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 제1차 본회담 1972년 오늘 남북적십자 1차 본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 이범석 한국적십자사 부총재를 단장으로 한 남한 대표단 54명은 판문점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다. 회담장소는 평양 대동강변에 있는 대동강 문화회관. 남북 적십자 대표들은 4박5일 동안의 회담을 통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대 통일원칙을 천명한 7·4남북 공동성명의 정신과 인도주의정신에 입각해 이산가족문제를 처리하기로 합의한다. 양측은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확인, 자유방문과 재결합 문제 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5개 항의 의제도 채택한다. 동티모르 독립 주민투표 17세기 이래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가 1976년 인도네시아에 강제로 합병된 동티모르. 인도네시아에 강점된 지 23년 만인 1999년 오늘 동티모르 주민들에게 독립 찬성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UN의 감시 아래 실시된다. 98%가 넘는 높은 투표율을 나타낸 이 선거에서 78.5%가 독립에 찬성했다. 독립 투표 두 달 뒤인 같은 해 10월 20일 인도네시아 의회격인 국민협의회가 동티모르의 독립을 승인, 2002년 4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구스마오가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동티모르는 21세기 첫 독립국가가…
언제인가 많은 것을 일러야 할 이는 많은 것을 가슴 속에 말없이 쌓는다 언제인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이는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 니체 ‘디오니소스 찬가’ /1991년/민음사 이 시는 잠언에 가깝지만 아직 빛을 내기 보다는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글귀인 것 같다. 니체 자신의 자전적인 시일지도 모를, 우리가 삶에 부여하는 기호들. 제도나 가치들, 생경한 문제들, 개념들을 논리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말없이 가슴 속에 쌓았을까? 또한 숱한 오해와 편견 속에 이해와 검증을 거쳐 후세인들의 발부리를 비추는 빛이 되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먹먹한 시간들을 보냈을까? 빛은 초속 30만㎞로 온다고 한다. 이미 완성된 빛 자체로 오는 시간이 그렇게 걸릴진대 하나의 빛으로 만들어져 무언가 비출 힘을 얻기 위한 시간은 또 얼마나 멀고 먼 시간일까? 언제인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이는 오래도록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최기순 시인
찰스 왕세자-다이애나 이혼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6년 오늘 결혼 15년 만에 이혼한다. 성격 차이와 불륜 문제로 오랜 갈등을 겪어 온 두 사람은 런던 고등법원 가사부에서 이혼판결을 받은 뒤 6주 간의 이의 제기 기간 경과로 이혼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이애나 비는 이혼 후에도 왕위계승서열 2위인 윌리엄과 해리 왕자의 어머니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캔싱턴 궁에서 산다. 그러나 이혼 이듬해인 1997년 8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생애를 마감한다. 루터 킹 목사, 워싱턴 평화행진 1963년 오늘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흑인 20만여 명이 평화행진을 한다. 흑인 민권을 요구하는 시위다. 시위 행렬은 링컨 기념관까지 이어진다. 루터 킹 목사가 바로 이 곳에서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라는 제목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유명한 연설을 한다. 루터 킹 목사가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면서 이 날 흑인 시위는 절정을 이룬다. 케네디 대통령은 킹 목사에게 고용차별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한다. 실제로 1년 뒤인 1964년 공공장소에서의 인종차별과 고용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이 통과된다. ▲아우렐리우스
언젠가 한 번 이 밀밭에 온 적이 있다 이 찰진 흙을 밟고 가다 풀숲으로 미끄러진 적 있다 네 팔이 내 허리를 안은 적 있다 종달새의 둥지처럼 아늑한 네 품에서 젖빛 하늘에 취한 적 있다 내가 처녀인 적이 있다 너와 팔베개하고 한잠 자고 나면 깃털처럼 가벼워지던 아침이 있다 멀리 소풍가자고 꽃시절 다 간다고 손잡아 끄는 너를 팔랑팔랑 천 년 전에 따라 나와 나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사랑은 끌림이다. 그냥 빠져드는 것이다. 아늑한 품에서 젖빛 하늘에 취하고, 사랑의 단잠에서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이다. 사랑은 시공을 넘어선다. 언제였지? 아, 손잡아 끄는 사랑을 따라 나와 나도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못했다. /이윤훈 시인 /나금숙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사임 소련 강경보수파의 쿠데타가 사흘 천하로 끝난 뒤 모스크바로 돌아온 고르바초프 대통령. 1991년 오늘 그가 겸직해 오던 공산당 서기장직을 사임한다. 그는 또 조만간 공산당을 해체할 의사도 밝힌다. 쿠데타의 실패와 함께 소련에서 공산당 활동이 전면 금지된 데 이어 나온 고르바초프의 권력 포기는 소비에트연방의 붕괴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이를 입증하듯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직 사임과 때를 같이 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에스토니아공화국과 라트비아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고르바초프 연방 대통령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또 이날 우크라이나 공화국이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이후 다른 나머지 공화국들도 독립을 강행한다. 팔레스타인 첫 자치협정 가조인 1994년 오늘 이스라엘과 PLO, 즉 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에 가조인한다. 앞서 1년 전인 1993년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체결된 자치이행협정에 따른 것이다. 이날 가조인된 자치협정은 이스라엘 점령지역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교육, 보건, 과세, 관광 등 민사업무와 관련해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을 내
흐릿한 피곤에 젖어 하루가 고집한다. 똑같은 꽃, 똑같은 샘, 같은, 똑같은 벚나무 그림자 넌 무슨 질문을 해? 저기 먼 바다가 헛되이 손짓한다. 그 거품들이 구른다 소리 없이 사랑의 열망을 선포한다 멀리, 멀리, 아득히 멀리서, 형체도 없이, 노란 비단막이 빛바랜 모습으로. -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시집 ‘파괴냐 사랑이냐’ /1995년/솔 매일 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같은 곳에서 밥을 먹는 오래된 판화 밖으로 걸어 나간다. 가는 곳마다 긴 줄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퀴의 행렬들, 국도변의 들꽃들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하품을 한다. 바다도 만원이다. 계곡도 만원이다. 약속이나 한 듯이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사람들, 내가 닭강정을 먹으려 하면 그들도 닭강정을 먹으려하고 내가 호떡을 먹으려 하면 그들도 호떡을 먹으려고 긴 줄을 선다. 산 정상의 나무와 산 초입의 나무에 관한 이야기의 교훈은 뭘까요? 팜파스의 의미는 뭐에요? 혹시 임재범을 좋아하시나요? 고해를 들려 드릴게요. 격투기 선수였던 제 아버지는 청력을 잃어버리고 요리사가 되었어요……… 우연히 길 위에서 만난 소년과의 대화도 이제 바닥이 났다. 지
필리핀 야당지도자 아키노 피살 필리핀의 야당 지도자인 아키노 전 상원의원! 1983년 오늘 미국에서 망명을 마치고 마닐라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을 거둔다. 이 괴한은 범행 직후 현장에서 경호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1977년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뒤 1980년 심장병 수술을 명목으로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가 3년 만에 귀국하던 길이었다. 국민들은 이 암살범의 배후로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대통령을 지목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아키노의 피살 이후 불붙기 시작한 민주화 시위로 마르코스 정권은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경기여자기술학원 방화 참사 1995년 오늘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기여자기술학원에서 불이 나 10대 소녀 37명이 숨진다. 15분여 동안 사망 37명 등 53명의 사상자를 낸 것은 독성이 강한 유독가스가 급속히 기숙사 2층으로 번지면서 화장실로 피신했다 갇힌 원생들의 탈출로가 차단돼 빚어졌다. 화재 당시 출입문과 창문이 2중,3중의 잠금장치와 쇠창살로 막혀 있었다. 이 방화는 원생들이 처우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여자기술학원 방화사건은 선도보호시설의 인권침해 시비와
소련군,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1968년 오늘 소련군이 탱크를 앞세워 ‘프라하의 봄’으로 일컬어지는 민주, 자유화운동이 한창인 체코슬로바키아를 무력침공한다. 바르샤바조약기구 5개 나라의 군대까지 가세해 모두 20만여 명이 체코 침공에 동원됐다. 프라하 시민들은 소련군의 탱크에 육탄전으로 맞선다. 그러나 12시간도 안돼 수도 프라하 등 주요 도시들이 소련군에 의해 점령된다. 침공 사흘 뒤인 8월 23일 스보보다 체코 대통령이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언론자유와 복수정당제 등의 개혁조치들을 포기하는 데 동의한다. 순환철도 ‘서울교외선’ 개통 서울의 외곽지대를 도는 순환철도 ‘서울교외선’이 1963년 오늘 개통됐다. 이 순환선은 1961년 능곡-가릉 구간이 1차 개통됐지만 가릉-의정부 구간은 미군 군사시설 때문에 연결이 지연돼다 1963년 모든 구간이 개통됐다. 서울 서부역을 기점으로 경의선의 신촌과 수색을 경유해 능곡에서 본래의 능의선으로 분기한 뒤 다시 의정부에서 경원선의 성북과 청량리를 거쳐 용산부터는 경부선을 이용해 서부역으로 귀환하는 총연장 82.6km의 순환선이다. ▲ 고려 강감찬 장군 사망(1031) ▲ 친일단체 ‘일진회’ 창립(1904)…
만년에는 이정운과 서로 잘 지냈다 달뜨는 밤이면 서로 모여서 손수 거문고를 격절하게 타기도 하였다. 뜰 앞에는 오동나무 한 그루와 파초 한 떨기가 있어서 맑은 그림자만 너울거려 한 점 진토의 기운이 없었으니 당시의 풍류였다. -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009년/창비 친구란 무슨 존재일까요? 마음의 근심을 나눌 수 있고 적적할 때 불러 시간을 보내고 동문수학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요즘은 개개인이 다 서로 분주하고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여기저기서 만나는 얼굴들과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는 일이 빈번하다보니 마음이 있다 해도 먼 곳에 있는 친구를 일부러 청해 만나는 일도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친구라는 존재가치도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달뜨는 밤 오동나무 넓적한 이파리들의 그늘이 얼룩얼룩 마당을 덮고 파초 한 떨기 한 점 진토의 기운도 없이 그 그림자 또한 너울거려 맑고 고적한 운치를 더할 때 말없이 서로 감정의 높낮이를 어우르며 격절하게 거문고를 타는 두 선비의 풍모가 격조 높게 아름답고 또한 그립습니다. /최기순 시인
키프로스 공화국 독립 지중해 동부에 있는 섬나라 키프로스! 1960년 오늘 공화국으로서 독립을 선언했다. 초대 대통령이 마카리오스 3세가 새 독립국 키프로스를 이끌게 됐다. 키프로스는 1878년 이래 영국의 지배를 받아오면서 다수의 그리스계와 소수 터키계 사이에 심각한 민족불화를 겪어 왔다. 독립 이후에도 두 민족 사이의 갈등은 계속된다. 결국 독립 14년 뒤인 1974년 그리스계 장교에 의한 쿠데타 발생을 계기로 내전이 일어나고 터키군이 출동해 키프로스 북부지역을 점령한다. 최규하 대통령 하야 1980년 오늘 최규하 대통령이 하야한다. 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0대 대통령직을 사임한다는 특별성명을 발표한다. 5·18민주화운동 등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평화적 정권이양을 위한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최 대통령은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중에 터진 10.26사태로 대통령 직을 승계했다가 신군부세력에게 실권을 넘겨주고 취임 8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엘비스 프레슬리 사망 미국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1977년 오늘 약물과용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고향인 멤피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때 그의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