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혼다자동차가 직원 2000명을 조기 퇴직시키기로 했다. 전기차 전환을 위한 것으로 상근 직원의 5%에 해당한다. 혼다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점차 줄이고 2040년부터는 전기차만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구조조정이다. 미국 GM은 2035년부터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약 4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14일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2035년부터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 패키지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030년부터는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행정명령에 지난 5일 서명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처럼 이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내연기관 퇴출·전기차의 시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전기차는 미래산업 전반을 좌우할 수 있는 시대적 화두지만 그것이 몰고 올 전·후방의 파장은 메가톤급이다. 우선 우리 기업들이 속도전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현대차가 당초 전기차 판매 비율을 2035년까지 46%로 끌어올리고,…
"과거는 과오의 시간!" 요즘 기준으로 시골 면장쯤 되는 자리로 승진 전보된 하급관리가 부임 후 80일이 되었을 때다. 부하가 "상부에서 감찰 나온다 하니 의관을 정제하고 영접해야 한다. 그렇게 안하면, 머지않아 반드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한다."고 귀뜸한다. 미관말직으로 간신히 쌀독을 채우며 살던 그 관리는 그 말에 크게 모욕을 느꼈다. 잠시 후 결연히 외친다. "我豈能爲五斗米折腰於鄕里小兒" "내 어찌 쌀 다섯 말에 그 어린 촌놈에게 허리를 굽히겠나." 폭탄선언이었다. 1600년 전, 중국 동진시대의 큰 시인 도연명(365ㅡ427)이 마흔 살 때다. 그렇게 직장을 때려치고 귀향하여 그가 남긴 시가 우리 모두 감동했던 '귀거래사(歸去來辭)'다. 이 시만 보면 시인은 별문제 없이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여생을 보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를 흠숭했던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도연명의 옛집을 찾아서'라는 시에 보면, 백이·숙제가 수양산에 들어갈 때는 홀몸이었고, 도연명은 별로 똑똑하지 않은 다섯 아들을 둔 가장이었기 때문에 시인이 더 세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 長詩에서 6父子가 추위와 굶주림을 함께 겪는 장면은 볼 때마다 눈물겹다. '걸식(乞食)'이라는 시를
북한은 지난 7·27 남북통신선 복원 합의에 이어 8.1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합동군사훈련 실시는 남북 간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남북정상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 측에 희망이냐 절망이냐의 선택을 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내부에서는 실시 여부에 대한 논쟁과 미국과의 공조문제 우려, 훈련 실시 후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1949년 미군 철수 이후 군사력을 통한 ‘남조선 혁명’을 위해 6·25 전쟁을 도발하였다. 미국 주도의 유엔군 즉각적인 참전으로 북한은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밀려 패퇴의 위기를 맞이 하였으나, 중공군의 참전과 지원으로 한반도 북부지역에 대한 점령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북한은 주한미군의 존재가 자신들의 체제안전에 위협이 되고 남조선 혁명의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하에 정전협정 체결 당시부터 일체의 외부 무력 철거를 주장해 왔다. 남북무대에서 북한은 '자주‘라는 명분으로 외세 배격을 내세우면서 주한미군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남북관계 진전의 본질적 요인으로 삼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거나 속도 조절, 때로는 우리 측
모든 물질적인 것은 우리의 표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상은 사람들에게 기이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본래의 성질상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여러 가지 물체에 대해, 그러한 것들은 우리의 외부에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를테면 푸른 물감은 정말 푸른 것인가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질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나는 단지 ‘대상은 내 밖에 있다. 왜냐하면 내 눈에는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내 안에 있는 것’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리히텐베르크) 생명의 법칙은 무형의 것이 유형의 것을 낳는다는 데 있다. 원인은 보이지 않지만 결과는 눈에 보인다. 원인은 무한하지만 결과는 유한하다. 무형의 것을 믿는다는 것은 곧 모든 힘의 원인을 믿는다는 것이며, 유형의 것만을 인정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이 무익하고 쓸모없으며 죽음이 예정되어 있는 덧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류시 말로리) 우리가 여러 가지 대상을 실재하는 것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서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앞으로 잘 준비해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아니 중차대한 후보가 앞으로 무엇을, 언제 공부하고, 습득해서 국정에 차질 없이 대비하겠다는 것인지. 그래도 우리들의 언론은 칭찬과 미담 일색이다. 하긴 또 다른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연일 설화에 올라도 지지도는 여전히 1위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들 야당의 유력 후보라는 인물들은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여권의 공직자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언행에도 공통점이 있다. 노동시간이 일주일에 120시간 정도도 괜찮다는 발언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부정식품도 선택할 권리를 허락해야 한다는 발언이나, 집도 생필품이니 세금 낼 필요가 없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범죄행위라는 발언까지 한결같이 그 저변에는 국민은 언제나 시혜의 대상일 뿐이라는 점이다. 즉, 그들의 발언에서는 속 깊은 계급의식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와 너는 다른 계급이므로 감히 올라올 생각을 말라는 우월의식이 강하게 깔려 있다. 불가사의한 것은 이런 발언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이 사회이다. 심지어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무지의 극치를 이루는
인류의 미래가 희망적인지 비관적인지를 놓고 벌인 석학들의 토론(이 무슨 쓰잘 데 없는 짓인가,라고 처음엔 생각하기 쉽다.)을 보면서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됐다. 이 토론은 ‘사피엔스의 미래(전병근 譯, 모던아카이브刊)’라는 책으로 엮여서 시중에 나왔다.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은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 알랭 드 보통, 그리고 말콤 글래드웰이다. 이들은 캐나다의 유명 토크 쇼인 ‘멍크 디베이트’에 참가했다. 이 토론회에는 3000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채우고 캐나다 공영방송 CPAC. 그리고 미국의 C-SPAN을 통해 북미 전역에 방송된다. ‘멍크 디베이트’는 캐나다 금광재벌인 피터 멍크가 만든 세계 석학들의 대담, 토론 프로그램이다. 어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우주여행을 개인적으로 할 생각을 하지만 어떤 사람, 특히 멍크 부부 같은 사람들은 인류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만들까를 고민한다. 이 책의 토론자 넷이 다 어떤 사람들인지 지면 관계상 일일이 소개하지는 않겠다. 어쨌든 지적인 측면에서는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다.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은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이다. 하바드 출신이다.(적어도 하바드 출신이라면 이 정도의 깊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전국에서 강화됐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멈출 줄 모른다.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지역사회의 숨은 감염자 ▲높아진 이동량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보 취재진이 지난 2일과 3일 밤 수원시 영통구 영통1동 번화가의 반달공원과 광교호수공원에서 현장점검을 한 결과 음주를 하는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공원 내 음주 금지’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는데도 아랑곳없었다. 수도권 내 공원에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진행되던 지난달 12일부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실 수 없다. 위반 시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수원시 역시 공원 내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공무원 159명을 55개조로 편성해 단속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원 내 음주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본보(5일자 1면)에 따르면 2일 밤 10시 30분쯤 영통 반달공원엔 2~3명의 시
요컨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나치의 아만성이 우리 안에서 똑같은 야만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 우리 안의 그런 야만성을 물리쳐야 하고, 우리 안의 증오를 부채질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안의 야만과 증오를 다스리지 않으면 수렁에 빠진 세계가 조금도 헤어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악의 범죄까지 포함해서 대상을 똑바로 바라보려 한다. 그래서 무분별한 행위가 초래한 무시무시한 파멸 한가운데 있는 벌거벗은 작은 인간을 발견하고자 한다. (유대인 명부를 기록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게슈타포 장교를 두고 한 말) 모든 사회의 정치가 악해질 수 있으며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해지고, 악마 같은 손아귀로 사람들을 움켜쥐고,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체계의 제물에 불과하게 된다. 인간의 손으로 만든 거대한 건축물과 뽀족 탑들이 우리 위로 올라가고 우리를 지배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위로 무너져 우리를 매장시킬지도 모른다. “남들의 타락한 면은 우리 안에도 있어.” 나는 그에게 계속 설교했다. “나는 다른 해결책은 알지 못해.” 나는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돌려 자기 안에 있는 타락한 면을 뿌리 뽑는 것 말고는 정말 다른 해결책은 몰라. 정말 몰라.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