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원자가 넘쳐난다. 줄잡아 20여 명이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명의 후보가 나섰다. 예선을 거쳐 6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최종후보는 10월 10일 결정된다. 숨 막히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치열한 만큼 최악의 네거티브 당내 경선으로 치닫고 있다. 네거티브 선거전 강도만큼 야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세계일보는 4일 자 4면 기사에서 여당 경선을 ‘진흙탕의 개싸움’이라고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13명이 각축이다. 문 정부 권력기관 수장이었던 정치 신인들이 당내 지지도 1, 2위를 달리고 있다. 평생 보수 정당에서 정치를 했던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어떤 파란이 일지 모르지만 현 정부의 실정만 부각해도 제1야당 후보가 곧 차기 대통령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최종후보는 결정일은 11월 9일이다. 안철수로 대표되는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비롯 대선출마 단골손님들도 선거가 임박할수록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다. 후보들은 북적대지만 이들의 선거전략과 언론보도는 과거 관행, 그대로다. 유력 대선 후보군들은 언론인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우호적인 언론보도를 극대화하고, 경쟁후보를 깎아내리기에 혈안이다. 정책중심 보도가 정책경쟁을 이끈다.…
- ‘에두아르트 보흘렌’의 유해 “나미비아”라는 아프리카 국가는 우리에게 낯설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이어져 대서양으로 향해 있는 이 나라는 20세기 초반 제국주의 시절 독일이 지배했던 지역이다. 그런데 ‘해골’이라는 이름을 가진 해안(Skeleton coast)으로부터 수백 미터 떨어진 사막에 낡은 골조가 앙상하게 드러난 증기선 한 척이 유해(遺骸)처럼 파묻혀 있다. 기이하지 않은가? 바다에 있어야 할 배가 어찌해서 사막에 버려진 채 그렇게 있는 것일까? 이 증기선의 이름은 “에두아르트 보흘렌(Eduard Bohlen)”으로 1909년 이 해역에서 난파한 채 있다가 지난 100년 사이에 사막이 바다에까지 밀고 들어오면서 이런 난데없는 고고학적 풍경을 만든 것이다. 이 해안이 ‘해골’이라고 불린 까닭은 제국 독일이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노예로 삼고 이에 저항하면 대량학살을 벌였기 때문이다. 에두아르트 보흘렌도 애초에는 화물을 실어나르다가 이후 노예선으로 그 기능이 바뀌었고 좌초 당시에도 원주민들이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던 중이었다. 제국주의 시대가 가한 폭력의 잔재가 사막에 폐가(廢家)와 같은 흔적을 남긴 셈이다. <기후전쟁(Climate Wars)>
일 년 가까이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다. 나라에서 참고 살라고 하니 참았다. 그게 모두를 위하는 길이라고 눈만 뜨면 전파하고 있어 인내하며 기다렸다. 인간이란 생명체로 살아오면서 자연에 대한 죄와 빚이 많아 이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한편 죄 닦음이라고 생각해두자고 마음 다스렸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이야 무슨 죄가 있겠는가. 그렇듯 코로나 19에 발목이 묶여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끼리의 대여섯 명 정도는 만나도 된다고 했다. 서울에서 어렵게 다니러 온 아이들을 만났다. 맏손자부터 껴안아 주었다. 밤에는 종남산 아래 산장에서 방역수칙 지켜가며 식사를 했다. 사는 맛이 느껴졌다. 가족 사랑과 함께 사람 사는 게 이 모습이구나 싶었다. 마음 풍요롭고 가슴 밝아졌다. 보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이 이루어질 때 생활인의 기쁨이 있다는 상식을 실감했다. 아이들은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자기 삶의 주거 공간으로 돌아갔다. 떠나는 아이들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 녀석들을 한 해에 한 번 본다면 10년이면 열 번 만난다는 것이구나 싶었다,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잠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인가! 일인용 침대 위로 꽉 찬 대자리가 깔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고독 속에 혼자 있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베르시에) 납과 같은 본성에서 황금같은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떠한 정치적 연금술로도 불가능하다. (허버트 스펜서) 만약 사람들이 세계를 구원하는 대신 자기 자신을 구원하고자 하고, 인류를 해방시키는 대신 자기 자신을 해방시키고자 한다면, 그들은 세계를 구하고 인류를 해방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게르센) 사회주의에는 두 종류가 있다. 그리고 둘 다 모든 사람의 최대 행복을 추구한다. 하나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획득하려고 노력하고, 다른 하나는 모든에게 저마다 제 나름대로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주려고 한다. 전자는 국가의 권력을 인정하지만, 후자는 어떠한 권력도 인정하지 않는다. 전자는 국가의 전제를 요구하지만, 후자는 모든 계급의 절멸을 요구한다. 전자는 사회주의적 전쟁을 긍정하지만, 후자는 오직 사회주의의 평화적 방법만을 믿는다. 사회주의에는 이 두 가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는 어린이의 사회주의, 다른 하나는 어른의 사회주의이다. 전자는 과거의 것이고 후자는 미래의 것이다. 따라서 전자는 후자에게 마땅히 그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
남북관계가 배타적 적대관계였던 80년대 전반기까지는 민족이익과 국익이 충돌하고 반비례하는 불행한 시기였다. 남북 간 정통성과 체제대결 속의 대립과 갈등은 국가이익이라는 이름 아래 값비싼 민족이익의 희생을 강요해 왔다. 그러나 하늘의 도움과 우리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제는 우리의 국력이 북한의 40배를 넘고 우리의 국방비가 북한의 GDP를 훨씬 뛰어넘는 경제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남북관계도 배타적 적대관계에서 적대적 공존관계를 넘어, 이제는 협력적 공존관계를 지향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북한 핵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만 한다면 민족이익과 국가이익을 공히 증대시킬 수 있는 남북 경제 사회 공동체를 만들고 평화롭고 안전하게 남북 주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30년 가까이 끌어 온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명의(名醫)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처방전을 내 오듯, 현재 한반도를 위요한 이해 당사국들의 핵문제 관련 국익을 객관적으로 단순화하여 판단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과감하게 추진한다면 해결 가능다고 본다. 아주 단순화해서 북한 핵문제 관련 이해 당사국의 핵심 국익을 살펴보자. 북한의 핵심적 국익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누적 감염자 2억 명을 넘어서고, 확산세도 빨라지며 글로벌 경제가 다시 불가측성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핵심 인사가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이 10월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8~9월 일자리 증가분이 80만 명 선에 이른다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이르면 10월부터 채권 매입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연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보다 테이퍼링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리처드 클래리다 Fed 부의장도 4일(현지시간) 2023년초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Fed 관계자들이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는 통화정책을 조기에 시행할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민간 고용정보업체(ADP)가 발표한 민간 고용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 노동부가 우리 시간으로 주말에 발표하는 고용보고서가 관건이다. Fed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 지표와 관련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선호하는데 이것은 이미 목표치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고용 지표가 남은
최근 정부가 국민 약 88%에 1인당 25만 원의 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따라서 12%는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기본 소득’ ‘보편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 상위 12%의 도민 전원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 도민 지급안’은 지난달 29일 고양·파주·구리·광명·안성시 등 5개 시장이 공동 성명을 통해 “나머지 12% 시민에게도 도와 시·군이 분담해 별도 지급하자”고 도에 건의하면서 공론화됐다. 이들의 건의에 이재명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88%)에서 배제된 나머지 12%의 도민 전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방안을 경기도 시·군에서 논의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화답했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전 도민에게 지급해야 된다는 게 신념임을 확실히 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와 다르게 할 수도 있는 것” “중앙정부 정책과 지방정부 정책은 다른 게 정상이고, 중앙정부와 똑같이 할 거면 지방자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지사의 생각은 확고하다. 세금을 더 많이 낸 고소득자를 국가정책…
최근 이사하면서 서재 한 구석에 박혀 있던 여러 권의 한국기자협회 취재수첩과 여러 장의 사진 뭉치를 발견했다. 신문기자로 일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는데 한 장의 사진이 강렬해 눈길을 멈췄다. 전두환 정권 초기 때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사람들이 총을 든 군인 앞에서 차렷 자세로 서있는 모습. 특히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겁에 질린 표정이 압권이었다. 김영삼 정권 시절에 여의도에서 연일 시위를 벌였던 삼청교육대 희생자들에게 제보를 받고 요즘 언론에서 걸핏하면 다는 '단독' 기사로 보도했던 것이었다. "노인들도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는 제목으로. 전두환의 만행이 어디 한둘 이겠냐만 이 사진은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일 터이다. 그런데 사진을 보다 최근 국민의힘당에 기습 입당한 윤석열 씨의 발언이 겹쳐졌다. "41%의 지지율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말에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사진과 발언에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윤석열 씨 발언의 뉘앙스는 다분히 부정적이다. 문대통령이 실정을 했는데 임기 말에 지지율이 유지되는 건 비정상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 그가 정권교체를 자주 부르짖기에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발언 이면에 자
올챙이국수는 햇 강냉이(옥수수)로 만든 음식이다. 남쪽에서는 강원도에서 여름에 별미로 만들어 먹는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은 전통적이어서 북쪽의 어느 지방의 것이라 딱히 말할 수 없다. 강냉이가 많이 나는 평안도 음식이라고 소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도시에 살았던 사람은 이름도 생소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강냉이가 적게 나는 지역이라 할지라도 강냉이 올챙이국수를 맛깔스럽게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올챙이국수는 무더위가 절정인 바로 지금 먹는다. 강냉이 알을 물에 불렸다가 맷돌이나 기계에 곱게 갈아낸다. 그리고 채에 내리고 내려진 물을 가마에 넣고 끓인다. 색깔이 노랗게 될 때까지 끊이는데 되직하게 하면 묵이 되고 헐렁하게 해서 구멍이 숭숭 뚫린 틀에 넣어서 내리면 올챙이국수가 된다. 틀에 굳이 내리지 않고 바가지 같은데 송곳으로 구멍을 내고 담아도 알아서 술술 떨어지는데 모양이 꼭 올챙이 같아서 그렇게 부른다. 도토리로 만들기도 하는데 그러면 도토리 올챙이국수가 된다. 강냉이 올챙이국수는 옥수수가 적당히 여물어야 하고 당도가 높아야 맛있다. 차가운 물에 내린 올챙이국수에 간장 양념을 하거나 동치미나 나박김치 국물을 넣어 먹기도 한다. 올챙이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