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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돌담에 새겨진 민족의 넋…이필언 화백 '25년만의 외출'展

60여년간 천착해온 '돌담', 그림자 비롯 회화·조각 등 50여 점
서울 인사동길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3일~29일

 

“담이 좋아 담을 찾았습니다. 
외로울 때나 정다울 때, 슬플 때에도
혹은 혼자서 혹은 둘이서……
파란 많은 역사로 얼룩은 져도
민족의 넋이 담긴 늘 젊은 담입니다.” _ 이필언 ‘담의 인상’

 

송현(松賢) 이필언 화백이 25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예술 인생 60여 년 동안 그가 천착해 온 한국 고유의 건축 양식인 ‘담(牆)’과 그림자를 비롯해 초창기 작업한 인물과 풍경, 조각 작품 등 5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1941년 경남 언양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한국 구상미술의 흐름에서 지나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작가로 평가 받는다.

 

1976년 목우회 공모전 최고상, 1977년과 1978년 연이어 프랑스에서 가장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구상회화의 공모전인 르 살롱에서 은상과 금상을 받으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1980년에는 대한민국 국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또다시 화제를 모았다.

 

그런 그가 25년 전 한국일보 전시관에서 진행한 개인전 이후 선보이는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이 화백의 60년 예술 세계를 크게 3개 시기로 구분한다. 초기 구상회화로 빛을 발하며 주목을 받을 때인 돌담의 시기를 전기(1976년-1985년)로, 입체조각과 회화를 겸한 조형 융합의 시대를 후기(1986년–2000년), 그리고 2000년 이후 현재로 나눈다.

 

특히 그의 작품 속에 표현된 ‘담’은 단순한 담이 아니다. 빌딩으로 가득한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건축 양식지만, 돌담은 초가집이나 기와집 등에서 쉽게 볼 수 있기에 특별하다고 생각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수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 이 화백에게는 남다르게 다가왔고, 그는 그러한 담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 화백은 “돌담은 예스러운 운치와 친숙한 낭만, 목가적 풍광을 자아낸다. 투박한 형상은 선조들의 기질과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면서 “민중들이 고단한 삶과 굴곡진 세월 속에서 춤과 노래로 삶의 시름을 잊고자 했던 정겨운 모습을 대변한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역사서인 것이다”고 고백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예술 인생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돌담이 중심에 선다. 그가 1980년 프랑스 파리 뱅따도르 미술관에서 전시하며 ‘르 피가로’지의 호평을 받은 대작 ‘농악’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아울러 화백이 그간 그려온 전통적 색채에 입체감까지 더한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캔버스에 나뭇가루 또는 닥나무 한지 등의 재료를 부착해 실제 담벼락처럼 보이는 입체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23일 시작해 오는 29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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