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인천상륙작전의 흔적…미추홀구 ‘청색해안’ 표지석
73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어둠만이 가득했던 새벽 4시 기습적으로 시작된 북한군의 남침은 한반도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었다.
한국전쟁 발발 후 약 3개월 국군과 함께 전투를 이어오던 유엔군은 9월 15일 불리한 전세를 만회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했다.
작전 당일 유엔군은 월미도 녹색해안에 가장 먼저 상륙했다. 같은 날 오후 중구 북성동‧만석동 일대 적색해안과 미추홀구 청색해안 상륙에 연이어 성공하며 북한군에게 점령당했던 인천을 탈환할 수 있었다.
현재 중구와 미추홀구에는 인천상륙작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인천시와 인천상륙작전참전회 등에서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의미로 지난 1980~1990년대 사이에 표지석을 세웠다.
미추홀구 용현동에는 유일하게 인천상륙작전의 흔적을 낙섬사거리 근처 아암대로와 용비도서관 앞 2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청색해안은 녹색해안‧적색해안에 비해 지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낙섬사거리와 용비도서관은 73년 전 염전의 제방으로 연결돼 있었고, 유엔군은 이 제방과 근처 해안 일대를 청색해안으로 부르며 상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의 흔적이 명소화된 중구와 달리 미추홀구에 같은 흔적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아암대로에 세워진 표지석은 녹색해안‧적색해안 표지석과 똑같이 제작됐지만, 앞으로는 대형 화물차들이 다니는 왕복 8차선 도로가 있고 안전시설물 없이 인도마저 비좁아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표지석의 관리 주체는 따로 없었지만, 지난 2020년부터 시에서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위치적인 문제에 대한 이전 검토 등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아암대로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있는 용비도서관은 주변에 아파트와 상가가 많아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았다.
이곳에는 표지석이 아닌 비석이 있는데, 지난 1980년 인천상륙작전 30주년을 맞아 학익동 정비단지 입구에 세웠던 것을 용현동 해님어린이공원을 거쳐 다시 원래의 상륙지점에 옮겨놨다.
비석 앞에는 꽃도 놓여있고, 아암대로 표지석에 비해 관리도 잘 돼 사람들의 관심도가 비교적 높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상륙작전 73주년을 맞아 9월 14일부터 19일까지를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버금가는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정복 시장은 지난해 11월 유럽 출장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현장을 찾기도 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범시민 추진협의회’ 출범식이 열렸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