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자기 자신 밖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나는 나를 이끌어 줄 빛을 찾아 전 세계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낮이고 밤이고 쉬지 않고 그것을 찾아다니다 마침내 나는 나에게 진리를 계시하는 예언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예언자는 내 마음속에 있었고 내가 온 세계를 찾아 헤맸던 그 빛도 결국 내 속에 있었다. (수피) 우리가 바로 우리 자신의 구원자이고 또한 파괴자이기도 하다. 외부적인 것은 인간에게 악을 저지를 수 없다. 인간이 자신의 법칙에 따라 살고 있다면, 설사 우주가 멸망한다 해도 그의 몸에 악은 깃들지 못할 것이다. (류시 말로리) 종교가 내면의 힘을 잃게 되면 외면의 신앙 습관이 복잡다단해지면서 선행의 대용품이 되고 만다. 민중은 거짓 설교자들이 가르치는 추상적인 신앙 열광에 빠져들어 신성한 의무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방탕과 타락의 늪에 몸을 던진다.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고 그릇을 씻지만 영혼을 씻는 방법은 모른다. 예수는 말했다. “마음에서 모든 악의 뿌리를 뽑기 위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라. 외면적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선도 악도 다 내면적인 것이다.” (라므네) 운명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인간은 운명을…
한의대 20년 선배님인 한 한의사 원장님은 거의 매일 아침 공원에서 태극권을 오랫동안 지도하셨다. 그 선배님의 이른 아침 태극권 모임에 참여하게 되며 부지런히 운동하는 몇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중에는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의사 한분이 계셨다. 식이요법과 아로마요법 등으로 자신을 치료하던 중 류머티즘에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진 태극권을 배우려고 수소문하였고 이 모임에 참여하여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간도 열심인 분이었다. 선배 원장님께 태극권과 함께 한약과 체질침 치료를 받으면서 많이 호전되어 체질침 전도사를 자처하셨던 열린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태극권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기공 중 하나이다. 사실, 기공이란 용어는 넓은 스펙트럼의 개념이다. 철학적 혹은 종교적인 관점, 혹은 기공을 수행하는 유파에 따라 기공을 수련하는 방법, 동작, 목적이 다르기에 설명이 달라진다. 기공에 포함되는 여러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존재하였지만 기공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근래이다. 1950년대 의료계에서 유귀진이 저서 (기공요법실천)에서 “기(氣)라는 말의 의미는 인간의 호흡을 통한 의념(意念) 활동을 뜻하며 공(功)이란 이를 바른 자세로 꾸준히 연마하는 것”라
세계 정세 대변환의 파고는 한반도에도 어김없이 미치고 있다. 그 파고를 일으키는 주체는 다름아닌 북한 김정은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역으로 악용하여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핵무력 등 국방력을 키워온 김정은이 그 이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것이다. 소위 ‘자발적 모라토리움’을 파기하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4.25)을 기념 심야열병식을 통해 무력시위를 과시한데 이어, ”전쟁 상황이 아닌 근본리익 침해 시 핵사용이 가능하다“며 핵불사용 원칙도 언제든지 깰 수 있음을 천명했다. 그 대상에 남한도 예외가 아님을 시사함으로써 발언의 금도를 넘고 있다. 더욱이 7차 핵실험 가능성과 더불어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것은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와 전술무기화’이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사거리 400-600km 내외의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KN-24 북한판 ATACMS 등 단거리 발사체 개발에 집중해왔다. 특히 KN-23의 원형인 러시아의 이스칸데르급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반도 전역이 사실상 전술핵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이와 더불어 금강산 남측 관광시설도 임의로 철거함으로써 ‘김정은 방식’대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붐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융합 미디어가 21세기 사회를 주도하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되어 있는 매스 미디어 시대에서 그 구별이 없는 스마트 미디어의 시대로 진입한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문자와 인쇄 미디어의 시대에서 영상과 전기 미디어의 시대로 전환된 시대의 모습이다. 특히 MZ 세대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新인류다. 인쇄매체 세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변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자연스러운 선택은 책 대신 유튜브다. 그 결과 특별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이러한 시류 변화에 부응하여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의 교육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점검할 때가 되었다. 과거 ‘미디어 바로 알기’ 차원의 미디어 교육과 다르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청소년과 미디어'를 교재로 한 미디어 교육 강의를 보면, 미디어의 이해 차원의 미디어에 대한 본질적 이해,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창의적 수용, 그리고 소셜 미디어 활용을 위한 교육 등으로 되어 있다. 학생들에게 매우 영양
80년 5월 시민군 대변인을 하던 윤상원은 복부에 총상을 입고 사망하기 전 이 말을 남긴다. "너희들은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다. 너희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 우리들이 지금까지 한 항쟁을 잊지 말고 후세에도 이어가길 바란다.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그러나, 아!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계엄당국은 18일 오후부터 공수부대를 대량 투입하여 시내 곳곳에서 학생, 젊은이들에게 무차별 살상을 자행하였으니! 아! 설마, 설마! 설마 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니, 우리의 부모형제들이 무참히 대검에 찔리고, 귀를 잘리고, 연약한 아녀자들이 젖가슴을 잘리우고 차마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무자비하고도 잔인한 만행이 저질러졌습니다. 너무나 경악스런 또 하나의 사실은 20일 밤부터 계엄당국은 발포명령을 내려 무차별 발포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고장을 지키고 우리 부모형제를 지키고자 손에 손에 총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에서는 계속 불순배, 폭도로 몰고 있습니다. 잔인무도한 만행을 일삼았던 계엄군이 폭돕니까? 이 고장을 지키겠다고 나선 우리 시민군이 폭돕니까? 아닙니다. 그런데도 당국에서는…
오월은 신록의 달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꽃들이 일시에 피어 무작위로 향기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오월이요. 하얀 밥을 머리에 이고서 하늘을 우러르는 나무의 경건함을 볼 수 있는 것도 오월이다. 꽃비를 맞으며 걸을 수 있는 것도, 꽃이 떨어진 자리에 작은 열매가 도톰히 자리는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오월이다. 오월을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 하는 것은 여름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고, 울바자 사이로 삐어져 나온 꽃이 더욱 붉고 아름다운 것은 경계를 초월했기 때문이다. 동네에는 아카시아 꽃 향기가 그득하다. 바람이 불어오면 양태머리를 땋아올린 꽃송이가 꿈결같이 밀려온다. 콧구멍으로 후~ 들어오고 후~ 나가고 잡힐 듯 말 듯, 그리고 수수꽃다리 향기는 얼마나 진했던가. 한 송이라도 가져오면 집안이 향기로 가득하다. 향기라도 마음껏 취할 수 있었으니 스물한 살 청춘은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맨발의 청춘이라 하지 않는가. 너무나 초라하고 가난해서 추억조차 힘겹지만 그래도 20대만큼은 빛나게 반짝인 때이다. 아무도 아니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스스로는 알고 있으니 그것은 후각 이 지각을 깨운 덕분이다. 아카시아 꽃, 수수꽃다리 향기너머…
지난 2월 7일자 본보 사설 ‘경기도 분도(分道), 무엇이 문제일까’에서도 언급했지만 선거철만 되면 빠지지 않고 쟁점이 되는 내용이 ‘경기도 분도’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경기도 분도론은 등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분도로 이익을 보는 것은 정치인들과 고위 공직자뿐” “북부지역은 지방 재정이 취약해 매우 가난한 도가 될 수 있어 자립 기반을 확보한 이후 분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분도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안철수 후보는 “경기도가 분도가 된다면 전라남도에 대해 전라북도가 느끼는 소외감처럼 북부지역도 유사한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이처럼 대선 출마 여야 후보자들은 경기도 분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분도 움직임은 계속됐다.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국회 추진단’까지 공식 출범했다. 김민철(더불어민주당, 의정부을)의원과 김성원(국민의힘, 동두천·연천)의원 등 경기북부지역의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도청 소재지인 수원의 김진표·박광온·김승원 의원, 오산의 안민석 의원 등 남부지역의원들도 고문단과 추진위원으로 합세했다. 이번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경기북도 분도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
3-3-4. 이는 축구 포메이션 중 하나지만 선거 공학 기본 틀이기도 하다. 3은 여와 야를 각각 지지하는 이른바 진보와 보수 세력이고 나머지 4는 무당파 세력이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집토끼 격인 자신의 지지 세력을 우선 묶어둬야 한다. 그런 다음 자기정체성이 불명확한 무당파층을 끌어들여야 승리할 수 있다. 무당파층의 다른 이름은 중도층이다. 진보와 보수의 중간에 끼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중도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긴다. 실제 중도는 많은 의심을 샀고 푸대접을 받아왔다. 격랑의 현대사에서 기회주의적 정치 세력으로 치부된 것이다. 진보 쪽에서 보면 서슬 퍼런 시대에 중도는 보수보다 더 위험한 세력이었다. 정체가 불분명한 것은 섬뜩한 공포이기 때문이다. 보수 쪽에서도 중도는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진보세력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중도층에게 봄날이 찾아왔다. 진보와 보수 세력 모두에게 피아 구별이 어려웠던 지난 대선에서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대선주자들은 앞다투어 중도층 구미에 맞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말끝마다 중도를 외쳤다. 민주당 후보는 진보적 어젠다를 외치지 않았고, 국힘당 후보는 보수적 어젠다를 외치지 않았다.…
1. 한의원 옆 호실은 이태쯤 전에 산부인과로 바뀌었다. 가끔 직원들이 침을 맞으러 왔다. 지난 월요일, 아침 8시쯤 출근하는데 불이 환하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라 무슨 일이지? 싶었다. 한의원 청소 중에 환자분이 산부인과 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환자는 십여 분 넘게 문을 두드렸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바라만 보는데, 괜히 마음이 무거웠다. 이른 시간에 병원을 찾은 건 간밤에 몹시 아팠거나, 사정이 급해서일 터다. 사람이 있는 게 분명한데, 왜 문을 열어주지 않는 걸까. 원장님 안 계셔도 어지간하면 좀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하지. 반갑게 인사하던 직원이 얄밉게 느껴졌다. 수요일, 오늘. 출근해서 청소하는 중, 월요일에 왜 그랬는지 알게 됐다. 의료기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정장 차림 남자 둘이 비싼 진단장비를 무겁게 밀고 오는 것. 그러니까 월요일에 불이 켜져 있던 이유는,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사전 준비 중이었던 모양이다. 의료기 회사 직원들로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고 직원도 없는데 함부로 문을 열어줄 수 없었으리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속으로 직원을 나무란 내 성급함이 부끄러웠다. 2. 공자가 채나라로 가던 도중 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