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동체나 타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명목 하에 부과시키는 세금을 죄악세라 부른다. 역사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치와 부패 등으로 재정이 바닥난 교황청은 재원 확보를 위해 기발한 세금을 개발했다. 당시 매춘업자와 창녀에게 세금을 부과키로 한 것이다. 이것이 죄악세의 효시로 꼽힌다. 이후 그 목적이 국민 건강과 복지 증진을 저해하는 소비행동을 억제하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주류세나 담배세가 대표적이다. 술과 담배를 많이 소비할수록 건강에 유해하니 국민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기호식품에 대해 세금을 많이 부과함으로써 전체적인 소비를 줄이고 나아가 국민건강에 기여하자는 의미가 포함 되어있다. 근대 복지국가로 진화 하면서 대상은 복권과 경마, 비만 유발 식품과 설탕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건강’이라는 명분에 ‘세수 증대’ 효과도 커서 그렇다. 재정 확충이 절실한 나라들에서 죄악세와 유사한 이색적 세금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소, 돼지 등 가축 사육 농가에 물리는 가축방귀세도 그 중 하나다.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온실가스 배출량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혼잡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자동차 주행부과세를 도입하거나
붓다께서 이 세상을 떠나려 하실 때 제자들은 몹시도 슬퍼했다. 스승의 부존재는 자신들의 미래를 막막하게 하였을 테니, 이런 의중을 아시던 붓다께서는 마지막 사자후 ‘유교경’을 남기신다. 붓다께서 열반에 이르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설법하는 광경을 담고 있지만, 산스크리트 원전이나 티베트본은 전하지 않는다. ‘불수반열반교계경(佛垂般涅槃敎誡經)’ ‘불유교경’ ‘불수열반약계경’ ‘불임열반약계경’ 등 달리 부르는 이름이 많다. 구마라습(鳩摩羅什)이 한역했으며 붓다의 만년에 있었던 일을 적은 경전과 논서는 이외에도 아함부 계통의 ‘열반경’ 마명(馬鳴)이 지은 ‘불소행찬’, ‘불본행경’등 몇 가지 더 있으며 유교경과 유사한 문체로 쓰였다. 내용을 줄여 살펴보면, 붓다는 사라쌍수 아래에서 입멸할 것임을 밝히시며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를 당부했다. 우선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스승으로 삼아 계를 지키고 오욕을 삼가하며 정적(靜寂)을 위하고 정(定)을 닦아 깨달음의 지혜를 얻을 것을 부촉하시는 최후의 가르침으로 해탈을 얻어 무명의 암흑에서 벗어나라고 이르신다. 붓다의 마지막 가르침이라는 극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하며,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가장 간명하게 설명한 탓에 예
“못 살겠다. 갈아보자.” 지난 1956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내건 슬로건이다. 자유당의 “갈아봤자 소용없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구호는 이에 맞선 고육지책이었다. 실제로는 신 후보가 갑자기 죽는 바람에 이승만이 당선되었지만, 선거는 국민의 현실만족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인이 선거에 집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작년 조국사태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야의 갈등은 코앞에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총선 때문이다. 다당제의 현실에서 과반수의 지지가 아니라 확실한 지지층의 결집이 더 필요하므로 절대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들이다.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서 대선결과는 곧바로 국민들의 삶을 바꿔버린다. 헌법이 바뀌지 않았어도 국민들의 삶은 이전 정부와는 너무나 다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므로 국민들도 총선에 집착하게 된다. 당장의 승패만 중요하지 장기적인 사회변화나 미래세대에 대한 고려는 생각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정책토론을 실종되고 어느 진영의 승리인가만 관심일 뿐이다. 선거과정에서 이런 감정싸움은 갈등의 증폭과 반복되는 보복만 불러왔다. 대선 전초전으로 지지층만 의식하여 갈등을 증폭
원수 /표규현 그 때 나는 일렁이는 촛불처럼 들떠 있었고 골목에는 흙바람이 불었다 몰래 한 수음처럼 부끄러웠고 언덕길을 오르는 리어카처럼 애만 탔던 것 같다 그 중에 어머니와 함께 들여다본 아궁이 불씨가 튀었고 마음이 뜨거웠고 산수유는 노랗게 꽃 피웠고 내 뜰에 열매 같은 시들 몇 개 맺힌 것 같다 그리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세상에 어울리기도 하고 뒤척거리며 살아왔다 이제 늙은이의 무릎처럼 남은 기운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빈 술병처럼 뇌리에 남은 것이 없는 듯 갈라진 논처럼 용기도 말라버린 듯 버려진 커피처럼 정열도 식은 듯 찢긴 깃발처럼 무감각하게 걷고 죽어가는 개처럼 숨을 몰아쉬고 있는 듯하니 송곳으로 골을 찔러 밑바닥에 붙어 있는 의지를 파내야 할 듯하고 엉덩이에 불이라도 붙여 달리게 해야 할 듯하고 입에 풀무질을 해서 숨을 다시 쉬게 해야 할 듯하고 눈을 소금으로 비벼야 할 듯 하고 귀에 큰 바람 소리를 불어 넣어야 하겠고 뒤통수를 지게 작대기로 갈겨야 하겠다 누가 알랴, 내가 꿈꾸는 처음 보는 열매 같은 시들이 먼지 쌓인 담장 아래 이슬을 먹고 나온 민들레 싹처럼 자라날지 움츠린 허파를 팽팽하게 부풀리는 바람 같은 호흡으로 살아날지 삽과 곡괭이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모든 범죄는 뿌리째 뽑아야 한다. 예외는 있을 수 없고 범죄자에게 인권 운운하는 것은 사치다. 어린이 보호는 무조건이며 어떤 사족도 붙어서는 안되는 당위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어린이들을 방치했다. 끔찍한 일들도 너무 많이 겪게했다. 어른들이 나빴다. 위기의 어린이 구하기에 몹시도 인색했다.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어린이를 찾아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의무다. 경기도가 올해 이런 어린이들을 위한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반갑다. 22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홀에서 열리는 ‘영화와 함께, 위기아동보호 통·리장 토크 콘서트’가 신호탄이다. 이재명 도지사와 도내 통·리장 등 400여 명이 참가한다. 전국 최초로 민·관협력을 통한 위기아동 발굴 시스템 구축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기 어린이를 주제로 한 영화를 보고 문제점을 공유한다는 기획이 신선하다. 영화감독으로부터 직접 제작배경을 듣고 위기 어린이 실태와 심각성 등을 공유할 예정이라니 기대된다. 행사의 중심이 되는 영화는 6년전 갑자기 사라진 아들을 찾아 헤매는 엄마의 애끓는 심정을 통해 세상에 만연한 악(惡)의 실체를 드러낸 김승우 감독의 ‘나를 찾아줘’다. 영화를 본 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고 이른바 ‘관선시대’에 비해 관청의 문턱은 낮아 졌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업무처리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좋게 얘기하면 민주행정이 활착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정부 수장들이 차기 선거를 의식, 시민의 요구사항을 못들은 척 하지 않을 수 없기에 최대한 민원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그 와증에 과도한 민원이 자주 발생해서 공무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악성민원인들은 관공서를 자기 집처럼 드나들며 폭언을 하는 등 행패를 일삼거나 심지어는 폭행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생명을 위협을 느끼게 하는 난동을 부리기도 한다. 민원공무원에 대한 폭언·폭행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민원실 근무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화성시 한 행정복지센터 총무팀장이 중년여성 민원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고막이 파열되는 일이 발생했다. 가해 여성은 농지불법행위에 대한 원상회복명령 행정처분에 불만을 품고 지금까지 300여건의 '민원폭탄'을 제기한 바 있으며 주기적으로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와 고성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2018년 3월에도 용인 기흥구 한 주민
아침 산책을 한다. 호숫가를 걷다보니 가장자리에 작은 집이 보인다. 누런 박스로 된 허름한 집 한 채. 마침 주인장이 고개를 파묻고 아침잠을 자고 있다. 하얀 바탕에 노란 얼룩. 부드럽고 따뜻하게 보이는 등을 쓰다듬고 싶어진다. 그 작은 박스가 고양이의 보금자리인 모양이다. 홍콩의 센트럴역이 생각난다. 내 눈을 붙잡은 것은 동남아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보도블록에 박스를 깔고 앉아 있었다. 가로 세로 120센티미터 정도 되는 공간을 각각 차지하고 박스를 낮게 세워 경계를 구분한 그곳에서 밥도 해먹고 이야기도 하며 지내고 있었다. 가사도우미로 온 필리핀 여자들이었다. 임금도 훨씬 싸고 영어를 쓰기 때문에 홍콩 사람들이 고용한다. 그런데 홍콩의 집값이 워낙 비싸고 면적도 좁다보니 그들에게 방 하나를 내줄 수가 없다. 주어진 공간은 선반이나 다락같은 곳이라고 한다. 평일에는 거기에서 잠을 자지만 주말에는 일을 쉬니 그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사람들이 오가는 복잡한 역 주변에 박스를 깔고 앉아 휴일을 보낸다. 역사상 인간이 저지른 비인간적인 행위 중 하나가 노예무역이다. 노예선박의 해상 이동 과정은 알다시피 끔찍하다. 선박 갑판 아래 사람이 겨우 누울 자리, 그것도 서
과거에 비해 경기 침체로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은 대폭 줄었지만, 취업을 앞둔 취준생과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들도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 서초동 Y성형외과에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의 39.2퍼센트가 취업 등에 도움이 되고자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병원의 원장은 대학졸업을 앞둔 20대 초반의 젊은이나 재취업을 원하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등이 면접을 위해 성형을 상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예전에는 쌍꺼풀이나 코 성형이 주를 이루었지만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위한 수술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그 만큼 ‘좋은 인상’ 은 취업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매우 큰 강점이 되는 듯하다. 애완견 중 ‘사모예드’ 는 주로 하얀색 털에 웬만한 어린아이보다 큰 체구를 가진 시베리아의 썰매견이다. 사모예드의 평상시 표정은 항상 웃고 있는 듯한 '미소천사’ 그 자체이다. 반면 큰 덩치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릴 땐 주변의 다른 개들이 얼른 꼬리를 내리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칠만큼 사납고 무서워 보이지만 좀처럼 시끄럽게 짖거나 사
요즘 같은 설을 앞두거나 생일, 결혼 등 각종 기념일에 축하의 마음을 표현 하는 데는 선물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상대방 마음에 들고 꼭 필요한 품목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았던 조선시대엔 어떤 물건을 선물로 주고 받았을까? 김풍기교수(강원대)가 지은 ‘선물의 문화사’를 보면 대략 19가지로 구분된다. 그중 인기 품목을 보면 쌀·조·수수 등 곡식, 생선·조개·새우젓 등 음식류, 옷감·의복·바느질 도구 등 의복류, 서책·시문·붓·종이·벼루 등이다. 선조들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선물로 주고받았음을 알 수 있다. 김교수는 이를 두고 “선물은 빈한한 일상을 보완하는 하나의 경제방식으로 여겨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일상의 부족분을 채웠고 어려운 처지의 주변인들을 도왔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다. 조선시대 선물은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뜻을 전하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왕이 신하와 백성에게 내리는 선물은 특히 그랬다. 선물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품목과 의미가 달라져 왔다. 선물에는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정서적 특별함과 동시에 사회적 상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기 높은 시대별
재래시장에 갔다. 시장을 들어서자 명절 분위기가 확 풍긴다. 대목 특수를 위해 준비된 상품들로 점포가 꽉 찼다. 선물용 과일 상자가 수북이 쌓인 과일전과 수산물 코너, 야채가게 등 물건도 많지만 사람들도 부쩍 많아졌다. 시장 가운데 통로에 자리 잡은 분식코너에 삼삼오오 모여 떡볶이와 공갈빵 도넛 등을 먹고 포장해가는 사람들로 바쁘다. 떡볶이집 주인은 근 삼십여 년 전부터 단골이다. 첫 아이 어릴 때 손잡고 와서 지금까지 가끔 들르는 곳이다. 닳을 대로 닳아 윤기 나는 전대로 수없이 드나들던 꿈과 희망 그리고 하루치의 노역이 그녀의 뻑뻑해진 관절과 입담에 녹아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자신을 잘 지켜준 육신과 시장골목에 고맙다며 쉼 없이 호떡을 굽고 떡볶이를 담아내는 손길이 거침없다.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는 곳이지만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상품의 진열상태며 열악한 환경이 재래시장을 찾는 발길을 줄어들게 하는 원인이었는데 지금은 단장을 하여 깔끔하고 청결해졌다. 시장 통로에 지붕을 만들었고 간판을 규격화했으며 노상에 제품을 쌓아 통행에 불편을 주던 것도 많이 개선되었다. 명절 때는 전통시장 주변에 임시주차를 허용하는 구간이 정해졌고 지역화폐를 10퍼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