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놀면 뭐 하니’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칼럼니스트는 이 프로그램의 성공 이유로 담당 PD의 유연성을 꼽았는데, ‘유산슬’이라는 캐릭터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이를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을 급하게 수정했다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미술 작업이나 계획대로 되기보다 우연한 계기로 급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가 보다. 사실 ‘놀면 뭐 하니’라는 질문은 예술가들에게는 뼈아픈 질문이다. 예술가를 둘러싼 사회와 제도는 예술가를 향하여 늘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놀면서 우연히 탄생한 뛰어난 창작물들이 역사에 그리 많았는데도 말이다. 에디슨의 그 유명한 명언,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실제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1%의 영감이 아니면 그러한 성과를 낼 수 없었다’는 자기자랑이었음을 아는 사람들도 많지 않겠지. 물론 ‘놀면 뭐 하니’ 제작팀이 예술가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프로그램의 제목을 그렇게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놀기 좋아하는 허다한 사람들을 몰아세우려는 의도는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출연자들이 낄낄대며 정말 신나게 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정의 형식과 계
마음 다공증 /김청미 누가 내 속을 알 것이오 가난한 집안 큰 메느리로 들어와 핵교도 안 간 막내 시누이 새끼보담 더 신경 써 벤또 싸주고 빤스까지 내 손으로 빨아줌서 손꾸락 까딱 안 허게 귀허게만 대접혀 시집보냈드마 잊을만 허면 전화혀서 당신이 혀준 것이 뭣이냐 삿대질허는 날이먼 심장이 벌렁거림서 가심도 답답허고 찬바람이 돔서 멀쩡허던 삭신이 주저앉을 거 맹키로 아프다니께 참말로 몸뚱이도 그라지만 내 맘이 숭숭난 구멍은 세도 못할 것이여 손꾸락 뽈 힘도 안 냉기고 아등바등 해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여 - 시집 ‘청미 처방전’ 중에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아무리 애를 써서 잘 해주어도 결국은 그 노력들은 헛수고가 되고 어떤 때는 오히려 배신을 당하는 수도 있으니 그런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시인은 현직 약사다. 시누이에게 서운했던 마음을 안고 할머니가 약국에 온다. 약국에 와서 한바탕 속내를 털어놓고 나면 조금은 서운했던 마음이 풀어졌으리라. 가슴 한켠으로 찬바람이 숭숭 드나드는 할머니의 푸념을 끝까지 들어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고 손이라도 잡아주는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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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문턱없는 관광지 29곳에 대한 이용정보를 담은 종합 안내서(가이드 북)’를 만들었다. 지난해 장애인과 노약자, 임산부 등 관광약자들이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문턱 없는 경기관광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한지 1년 만에 내놓은 성과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전광석화(電光石火)’같아 믿음이 간다. 그동안 관광약자들은 ‘보고 싶어도, 가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 관광지’가 많았다. 관광 자체가 ‘그림의 떡’이었다. 이번 종합 안내서가 관광 불모지에서 살았던 이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웠다. 이 싹의 뿌리가 ‘탁상행정’이라는 통념을 깨고 현장(관광지)을 전문가와 함께 철저히 답사한 결과여서 튼실하다. 관광약자들이 사전 정보없이 방문했을때 느낄 수 있는 당황함과 난감함을 대폭 줄였다. 전문가들이 실제 이동과 접근이 가능한 추천동선을 찾아냈다. 또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와 사용법은 물론, 음식점과 숙박시설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수록했다. 관광약자들이 꿈꿨던 ▲가까이에서 보고 ▲잘 먹고 ▲편히 쉴수 있는 관광을 위한 ‘길라잡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의지였다. 특히 종합 안내서에는 가상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지난 16일 ‘지역간 수돗물 요금 격차 해소 정책’ 주제 토론회가 경기도의회 이필근 의원(수원1) 주최로 경기연구원에서 열렸다. 이의원이 이 토론회를 마련한 이유는 경기도내 지역 간 수돗물 값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날 이의원은 같은 상수도 물인데도 도내 지방자치단체별로 2~3배 차이가 난다면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2017년 기준 환경부 상수도통계를 보자. 도내 각 기초정부의 수돗물 값이 가장 비싼 곳은 우리가 ‘물 좋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하는 가평군으로 톤당 가격은 1천258원이었다. 그 다음은 이천시 1천221원, 양평군 1천155원, 포천시 963.76원, 동두천시 960.86원, 평택시 955.68원, 양주시 930.8원, 안성시 914.64원, 과천시 906.25원, 연천군 896.77원, 화성시 860.63원 등의 순이었다. 가장 요금이 낮은 지역은 성남시 452원, 안산시 527원, 광명시 564원 등이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시는 636.5원이었다. 같은 경기도내인데도 성남시와 가평군은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전국에서 수돗물 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원도로써 평균 957.6원인데 이보다 경기도 가평군이 300원정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더불어 살아가게 된다. 아울러 각자의 역할과 몫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도 인간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각자 삶의 철학과 가치를 지니는 것은 물론 연대자로 전체적인 삶의 소중함을 인식하여 공동체 사회의 존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자기가 행한 일엔 마땅히 책임 질 줄 아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질줄 모르는 자는 용기를 상실한 비겁자로서 신뢰 할 수 없는 존재라 여겨진다. 이에 대한 우리 모두는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연대감을 다져가야 할 것이며 타인의 잘못을 탓 하기 앞서 자신의 부족함을 자인하는 겸허한 자세를 갖는것도 중요한 덕목이다. 자신의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티를 힐난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요즘 ‘네 탓’ 공방과 더불어 옳고 그름에 대한 다툼과 불신의 폄훼로 인한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것 같다. 신뢰와 배려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아니하고는 어떤 형태의 정치,경제,종교도 견고하게 뿌리 내릴 수 없다. 인간의 사회적 책임은 개인은 물론 속해 있는 조직에서도 자신의 역할과 몫에 대한 의무와 권리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공
1월 1일은 누구나 새로운 마음가짐과 설렘으로 해를 맞이한다. 해가 바뀌었으니 지난해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각오와 기대가 가득하다. 그러나 이날을 설이라 하지는 않는다. 우리 조상은 음력 1월 1일을 새해 첫 날로 정해 설이라 하여 가장 큰 명절로 여겼다. 오는 25일이 설이기에 4일간의 연휴기간 동안 고향과 부모를 찾아 즐긴다. 삼국사기에 백제는 261년에 설맞이 행사를 하였고, 신라는 651년 정월 초하룻날에 왕이 조원 전에 나와 백관들의 새해 축하를 받았는데 이때부터 왕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례가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 양력을 기준으로 하면서 양력 1월 1일을 설이라 하고, 음력설은 강제로 쇠지 못하게 하였으나, 오랜 전통에 의해 실효가 없었다. 광복 후에도 양력설에 3일을 공휴일로 하였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시에 2중과세가 문제되고, 정권 반대 시위가 심해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 1985년에 설을 ‘민속의 날’이라 하여 공휴일로 하였다가 귀향 인파가 늘어나면서 ‘설날’로 정착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음력은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더러 있다. 양력은 태양을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날짜가 계절에 잘 맞는 것은 당
‘한겨레 말모이’ 저자 장승욱이 쓴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라는 책에 수록된 ‘수염’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다. “수염은 ‘턱수염 수(鬚·beard)’자와 ‘구레나룻 염(髥·whiskers)’자를 합친 한자어다. ‘나룻’이라고도 하는 수염은 모양새에 따라 이름도 가지가지다. 짧고 숱이 적은 ‘가잠나룻’과 짧고 더부룩하게 많이 난 ‘텁석나룻’이 있고, 털이 많아서 험상궂게 보이는 ‘털수세’와 다보록하게 함부로 난 ‘다박나룻’이 있다. 그 밖에 코밑 양 옆 바깥 쪽으로 길게 뻗은 ‘가재수염’, 코밑에서 양쪽 옆으로 갈라져 끝이 위로 꼬부라진 ‘나비수염(카이저수염’이 있다.” 이런 수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성의 상징물로 여겨져 왔다. 고대 이집트에선 오직 파라오만 수염을 길게 기를 수 있었다. 로마시대도 수염은 지배계층의 전유물로 여겼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권력의 정통성을 과시했다. 종교에서도 수염을 신성시 했다. 신이 내린 상징물로 생각해서다. 일부 이슬람국가에선 수염 기르는 것을 아예 법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유대인들도 수염을 절대 자르지 않는 관습을 지키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사회 저항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시발은 1848년 프랑스의 2월혁명이다. 당
팬터마임에 뛰어난 한 청년이 살았다. 그는 어느 날 고릴라 복장을 하고 동물원을 찾아갔다. 그가 고릴라 우리 앞에서 고릴라 행세를 하자, 철창 안의 고릴라가 야단이 났다. 이를 본 관람객들이 고릴라 우리로 몰려들었다. 그가 그렇게 며칠 동안 고릴라 앞에서 고릴라 행세를 하자 혈압이 오른 진짜 고릴라가 그만 심장마비에 걸려 죽어 버렸다. 고릴라 우리가 비자 동물원장은 관람객이 줄어들 것이 걱정됐다. 그래서 고릴라 행세를 하는 청년을 불러 말했다. “새 고릴라가 올 동안 자네가 철창 속에 들어가 고릴라 노릇을 좀 해 주게. 진짜 고릴라처럼 보이게 해야 하네.” 그날부터 청년은 철창에 갇혀 고릴라 행세를 하게 됐다. 그가 온갖 재주로 고릴라 노릇을 하자, 그때까지 가장 인기 있던 옆집 사자 우리 앞의 관람객들이 모두 고릴라 우리 앞으로 몰려들었다. 청년은 가까이 있는 사자를 놀려주기 위해 철창을 타고 옆 사자 우리의 천장에 가서 온갖 재주를 부렸다. 그를 밑에서 보고 있던 사자가 화가 나서 으르렁거렸다. 그런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청년도 어느 날 실수를 해서 그만 사자 우리 천장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관람객들이 놀라서 아우성을 치는 가운데 성
요즈음 국정의 흐름이 그 어느 때보다 대립과 갈등이 심한 것 같다. 정당간의 대립, 이에 도를 넘는 비방과 폭언으로 분열된 국민간의 대립과 갈등이 어느 때보다 첨예화되어 있다. 갈등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있어서 생각이나 태도 등이 충돌하는 것을 말한다. 상호 간에 이해관계나 가치척도 등이 다른 경우 발생한다. 갈등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역사적 특수성에서 오는 가치 갈등으로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 동양적 가치와 서양적 가치, 보수와 진보 또는 혁신 이데올로기 간의 갈등이 이에 속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은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일반적인 여야 정당 간 갈등을 넘어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갈등이라는 것은 모든 집단과 사회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당연한 현상이며, 이러한 갈등의 존재 자체가 문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19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갈등을 해소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각자의 이익에 맞춰 갈등을 극대화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갈등 가운데 하나는 세대 간 갈등이었다. 정치인의 고령층에 대한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