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뉴욕타임즈가 지면에서 TV편성표를 없앴다. 81년만의 변화다. 뉴노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면서 세계경제가 저금리,소비위축의 특성을 가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경제현상을 말한다. 과거 고성장시대 경제질서(노멀)로 정책을 입안하면 경제는 방향성을 상실한다. 이미 새로운 질서 뉴노멀의 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역할을 하며 고성장을 주도하던 중국도 ‘신창타이’를 받아들였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코로나는 경제를 넘어서 사회 각 분야를 뉴노멀의 시대로 전환시키고 있다. 여행산업은 몰락하고 온라인유통,배달시장은 대폭성장을 하였다. 화상회의가 일상화되고 재택근무가 현실화됐다. 학교수업은 온라인강의로 진행된다. 극장,공연산업이 급추락하고 넷플릭스 등 OTT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우리기업의 수십 년간 전통인 그룹공채도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제 2020년 이후 세계는 경제만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가 새로운 기준, 가치체계로 변화된 뉴노멀의 시대로 들어섰다. 4차 산업으로 촉발된 변화가 코로나로 가속화되면서 사회시스템이 변화하고 그에 따른 가치의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30년 전에는 유력신문 마다 연재소설과 만화가 게재되었고
최근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었던 수출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정작 물건을 실어 나를 선박을 제때 구하지 못해 국내 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달말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선주협회가 개최한 ‘선주·화주 간담회’에서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늘어난 물량을 소화할 배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라며 ‘선박 품귀’와 함께 지난해 10월 대비 최고 3배까지 치솟은 컨테이너 운임으로 인한 이중고를 호소하면서 정부와 해운업계에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송 서비스 수출은 지난 2010년 세계 5위에서 지난해 11위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운송 서비스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해운업 수출비중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무역업과 해운업간의 엇박자는 이미 ‘예고된 재앙’으로 박근혜 정권시절 불과 3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자행된 한진해운 파산의 후유증 탓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지난 1949년 12월 대한해운공사로 창립된 뒤 1980년 대한선주(주)와 1988년 (주)대한상선을 거쳐 출범한 한진해운은 파산전 국내 1위, 세계 7위의 글로벌 해운기업이었다. 한진해운은 장기적 세계 해운 불황속에
“여기는 좌회전 구간인데 안전하게 신호를 통과했다.” “다음 목적지까지 거리를 수정하는 것 외에는 운전자가 할 일이 없었다.” 최근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선보인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베타 서비스의 고객 체험기다. ‘FSD 베타’는 완전자율주행을 향한 초기 버전이라고 한다. 그래서 테슬라측은 “최악의 경우 오류가 날 수도 있는 만큼 항상 운전대를 잡고 도로 상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테슬라의 FSD 베타는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에 꿈같은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각인시켰다. 테슬라는 이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완전자율주행 패키지 가격을 1만달러(천백만원대)에 판매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다. 고인에 대한 업적을 기리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가에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자동차 분야다. 일본 닛산과 제휴해 SM5 등을 내놓기도 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뜻을 접어야 했다. 그런데 만약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철 지난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삼성그룹의 창업주이자, 이건희 회
지금까지 나이 먹도록 잘 알지도 못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것 때문에 뼈저리게 아파하고 느끼며 살아온 것이 있으니, 바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는 것이다. 정말 사람 속을 아는 일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이고, 바닷가의 모래알 수를 세어내는 일과도 같다. 좀 서로 알고 통하고 하나 되고 이런 것도 많이 있을 법 한데 아무리봐도 거칠고 낯설기만하다. 매일 아침 신문이나 TV뉴스를 보면 복잡하고 황당한 일들에 넌덜머리가 난다. 인간이 서로를 진정으로 알고 꾸밈없이 소통하는 일은 “꿈”일거다. 여태껏 이주자들을 돕는 일을 해오면서 수많은 ‘다름’을 만났다. 기본적으로 나라와 언어, 피부색 같은 외적인 요소들이 다르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단순한 문화를 넘어 생각이나 삶에 대한 표현과 자세들이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그래서 ‘다문화’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본래 상호 존중의 뜻에서 만들어졌고 어떤 다른 문화도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표현이지만, 상호 존중과 다양성에 대한 인정을 익히지 못한 채 쓰이면, 부정적 의미를 띄기도 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이 모르거나 낯선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두
‘정보의 정치화’는 위정자가 자신의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과도하게 각색해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왜곡 차원을 넘어 정보조작 수준까지 가는 위험한 상황을 지칭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지배권력에게 도움을 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국가기관이나 국민들의 정보 판단력과 안목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 정보수집하고 분석하는 정보기관이나 국가기관의 신뢰를 실추시킴은 물론 ‘정보’의 권위를 떨어뜨려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묵자>는 말했다. 百人百義 千人千義 非人之義 是以厚子有鬪 즉 모두가 자기가 옳다고 하고 남을 비난하면 결국 처절한 싸움으로 이어진다고 수 천 년 전에 설파했다. 그런 점에서 정보는 사안을 바라보고 해석하는데 있어 등대 같은 역할을 함과 동시에 국민통합적 기능도 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정보의 정치화’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다. 단적인 사례가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북한군의 총격살해사건이다. 이 모(47)씨의 북한지역 진입을 ‘자진 월북’으로 단정 짓고 그 가설에만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해서 공개했다. 이를 정보계에서는 체리피킹 cherry-picking이라고 한다. 맛있는 부분만 따 먹는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을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맘먹지 말고 죽으라." 사형 전,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다. 이 편지는 이렇게도 요약 기록되었다.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2012년 공무원 장기연수프로그램 첫날에 이 편지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낮에 국립현충원 참배를 하였고 오후에 2박3일간의 현장 합숙교육이 이어졌다. 공무원 교육에서 정말로 필요한 내용이라는 공감을 했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1862~1927)여사는 러시아 동부 각지를 돌며 동포들의 독립의식과 민족의식 고취를 위한 강연활동을 전개했다. 1907년 7월 안중근은 독립운동을 위해 고국을 떠나고자 돈의학교 교장직을 사직하고 모친인 조마리아에게 작별을 고하자 여사는 아들 안중근에게 “집안일은 생각하지 말고 최후까지 남자답게 싸우라”격려했다. 어머니의 가르침은 안중
최근 미국에서는 IT기업이 밀집해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맨해튼(뉴욕), 보스턴 등 주요 지역에서 월세 등 집값이 많이 내려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고비용의 대도시를 탈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중심부 집값이나 월세는 내려가고 도심 외곽의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수많은 대책을 쏟아내도 서울부동산이 아직 철옹성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 더구나 그동안 비싼 거주 비용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미뤄왔던 미국의 젊은 세대들이 가정을 꾸미려는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곁들여지고 있다. 지구촌 아래서 똑같이 코로나를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왜 이렇게 다른 것일까. 미국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언택트(비대면) 산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테크를 중심으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 아래서 상반된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IT공룡들은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이들의 존재가치를 높이며 코로나를 즐기는 일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일반 제조업과 자영업자.노동자들이 신음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
팔순의 어머니는 지금 평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애틋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혼자사니 말 나눌 상대가 없어서 이겠지만 어머니는 다른 형제들보다 유독 내게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머니가 화를 내거나 혹여 누군가를 비난해도 그냥 듣기만 한다. 자식에게 하소연하는 게 아니라 그저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심정으로 늘어놓는 말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저런 일로 평택엘 가면 어머니와 둘이 소주 한 병을 놓고 앉아 옛날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주로 듣기만 한다. 무슨 말이라도 실컷 하시게 말을 끊지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 하셨던 말이라도 추임새까지 넣어 드린다. 지난 백중 제사 때였다. 큰 제사도 아니고 요즘 그런 제사를 지내는 집안도 드무니 나 혼자 내려가 제사를 지내는 편인데 제사 끝내고 메모할 종이를 찾다가 우연히 수첩 한 권을 발견했다. 무심히 수첩을 넘기다 아버지 필체를 발견했다. 그건 아버지가 죽기 1년 전에 남긴 일기였다. 아버진 오랫동안 투석을 하며 식당 일을 하는 어머니를 도왔다.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 사다주고 숟가락이며 젓가락 같은 것을 식탁 위에 놓아주고……. 그런 와중에 언제 일기 같은 걸 썼나 싶었다. 좀 신기했던 건
홀수와 짝수로 나눠서 등교하다가 전체가 다 모인 건 6월 4일 뒤로 4개월 16일 만이었다. 아침 시간의 찬 공기를 뚫고 학교에 온 아이들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마친 뒤 한명씩 교실에 입장했다. 약간은 어색하고, 약간은 설레는 새학기 특유의 분위기가 10월의 교실 안을 감돌고 있었다. 절간처럼 조용하던 교실이 간만에 활기를 띄고 시끌벅적 했다. 북적거리는 분위기에 편승해 나도 평소처럼 아이들에게 '아침은 먹었느냐', ' 잠은 잘 잤느냐' 같은 말을 건넸다. 10명 이내의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번 씩 올 때는 교실이 너무 조용해서 그런지 농담을 걸어도 대답이 시원찮았다. 코로나가 사람의 성격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들의 재잘거림까지 가져간 모양이었다. 열 명 넘는 사람이 함께 있는 공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교실이 조용했었다. 등교하자마자 1교시부터 이동 수업이 있었다. 여름 방학 이후로 처음 하는 이동 수업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아이들은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받다가 집으로 가곤 했다. 교사들이 교실을 옮겨 다녀서 학생들은 이동할 일이 없었다. 짧아진 쉬는 시간과 이모저모로 제약이 많은 수업 내용 때문에 학교에서 몸을
별은 헛것이다. 헛것인 별의 그리움은 아득함에 있다. 보이지만, 다다를 수 없는 아득함이 그리움을 자극한다. 그런 이유로 별을 가슴에 품는 것은 헛짓이다. 다다를 수 없는 헛짓은 다다를 수 없는 헛것의 영역에 그냥 두는 게 좋다. 헛것의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땅에 박힐 때, 사람은 죽고 역사는 병들었다. 오일륙이 그랬고 십이십이가 그랬다. 땅에 박힌 별은 군대를 통솔한다. 살상무기로 무장한 별은 흐린 밤에도 지워지지 않고 빛을 발사한다. 권력을 노리는 자들의 계급장에 박혀 반란을 모의하고 역모를 지휘한다. 휴전선에 있어야 할 탱크부대가 수도를 점령하고, 적군을 겨눠야 할 자동소총이 국민의 이마를 정조준 한다. 오일륙 때도 그랬고 오일팔 때도 그랬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받지 않는다. 아니, 처벌할 힘이 사법부에 없다. 처벌할 수도, 처벌할 힘도 없어서, 죽임을 당한 자들의 기록은 왜곡되고 만다. 파묻힌 곳 어디에도 죽임의 흔적은 감춰지고 없다. 반란에 성공한 별들은 어깨에 붙은 계급장을 제 손으로 뜯어내고 청와대를 향해 진군한다. 삼공화국이 그렇게 열렸고 오공화국 또한 그랬다. 별이 땅을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 마감한 역사는 요원하지만, 역사의 주역들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