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들고 창가에 선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생기를 되찾은 꽃들이 싱그럽다. 공원을 환하게 밝힌 철쭉이 으뜸이다. 흰색, 붉은 색 함께 어우러져 푸른 것들 속에서 눈부시다. 모내기를 하기 위해 잡아놓은 무논에는 송홧가루 누렇게 떠다니고 개구리 울음이 찰름찰름 수위를 조절한다. 높은 곳 새의 둥지며 낮은 곳 애기똥풀, 민들레 등 저마다의 자리에서 생기가 넘친다. 벌써 꽃 진자리 씨앗을 매달기 시작한 풀도 있다. 저마다의 생명력으로 계절을 키우기에 분주하다. 식물들만 바쁜 것은 아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을 비롯한 여러 행사들이 줄지어 있어 마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며 함께하는 기쁨을 누린다. 한동안 주춤했던 코로나19로 거리에는 활력이 넘치고 관광지나 식당에는 사람이 넘쳐난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으로, 학원으로 등원을 시작했고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골목상권도 서서히 움직인다. 마스크를 쓰고 1m 생활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실외 활동을 시작했다. 긴급재난 지원금을 지급 받아 가계와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큰 힘이 되고 이젠 어깨 좀 펼 수 있나 했는데 다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큰…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가 각각 선출됐다. 두 당의 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들 신임 원내대표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 역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짐의 무게는 소속 정당의 크기와 반비례할 것 같다. 즉, 정당의 크기가 크면 짊어질 짐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정당의 크기가 작으면 짐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울 것이라는 말이다. 여당이 하고 싶은 일은 비교적 “손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야당이 이를 막기란 상당히 버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례하는 것도 있다. 그것은 책임의 무게다. 정당의 규모가 클수록 책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먼저 이들 신임 원내대표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생각해 보자. 민주당의 경우,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경제 관련 사안일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경제위기가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도 않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속도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 증가속도를 보자. 지난 5월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천933억 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34.6% 급증했
복수초 /고순례 겨울의 끝자락 복수초 꽃 피었네 봄의 전령사 노란 꽃송이 그녀의 몸속에 간직한 활쏘기로 칼을 갈았다면 얼음을 향해 겨누는 과녁에 초점을 맞추고 겹쳐진 꽃잎 울타리를 만들어 여린 미소로 길을 내던 날 뚫린 하늘의 햇살 노란 기억의 산실에』 찬란한 세상에 수놓은 꽃송이 추운 하늘을 감싸는 아름다운 빛 그 겨울의 외투를 벗어 던지고 낙엽이불 들썩 이며 그녀의 너울 사이로 때를 기다려 움트는 꿈결 같은 봄의 향기. ■ 고순례 1954년 전북 군산출생, 『한국문학예술』, 『문예사조』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서해문단』 금상, 경기수필문학상, 자랑스런 수원문학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완성의 시간』이 있으며 바탕시 동인,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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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용인시에 거주하는 29세 남성(용인시 66번째 확진자)이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달 초 ‘황금연휴’를 맞아 2일 새벽 이태원의 클럽들을 방문했다. 이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됐다. 그동안 한국은 방역당국과 국민들의 일치된 노력으로 10명 안팎의 확진자 감소세를 보여 국제사회에서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는데 이번 이태원의 클럽 집단 감염이 발생함으로써 명예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 6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돼 종식 기대감에 부풀었던 국민들도 분노하고 있다. 연휴기간 용인시 66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모 클럽을 포함, 이태원 일대 클럽 방문자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대구와 충북, 제주 등지에서 수십 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심지어는 현역 대위와 하사도 이곳에서 감염됐다. 군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어긴 이들이 완치된 후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가 된 이태원 클럽에서 작성된 출입자 명부 1천94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됐고, 나머지 1천309명은 불통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부러
결국 등교개학이 또 한차례 미뤄졌다. 최근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유치원·초·중·고등학생의 등교가 1주일 순연된 것이다. 당초 13일 고3 등교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전학년 등교가 완료될 예정이었다. 전국 각 지역으로 코로나 노출자가 분산됐고, 위험도 검사를 계속 진행 중인 상황속에서 국민과 학부모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보여 일단 환영한다. 교육부의 이같은 판단에는 등교를 다시 미뤄달라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결정에 앞서 어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엔 등교개학을 연기해 달라는 서명자가 16만50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을 비롯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등 일부 시도교육청 교육감들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등교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교육부는 이번 결정을 하면서 “유초중고의 등교 일정과 방법은 1주일 연기를 원칙으로 하되, 향후 역학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변동이 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혀, 확진자 추세가 잦아들지 않을 경우 또다시 등교 연기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실 최
대구 달성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과 한강 정구를 배향한 서원이다. 한훤당 김굉필은 단종2년(1454)에 태어나 연산군 10년(1504)에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조선시대의 문신이자 학자이다. 김굉필 선생이 태어난 시기와 생을 마감한 시기를 봤을 때 직감적으로 그리 평탄한 삶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굉필 선생이 태어난 해인 단종2년은 수양대군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 이듬해이다. 그 뒤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난 것은 김굉필 선생이 1세 때이다. 즉 김굉필 선생은 왕실이 임금의 자리를 놓고 권력다툼이 무척이나 거세었던 혼란한 틈바구니에서 태어난 것이다. 또한 김굉필 선생이 생을 마감한 시기는 연산군 10년으로 갑자사화가 있었던 해이다. 김굉필 선생은 27세의 나이에 생원시에 합격해 벼슬길에 오른다. 30세가 되어서야 후진양성에 힘쓰게 되고, 41세가 되어서야 관직에 나아갔다. 그리고 불과 4년만인 45세에 조선 최초의 사화로 알려진 무오사화의 회오리 속에 평안도 희천으로 유배를 가게 된다. 그 뒤로 유배지가 전라도 순천으로 옮겨지게 되고, 51세의 나이로 갑자사화로 인해 생을 마감하였다. 김굉필 선생이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의
주말이면 거주하는 암자에 힘겹게 오르는 등산객들과 몇마디 대화를 주고 받다 보면 지난 날에는 열렬한 개신교인이었지만, 현재는 “안나가요”라고 말하는 이들과 가끔 마주 할 때가 있다. 그들을 차방으로 초대해 차 한잔을 나누며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몇마디 주고받다보면 종교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생각하게 된다. 종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글로벌 세상이 코로나발 위기에 직면하고 어려움에 놓여 있음에도 상식에 어긋난, 몇몇 대형 교회가 오히려 균을 퍼트려 세상을 위기에 처하게 한 사례만 보면 그 진위를 떠나 종교의 역기능과 바이블을 제 멋대로 해석하는 목회자의 이단화를 심히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개신교뿐 아니라 이슬람교, 불교의 경전도 창시자가 직접 기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두 창시자가 떠나신 후 제자들에 의해 문자화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니며 창시자와 기록자 사이에 ‘전달자’가 있는 경우가 있었으며 창시자께서 ‘하셨다’는 말씀 또한 ‘전달자와 기록자의 해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기록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해진 경전이니 경전 내부 또는 경전 사이에서 차이점이나 모순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런 이치이다. 이런 과정을 무시한
‘공격경영으로 정면승부하라’ 고(故) 담연(湛然)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평전이다. 책 내용 중에는 담연의 기업철학이 잘 담겨 있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사람 부자’가 ‘돈 부자’보다 낫다”라는 내용도 그중 하나다. 담연은 평소 사람을 좋아했다. 특히 고향친구들에겐 더욱 각별 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이 세상에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라는 지론 때문이었다. 그래서 담연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친구들과 수원사람들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또한 사람을 첫째 재산으로 삼은 담연을 믿었기 때문에 무조건 따랐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을 했다. 그것이 선경직물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선경직물의 수원 평동 시대는 그렇게 호황기를 맞게된다. 6·25전쟁 중 폐허가 되다시피한 공장을 1953년 정부로부터 인수, 낡은 직기 4대를 조립, 선경직물을 재건한지 5년 만에 보유직기 1천대의 대기업으로 발전했다. 50년대 후반에는 한국 최초로 합성직물인 나일론, 데드론을 생산한 데 이어 60년대엔 듣는 것 마저 정겨운 앙고라·깔깔이 등 각종 직물을 개발, 국민의류생활 개선에 기여했다. 특히 1962년에는 한국 최초로…
체육관 재오픈에 따라 운동을 다시 하는데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거리두기를 한다. 다시 느껴보는 일상의 행복이다. 집을 벗어난 외출, 지인들과의 만남과 거창하지 않은 식도락, 영화 관람과 문화생활, 근교 나들이, 그리고 체육 활동 재개 등 이제 피폐해진 삶의 일상을 복구중이다. 이 모든 것들이 과거엔 특별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이보다 더 나아가 숨 쉬고 먹고 자는 것에 대해 우리는 무심했다. 물과 공기가 지천에 있으니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귀한 추억들임을 이번 미증유의 코로나 대란으로 알게 되었다. 어디 비단 이것뿐이겠는가?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가 끊기고 오로지 통신망에 의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학교 수업조차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지만 현 사태에서 그나마 평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모두가 순응하는 것이다.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그날을 위해 모두가 구성원으로서 참고 노력하는 것이다. 살면서 자신의 희망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 노력을 해도 안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은 운이라고 한다. 운이 없었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참고 인내하며 살 수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