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신규 예술원 회원을 발표하는 달이다. 몇몇 사람은 환호하겠지만 그보다 몇 배 많은 사람들은 한숨을 지을 것이다. 예술계 인사들의 예술원 회원을 향한 열망은 뜨거울 정도다. 평생을 헌신해온 자신의 활동에 대해 공인받는다는 자부심이 있고, 얼마간의 수당도 받는다. 국가가 인정하고 후원하는 국립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과 같다고 여길 정도다. 예술가 여정의 마지막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예술원회원 선정기준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가의 문제에 이르면 대답은 복잡하다, ‘예술가’의 범위가 넓어 졌는데도 여전히 명가 중심으로 선발이 이루어지는데다 그나마도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954년에 설립된 예술원은 문학(정원 28명/현원 25명), 미술(정원 25명/현원 18명), 음악(정원 22명/현원 21명), 연극·영화·무용(정원 25명/현원 25명) 등 4개 분과로 구성하고 있으며 정원은 100명이다. 당초에는 25명 정원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는 동안 분야별 활동 인원이 많아진 것을 반영하려는 듯 50명(1966), 65명(1981) 75명(1988), 100명(1996)으로 늘어났다. 6명의 회원을 배당받고 있는 영화
‘한국의 협조 요청에 인도는 공항을 열어주고 일본은 비행기를 내줬다.’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은 결코 쉽지가 않았다. A양은 5월2일 급성 백혈병으로 인도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 한 병원에 입원했다. 증세가 악화해 국내 치료가 시급했지만 바로 올 수가 없었다. 인도는 코로나19로 국가 봉쇄령을 시행, 국제선 항공편은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우리 정부가 마련하는 특별기는 이달 중순 혹은 하순에나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한시가 급한 이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이후의 과정은 실로 영화 같은 이른바 “백혈병 아이 구하기 3국 공조” 작전이었다. 1. 한국대사관메신저 ‘왓차앱’ 단체 채팅방에 “긴급히 귀국해야 하는 국민이 있다”고 도움을 요청. 2. 주인도 일본대사관 4일 띄우는 전세기가 있으니 자리를 내주겠다 화답. 3. 일본 측은 두 자리까지 가능, 어머니, 한 살 터울의 A양의 언니까지 함께 가야 해서 꼭 세 자리가 필요하다 부탁, 다시 검토한 끝에 세 자리 확보. 4. 일본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고 일본대사관 전 직원이 재택근무 중인데도 출근해 곧바로 당일에 비자를 발급.…
4월 20일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을 시작으로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원격 수업에 돌입했다. 초등학교 1, 2, 3학년은 모두 137만여 명으로 기존에 온라인 개학을 한 초, 중, 고등학생까지 합하면 모두 540만 명이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됐다. 이에 따라, 초·중·고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쌍방향수업을 위해 장비를 사비로 구입하는 교사, 수업에 필요한 영상을 밤새워 찍어 올리는 교사, 다양한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연수를 신청하는 교사 등으로 교사의 열정과 헌신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무장하여 교육의 본질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학교, 가정, 직장의 모습은 전혀 새로운 상황으로 슬기롭게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 개학과 수업을 준비하는 가정에서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온라인 조회, 오전 수업, 점심, 오후 수업, 종례로 이어지는 수업을 하루에 최소 6시간 내외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바라지하는 부모는 삼시세끼 챙겨야하고, 결석하지 않도
푸르른 영롱함이 물씬 풍기는 5월은 곳곳에 생명력이 넘쳐나고, 활기차며 따스하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1980년 광주는 이러한 5월의 푸르름이 너무나도 아스라했다. 그곳의 5월은 검붉었고, 차가웠으며, 깨진 유리조각과 같은 살벌한 스산함으로 가득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신군부 세력에 맞서 ‘비상계엄 철폐’, ‘유신세력 척결’ 등을 외치며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항거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당시 시민들은 계엄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무자비한 구타와 연행, 총기 난사도 모자라 장갑차와 헬기까지 동원한 계엄군의 진압으로 인해 광주 시내 병원은 환자와 시신으로 넘쳐났다.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도 광주 시민들의 공동체 정신은 빛을 발했다. 전남도청 분수대에서 개최된 ‘시민궐기대회’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함으로써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지혜를 모았고, 시민들은 주먹밥과 빵 등을 대가 없이 나누었으며, 부상자를 돕기 위한 자발적인 헌혈이 이어지는 등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아낌없이 나누었다. 5·18민주화운동은 한때 ‘북한의 사주에 의한 폭동’으로 매도당해 긴 세월 동안 그 위상을 찾지
조팝꽃 /김이대 소리 없이 봄이 다가 오는데 문득 이 눈물은 다 무엇이냐 외진 산밭 가에 하얀 조팝꽃 작년에도 피었는데 그냥 보냈습니다 꼭 잡지 못하고 떠나 간 손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이 모두 문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얗게 아파 옵니다 하얀 것은 다 눈물입니다 ■ 김이대 1938년 경북 안동 출생. 『자유문예』 신인상, 『문학세계』 문학상 시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 협회 회원이자 계간문예 작가협회 이사로 있다. 동해남부시 동인이자 시집 『구절초 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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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문제에다가 수요집회의 기능 논란을 넘어서 진영대결의 단골 드잡이 주제인 ‘음모론’까지 돌출하면서 화염이 계속 번지는 중이다. 논란을 하루빨리 종식해야 한다. 정의연의 결단과 정부의 용단이 함께 필요하다. 이 어리석은 자중지란을 바라보며 통쾌하게 비웃고 있을 일본이 보이지 않는가.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며 밝힌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정의연이 ‘피해자’를 위한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는 정의연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깊은 불신이다. 마지막으로는 수요집회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회의다. 할머니는 “학생들이 (수요집회 참가를 위해)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면서 “이제부터는 올바른 역사 교육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대화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단언했다. 할머니의 주장은 13일 한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정의연의 반응은 중대한 문제
코로나19 대처와 하천계곡 불법시설물 철거 등 이재명호의 경기도정이 칭찬을 받고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있다. 도비와 시·군 비용으로 추진하는 애완견 대상 보험이 그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장례서비스업체가 증가하고, 애견호텔, 애견유치원, 펫택시 등 사업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반려동물 보험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386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0 경기도 동물사랑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동물복지 향상 및 동물보호 전문역량 강화,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성숙한 문화 정착·확산,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 구현, 동물보호·반려동물 사업 추진 거버넌스 구축 등 4개 분야 29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 가운데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길고양이 보호 시설 설치, 야생동물 생태관찰원과 보전 학습장 조성, 반려동물 생명 존중 교육, 가정폭력 피해 여성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반려동물 입양 카페 운영 등도 있다. 도에 따르면 경기도에 등록한 반려동물은 47만여 마리로 전국 158만 마리의 30%가량을 차지한다. 물론 미등록…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중국은 방역과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대도시 우한을 봉쇄하고, 그 도시가 위치한 후베이성도 내·외부로의 인구의 이동을 제한하였다. 결과적으로 우한과 후베이성은 중국은 물론 전 세계로부터 고립상태에 놓인 바 있다. 이로 인하여 올해 1분기 생산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후베이성 통계국이 발표하였다. 특히 2차 산업 부분의 감소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확산에 대외적 고립정책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에서 자국의 방역을 이유로 국가간 이동에 대한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고립 효과를 같이 받는 형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 및 여행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2020년 3월의 업황이 전년 같은 달 대비 국제항공 91.5%, 호텔업 85.1%, 여행 99.1%의 매출이 감소하였고, 향후 이러한 산업위기가 당분간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국가에서도 국내 항공업의 근간인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에 공적자금을 지원하여 회사의 경영위기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는 코로나19의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어 이른…
귀엽고 소중하기만한 우리 아이들 언제쯤 철들면 좋을까? 아이가 유치원 때면 아무 때나 떼 부리며 함부로 말하고 행동해도,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괜찮을까? 아니면 초등학교 때도 아직 어리니, 중학교쯤 되어서 철이 들면 좋을까? 아니면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때쯤 철들면 좋을까?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철’을 국어사전에서 보면 “‘쇠’ 또는 시기를 말하는 ‘때’나, ‘사리를 가릴 줄 아는 힘’, ‘지각(知覺)’”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녀가 귀하고 어리다고 교육하지 않으면서 철들기를 바라는 일은, 씨뿌리지 않고 거두려는 농부와 같은 생각이다. 옛 조선시대 선비들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소학(小學)』을 배우면서, 각자 해야 할 일들을 하도록 교육을 했다. 예를 들면 가정생활 속에서 집안 어른께 문안 인사하는 방법이나, 마당 쓸고 청소하고, 어른의 세수에 필요한 것들을 도와드리는 일 등 모든 일을 아이와 함께 하여 생활 속의 일들을 함께 경험하게 했다. 아이가 어리다고 그냥 두지 않고 모든 일을 함께 하여 아이가 지혜가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