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나무’.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다. 사용하는 나무의 양만 봐도 그렇다. 사람은 평생 55㎥의 나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생산하기 위해선 500그루의 나무가 필요 하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사용하는 1회용 기저귀부터 죽어 관에 들어가 묻힐 때까지 평생 나무에 의존하고 사는 게 인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아가는 동안 나무와 맺어지는 인연도 수없이 많다. 해서 예부터 나무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 했다. 또 나무를 보고 수많은 글자도 만들어 냈다. 대표적인 것이 나무 목(木)자다. 뿌리와 줄기의 형태를 본뜬 글자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가지를 펼친 모양, 거기에 가로줄(一)을 그으면 근본 본(本)이 된다. 나무의 근본이 뿌리라는 의미다. 가로줄을 가지에 짧게 그으면 아직 열매를 맺지 않았다는 뜻의 아닐 미(未), 길게 그으면 가지 꼭대기라는 뜻의 끝 말(末)이 된다. 또 다른 한자로 나무 수(樹)가 있다. 목(木)이 죽은 나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인 데 비해 수(樹)는 살아 있는 나무를 가르킨다. 나무의 액체를 수액(樹液), 나이를 수령(樹齡)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가 하면 나무 목(木)이 둘 모이면 수풀 림(林), 셋
메자르 /한영숙 산 넘고 또 넘어 어귀에 들어서자 어김없이 mezar 몇 기 눈에 들어온다. 그곳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텃새 평화로이 지절대는 곳. 곧 낮이 밤 되고 밤이 낮 되는, 산 자와 더불어 한가로이 술래인 척 제비뽑기 하는 터키의 소박한 영혼들. ■ 한영숙 2004년에 『문학선』으로 등단해 시집 『푸른 눈』 등을 냈고, 2014년 『발견』으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4월 15일은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일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불가한 현실이라 후보들도 힘들고 유권자도 SNS를 통한 선거정보가 다일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성공과 성취를 이야기 한다. 막노동꾼에서 서울대 법대를 들어가 다른 사회 계층으로 올라서게 된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거듭되는 실패로 무일푼 노숙자가 된 이후 한 가지 사업 아이템으로 대박을 쳐서 성공한 것이 롤모델이 된다. 나의 경우는 어떤 성취감 때문에 일을 벌이는 걸까? 단체를 만드는 일을 꾸준히 솔솔찮게 벌여 왔다. 주제넘은 오지랖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을 작게나마 변화시키는 일은 혼자의 힘이 아니다. ‘왕자의 키스를 받고 깨어난 백설 공주는 결혼하여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는 동화 같은 이야기는 현실에 없다. 소수자들이 힘을 갖추는 방법은 집단적인 투쟁, 바로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개개인이 대등한 능력을 월등하게 갖추거나 집단적으로 투쟁하거나, 나처럼 몸도 머리도 부족한 사람들은 모여야 힘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내 힘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다. 어린 시절 농촌 마을에서 자라고, 대학에서 배워왔던 법학은 민주주의의 기초공부인 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 개학이 지속적으로 미뤄짐으로, 가을학기인 9월 개학에 대한 여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한 학년 동안을 학기별로 나누는 제도를 학기제라고 하며,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0조(학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4조(학기),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11조(학기)에 매 학년도 2학기 이상 또는 두 학기로 나누도록 표현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4월 3학기제가 도입되어 시행됐다가 해방이후, 미군정에 따라 9월 2학기제로 변화됐으며, 교육법이 제정되면서 1950년부터 다시 4월 신학기제로 바뀌었다. 이후 5·16 군사정권이 신학기를 3월로 변경하면서 1962년부터 현재까지 3월 2학기제가 정착되었다. 현재 3월에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OECD 국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대다수의 나라들은 9월 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형의 단계인 팬데믹 사태로 인해 유·초·중·고교의 개학 시기가 3차례에 걸쳐서 연기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차라리 9월 1일부터 2020학년도 학사일정을 시작하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
코로나19사태로 서민 경제 피해가 심각하다. 모든 부분이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특히 점포 임대 영세 자영업자들은 직원 급여와 임대료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형편에 처해 한숨만 쉬고 있다. 다행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세상인들을 위해 건물주 스스로가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이 착한 임대인 운동이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고 지방정부와 공공기관까지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내의 지방정부와 공공기관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고자 소유 재산의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파주시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이 부담하는 공유재산 임대 사용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기로 했다. 올해 1월 20일부터 7월 19일까지 6개월 동안의 임대료를 소급 적용해 80% 인하한다. 수원시는 3월부터 6개월 동안 수원시벤처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기업의 월 임대료를 30% 인하하고, 사회적경제영동센터 입주 기업과 역전지하도상가 입주 점포 관리비를 감면했다. 경기도 역시 도 공공기관 입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착한…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손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이력을 유추한다. 남자들이 여자를 볼 때 얼굴 다음으로 많이 보는 곳도 손이라고 한다. 제 2의 얼굴인 셈이다. 나는 손으로 하는 일을 잘 못한다. 손도 작아 일도 못 하지만 일하는 것을 겁내는 내게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죽으면 흙 속으로 가는 걸 손을 아껴서 뭐해” 손을 보면 생각나는 여자가 있다. 내 손을 한참 들여다보던 여자가 있었다. 전에 살던 집 1층 상가의 여자. 처음 건물 1층에 들어선 것은 ‘○○○ 숯불구이’였다. 식당 주인 여자는 자신의 이름을 넣은 간판을 달았다. 이름이 연극배우와 같았다. 하지만 가냘픈 연극배우와 건강하게 보이는 그 여자는 어떤 연관성도 찾을 수 없었다. 이름과 여자는 따로국밥처럼 전혀 연결되지 않았다. 걸걸한 목소리, 부스스한 파마머리가 많은 시간을 식당에서 보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십대의 보통 아줌마였다. 여자의 남편이 직접 내부 공사를 마치자 숯불구이 간판이 걸렸다. 3층에 살던 나는 학원이나 조용한 가게가 들어오길 바랐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과 달리 식당은 잘 되었다. 음식 맛도 괜찮았고 여자도 싹싹했다. 주
바야흐로 봄꽃이란 꽃은 다 피어나고 있다. 산수유로 시작해 목련 개나리 진달래가 피더니 지금은 벚꽃이 만발했다. 때가 되면 소리 없이 피어나 봄을 채우는 꽃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은 어수선해도 봄은 봄이다. 봄에는 온갖 새로운 생명이 피어난다. 자연은 고마운 것들을 끝도 없이 피우는 계절이다. 지난해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오고 나서 얼마 후의 일이다. 벨 소리에 현관을 나가보니 젊은 엄마가 서너 살 아기와 서 있었다. 이유는 며칠 전 위층에 이사를 왔는데 이 어린 아들이 뛰어다녀서 시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아이가 좁은 데 살다가 넓은 곳으로 오니 좋아서 막 뛰어다닌단다. 앞으로 조심을 시키겠지만, 이해해달라면서 과일 바구니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당연히 아이가 뛰어다니지 않겠느냐면서 괜찮다고 했다. 극구 사양해도 과일 바구니를 놓고 죄송하다며 인사를 하고 가 버렸다. 그래서 얼마나 시끄러운가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도 정말 아무 소리도 안 났다. 그런 후에도 사실 위층에서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런데 어제 저녁나절에 위층에서 인터폰이 왔다. 잠시 내려오겠다고 한다. 그 아기 엄마는 며칠 전 손님이 왔는데 큰 남자애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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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득 하위 70%’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뒤 국민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선별 지원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 한정된 공적 재원을 피해가 가장 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차등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범위 결정이 쉽지 않은 난제였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방역에 함께 참여한 모든 국민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끝을 알 수 없는 경제충격에 대비하고 고용불안과 기업의 유동성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재정여력을 최대한 비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득 하위 70%’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재원 소요가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국민들이 저소득층을 위해 양보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 국민이 코로나19의 고통을 겪고 있기에 ‘보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선별 지원’을 하면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혼란도 발생한다. 지원 대상 선정을 위한 행정
박 교사 : 오랜만이에요. 어떻게 지냈어요? 최 교사 : 엄청 어려웠어요. 처음엔 이럴 수도 있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일주일이 가고 또 일주일이 가고, 그러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불안하고 초조하고, 교실을 들여다보면 걱정만 쌓이고 아이들이 재잘거리던 시간들이 그리워지고… 나는 교사가 맞구나 싶어 눈물겨웠어요. 박 교사 : 방안을 찾자고 채근하는 교장의 입장에도 동정이 가더라고요. 리더는 저렇구나.… 최 교사 : 캐나다 로키산맥 기슭의 어느 마을에서 근린공원 임시 갤러리를 마련했는데 거기에 한 초등학생이 써 붙인 ‘칩거 중에 내가 할 일’ 목록을 어느 블로그에서 봤어요. 할머니께 전화하기, 친구들과 그룹 채팅하기, 쿠키 굽기, 쿠키 먹기, 숙제하기, 그림그리기, 리스트 작성하기, 갤러리에 내 그림 걸기…. 아이의 생활과 생각이 오롯이 드러난 그 작은 페이퍼를 보고 다짐한 게 있어요. 내가 아이들에게 일일이 안내하고 설명하고 지시·통제하고 점검·확인하고… 단편적·단기적·일시적으로 그렇게 종용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