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주택가에 버려진 여행용 가방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용의자가 특정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숨진 전모(71·여)씨를 살해해 유기한 용의자로 50대 남성을 특정, 24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다수 확보, 전씨가 장사하는 시장의 상인들로부터 CCTV 속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 용의자로 특정하고 전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가끔 시장을 찾아 전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가는 등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두 사람이 다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채무 관계나 돈거래 여부는 현재까진 확인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일용직 근로자로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국에 수배를 내리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전씨는 부평구의 한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으로, 지난 20일 오후 4시쯤 같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딸에게 “잔칫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시장을 나서 이틀 뒤인 22일 오후 3시 7분쯤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주차당 담벼락 밑 여행용 가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씨가 마지막으로 시장을 나선 뒤 용의자와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했다.
또 시신 발견 장소 주변에서 모자와 장갑을 착용한 채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장면과 시신을 유기한 뒤 장갑을 벗어 던지는 장면 등도 확보했다.
/인천=김종국기자 k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