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배달비보다 500원 적은 KBS수신료가 몇달간 몰매 맞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사장과 보도태도가 맘에 안들어 여론을 몰아가는것으로 보인다. 지금 중요한건 수신료 징수방식이 아니라 OTT로 말미암아 빅뱅이 일어난 방송생태계 속에서 방송이 어떠한 역할을 할건지 방송산업의 균형적 발전방안을 만드는건데. 공영방송을 운영하는 나라는 예외 없이 수신료를 징수한다. 이 재원조달 방식이 정권,광고주의 압력으로부터 공정한 방송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기 때문이다. 2021년 KBS의 수신료 수입은 약 6863억원이다. 공영방송이 있는 영국은 5.9조, 독일은 10.8조, 일본은 7조의 수신료를 국민이 부담했다. 전기요금에 수신료를 합산시킨 국가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많다. 징수에 따른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위해서다. 현행의 수신료 합산징수제도는 국민의힘의 전신이자 여당인 민자당 정권이 1994년 최초로 시행한거다. 과거 KBS 수신료 논쟁을 정권별로 보자. DJ정부 때 헌법재판소는 “수신료의 법적 성격은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을 위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 규정했다. 노무현 정부 때 야당인 한나라당은 과거 자신의 전신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불철주야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다섯 가지 감정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자연 속의 좋은 집과 좋은 부모님, 절친과 하키팀 동료들에 둘러싸여 부족한 것 없는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라일리는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지며 뜻대로 안 되게 된다.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들이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되돌아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본부로 돌아오고 라일리는 회복되는데 다섯 가지 감정들은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각자의 위치에서 라일리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라일리처럼 감정은 인생의 순간들과 함께한다. 슬픔과 절망감을 견디며 한 노력이 쌓여 기쁨과 환희의 순간으로 변한다.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의 기쁨은 시간이 지나 실망과 권태 혹은 날카로운 증오로 바뀌기도 한다. 감정은 환경에 반응하여 발생하는 느낌과 기분을 말한다. 감정을 통해서 인간은 태어난 후 외부환경에 접촉하고 교류하면서 ‘나는 어
섬뜩하다. 참담하다. 분노와 슬픔의 감정이 동시에 일어난다. 출산한 다음 날 아기를 자신의 손으로 살해해 집안 냉장고에 보관해 온 30대 친모의 이야기다. 그것도 두 명이나 살해했다.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한 뒤 바로 곧바로 살해하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 세대 안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했다. 아이를 살해한 동기는 ‘경제적 빈곤’이었다. 피의자에겐 12살 딸과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가 있다고 한다.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이 드러난 것은 감사원과 수원시, 경찰의 연계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를 진행했는데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의 허점을 조사했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출산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사례가 있는지 살폈다. 이 기간 중에 출산 신고된 전체 영유아는 261만3000여 명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신고 영유아가 2236명이나 됐다. 이에 감사원은 미신고 사례 중 약 1%인 23명을 추려 수원시 등에 이들이 무사여부를 확인하라고 통보했다. 수원시가 피의자 부부를 만나 1차 조사했을 때, 이들은 두 영아의 출생 자체
내가 태어난 곳은 강원도 태백의 금대산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태백산맥의 작은 물줄기가 합류되면서 잔잔하게 흐르기 시작하는 충청도의 소도시이다. 남한강은 강원도의 높은 산지를 흐를때는 급류 형태로 흐르지만 충청북도 제천과 단양을 지나면서 물길의 흐름이 느려지고 경기도 여주를 지나 양평에 이르면 흐르지 않는 듯 크게 흐른다. 강원도의 남한강은 날카로우며 급하고 경기도의 남한강은 깊고 느리다. 반면에 충청도의 남한강은 적당한 깊이와 무시해도 될 만큼의 유속[流速]을 가진다. 그러다보니 지역 주민들은 물줄기의 낮은 곳에서 다슬기를 잡아 식탁에 올렸고 지금은 어엿한 향토음식이 되었다. 표준어는 다슬기라고 하지만 지역마다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경상도에서는 고디,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충청도에서는 올갱이라고 부른다. 충청도 방언인 올갱이를 어릴 적 우리들은 ‘올뱅이’라고 불렀다. 올뱅이국은 된장을 풀고 얼갈이배추나 아욱을 넣은 후 몇 가지 양념을 첨가하여 끓여 먹는 게 일반적인 요리법이다. 올뱅이는 오장육부 중에서 특히 간에 좋다고 하여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많다. 이를 요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감을 해서 모래나 불순물을 제거한 후, 삶아서 하나하나 손으로 알맹이를 빼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판매량이 증가한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공급자들이 매일같이 겪는 사정이다. 이 제품과 서비스에 소비자들의 98%가 만족해하면, 꽤 우수한 생산물이다. 불만을 표출하는 2%의 소비자. 2% 중 1%는 막무가내, 1%는 그래도 이유 있는 불평을 제기한다면, 공급자들은 이 2% 부족분을 채워나간다. 그럼으로써 조직은 발전해 나간다. 자본주의 이치다. 경제생활만이 아니다. 정치 분과에서도 소비자인 국민의 상당수가 통치와 행정행위에 만족해하면, 그 정권은 괜찮은 정부다. 그런데 1%나 2%가 아닌 20%, 30%, 혹은 6~70%의 국민이 정부정책에 만족해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무능한 정부, 혹은 소통이 안 되는 정부인 것이다. 그렇다면… 위험하다. 기업의 영역에선 1%, 2%의 소비자 불만족을 만족 향상으로 전환하기 위해 시스템을 점검한다. 초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관점서 보면 공급자로서의 정부는 자본주의 체제에선 용납이 안 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양한 국민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 정부의 행동을 보면, 참 불편하고 낯설다.
눈을 감습니다. 보다가 맙니다. 말았어도 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본 것은 눈 바깥의 일이지만, 못 본 척 하는 것은 눈 안쪽의 일입니다. 눈 바깥이 세상이라면 눈 안쪽은 사람의 영역입니다. 사람의 영역에서는 생각이 으뜸입니다. 으뜸은 사람마다 서로 달라서, 보는 것에 대한 반응 또한 서로 다릅니다. 보이는 것은 하나인데, 보고 싶다거나 보기 싫다거나 못 본 척 시치미를 떼기도 합니다. 늙음 때문일까요. 아니면 낡음 때문일까요. 나는 자꾸 고개를 돌리고 맙니다.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귀를 닫습니다. 겁먹은 하루가 안으로 돌아앉습니다. 안으로 돌아앉는다고 바깥의 일부가 아닐 순 없습니다. 시간은 안팎 어디서도 고르게 흐릅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시간 말입니다. 시간은 그 무엇보다 공평합니다. 사람이든 사람 아닌 것이든 시간 앞에 영원할 수 없습니다. 영원은, 이 세상과 이 세상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수 없이 많은 신화(神話)가 만들어진 것도 그래서입니다. 상상으로 빚어낸 신화의 뿌리에는 사람의 욕망이 있습니다. 신화를 먹고 자라난 온갖 신(神)들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있을 수 없는 영원처럼, 신화 속의 신(神)들 역시 우리가
아이가 어릴 적에 어른이 묻는 공통의 질문이 있는데, 이런 것도 있다. 너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할래? 이 질문에는 두 가지 의도가 있다. 첫째, 실제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묻는다. 대통령부터 과학자, 선생님, 축구선수 그리고 유튜버가 되겠다는 답변처럼 미래의 모습을 설계해 보고 함께 상상해 보자는 취지다. 첫 번째 답변은 사람은 누구나 일을 해야 하는 불가피성에 초점을 맞춘다. 두 번째 답변은 일할 의지를 강조한다. 일을 해야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 한다는 당위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더 많이 공부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커서 원하는 수익을 벌 만한 직업을 못 가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게 한다.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게 되는 것은 미리 준비하지 않았거나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효과가 있다. 두 가지 답변 모두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일해야 먹고산다는 명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일은 삶의 여러 활동 중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바쳐야 하는 것이 일이요, 노동이다. 그런데 일에 대한,
소금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해지면서, 바다 생태계 핵물질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집단적 움직임으로 표출된 징표다. 정부여당은 국회 질의 답변 등을 통해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괴담’ 수준으로 두려움을 평가절하하려 하나, 이 문제는 결이 다르다. 한미일 삼각 안보동맹 결성의 조짐이 집권세력과 보수언론을 중심축으로 이루어지는 국면에서, 한일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당정이 일본 입장을 두둔하는 뉘앙스의 언급이 지면에 가득차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와 국민들이 괴담수준 이야기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먼저다.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홍콩은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식품이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며 사실상 일본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카오도 오염수 방류 즉시 도쿄 등 일본 9개 지역의 식품 수입 중단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도 피지 내무장관은 “일본은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말하면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