맹희 이건희 형제간의 다툼을 비롯해 한진그룹 형제들의 법정타툼, 두산그룹의 박용오 전회장 자살까지 이르게 한 싸움, 한화, 금호, 효성...대다수 재벌그룹에서 벌어지거나 진행 중인 형제·가족 간의 이전투구는 목불인견이다. 가뜩이나 재벌과 그 자식들의 행태에 대한 시선이 싸늘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들은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킨다. 이번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일자 국민들 사이에서 인륜을 저버리면서 탐욕스런 인상을 심어준 재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일고 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정치권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 비록 각론으로 들어가면 입장과 온도 차이를 보이지만 모처럼 한목소리로 롯데그룹을 질타하면서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