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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가 정치 오염?…역대 수상작 보니 정치 풍자는 ‘단골 소재’

노무현·박근혜 등 당시 대통령 풍자 만화 수상 다수
국회의원 몸싸움, 세월호 침몰, 촛불시위 등도 소재
외압 논란 후 문체부 침묵…만화계, 사과 재차 촉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윤석열차’ 외압 논란에 대해 “순수한 공모전을 ‘정치 오염’ 공모전으로 만들어서”라고 주장하지만, 역대 수상작을 살펴보니 대다수의 수상작이 ‘정치·사회 풍자’는 단골 소재였다.

 

18일 경기신문이 과거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모음집을 살펴본 결과,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윤석열차’처럼 과거에도 당시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가 수상작에 올랐다.

 

 

5회(2004년)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한 ‘지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핵폭탄 맞고도 살 맛나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학생의 시선으로는, 물가와 실업률이 올라 서민들은 죽을 만큼 힘든데, 탄핵 심판 대상이었던 대통령은 ‘살 맛’이 난 것처럼 느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해 ‘탄핵’ 사태가 가장 큰 화제였던 만큼 다른 작품에도 이를 다룬 내용들이 눈에 띈다.

 

같은 해 은상 수상작 ‘쥐와 고양이’도 노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한나라당 승리’라 적힌 신문과 “우리나라 경제도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문구를 담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풍자 대상이 됐다.

 

세월호 침몰 참사 후 해경을 없앤 결정, 메르스 확산 사태에도 ‘아 몰랑’ 하며 펜 세우기를 하는 모습,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발언 등이 그 대상이었다. 

 

외국 대통령도 풍자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4회 은상 수상작에선 원숭이 모습을 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세계 평화는 전쟁으로 이뤄진다”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외에도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의원들, 촛불시위, 쪽방촌 개발, 세월호 침몰 사고 등 정치·사회 현안이 수상작으로 뽑히기도 했다.

 

 

 

당시 공모전 심사평에도 ‘카툰’(주로 정치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한 컷짜리 만화)의 정의를 설명하며 풍자의 의의를 되새기는 의견이 이어졌다.

 

6회 공모전의 한 심사위원은 “카툰의 형식은 한 페이지(쪽)에 시사적이거나 풍자적인 한 칸 만화가 원칙이지만, 네 칸 만화에서부터 여러 칸이라도 한 페이지 안에 끝내는 만화까지 확장된 영역이라고 이해하면 좋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10회에선 “그림의 내용들은 모두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을 담고 있어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15회에선 “몇몇 눈에 띄는 작품들은 현 시점의 사회 문제와 주제를 연결해 독특한 작품을 완성해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심사평은 공모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출제 경향’과 같기에, 학생들이 평가 내용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

 

앞서 문체부는 윤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을 고등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후원 명칭 사용 승인 사항을 위반했다며 ‘엄중 경고’와 함께 ‘후원 명칭 사용 중단’을 예고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외압 논란이 일자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문체부가 문제 삼은 것은 해당 작품이 아니라 순수한 미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은 중고생 만화공모전을 정치 오염 공모전으로 만든 영상진흥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만화계와 문화예술계가 잇따라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문체부를 규탄하며, 재발 방지 약속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보름이 지나도록 정부의 침묵이 이어지자 전날 한국만화가협회 등 13개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문체부 장관의 사과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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