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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zip] ⑥50년의 도전과 혁신 '대우건설'

한때 재계 2위까지 올랐던 대우그룹
가전·자동차·조선 등 전 분야서 두각
1973년에 인수한 ‘영진토건’이 모태
1994년 아파트에 친환경 개념 도입
자연과 함께 건강과 행복 공유하는
‘푸르지오’ 브랜드를 2003년 론칭
11년간 공급 실적 1위 대기록 달성
2000년 건설부문, 중흥그룹에 매각

건설사는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와 함께한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 토목사업부터 고도 성장기의 각종 SOC 국책사업에서 건설사들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선봉이었고, 개발도상국 시절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창구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 주거 형태이자 각 가정의 주된 자산인 아파트 역시 건설사를 빼놓고는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에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잦은 인명사고로 지탄을 받기도 하고,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한다. 또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신문>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명암을 고스란히 반영한 건설사들의 성장 과정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1999년, 불 꺼진 대우빌딩(現 서울스퀘어)의 모습이 뉴스를 달궜다. 당시 기준 국내 최대 오피스빌딩이자 서울역 앞 대표 랜드마크였던 대우빌딩의 처량한 모습은 외환위기(IMF) 당시 힘들었던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세계경영'을 꿈꿨던 대기업의 몰락은 순간이었다. 

 

한때 삼성그룹마저 제치고 현대그룹에 이어 재계 2위까지 올랐던 대우그룹이다. 대한민국이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 등 세계로 진출하고, '메이드 인 코리아' 가전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던 것도 대우그룹이다. 

 

상사로 시작해 가전, 자동차, 건설, 조선, 중공업 등 거의 전 산업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던 대우그룹은 무리한 확장경영에 더해 분식회계 사건까지 터지며 해체됐다. 대우건설을 비롯해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대우증권, 대우조선해양 등은 이후에도 한동안 '대우'의 브랜드를 달고 전 세계 고객들과 만났지만, 현재는 대우건설 정도만 중흥그룹 산하로써 '대우'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됐고, 대우자동차는 한국GM이 됐다. 대우증권은 미래에셋대우가 됐다가 2020년대 들어 대우를 뗐다. 한화그룹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한다. 몇 차례 손바뀜이 있었던 대우전자는 위니아전자가 되며 대우의 흔적이 지워졌고,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상용차 중심의 타타대우, 대우산업개발, 대우로지스틱스 등이 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영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대우산업개발의 경우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그룹 해체 직후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손에 넘어갔던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된다. 하지만 곧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며 자금난을 겪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2010년 대우건설을 토해내며 대우건설의 주인은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뀐다. 

 

한국산업은행은 2017년부터 대우건설 매각에 나서는데, 수차례 진통을 겪다 2021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최종 주인으로 선정된다.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대우건설은 꾸준히 시공능력평가액 5위권 이내를 유지한다. 2002년 이후 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액 5위권 밖으로 벗어난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재매각 한 직후인 2011년 단 한 차례 뿐이다. 

 

 

◇  '세계경영'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이 1973년 인수한 영진토건이 모태다. 1974년 대우개발로 상호를 바꿨고, 1975년부터 대우빌딩 건설을 시작한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첫 해외진출 지역이 중동 지역인데 반해 대우건설은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가 첫 해외 수주 지역인 것도 특징이다. 이후 1977년에는 국내 최초의 아프리카, 리비아 진출을 해낸다. 1981년에는 대우그룹의 주축인 대우실업과 합병하며 (주)대우가 출범했고, 대우건설은 (주)대우의 건설부문으로 개편됐다가 2000년 대우건설로 분리돼 매각된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알만한 건축물과 플랜트도 상당수다. 대우빌딩을 비롯해 일산 킨텍스, 신도림 테크노마트, 세빛둥둥섬, 한국산업은행 본점 등 각 지역의 랜드마크를 다수 건설했다. 토목사업 분야에서는 동작대교를 시작으로 거가대교, 광안대교 등을 지었고 카타르 오비탈 고속도로, 알제리 컨테이너 터미널 등 해외 산업 기반 구축에도 나섰다. 

 

특히 대우건설은 발전플랜트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 월성 원자력 발전소가 대우건설의 작품이며, 알제리와 모로코의 복합화력발전소, 나이지리아와 파푸아뉴기니 LNG플랜트 건설 등의 뚜렷한 성과를 냈다. 
 


대우건설은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조력발전소를 시공했다. 해당 발전소는 한 번에 최대 25만 4000킬로와트(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 수치는 프랑스 랑스(Lens) 발전소 생산용량 보다 1만 4000kw 더 크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거가대교 침매터널을 준공한 바 있다. 또 이라크에서 중동 지역 최초 침매터널 공사도 수행 중이다. 침매터널은 육지에서 제작한 구조물(침매함체)을 물속에 가라앉힌 다음 이어 붙여 만든 터널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130여 개 침매터널이 존재한다.

 

대우건설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국내 최초로 시공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사업은 총 80만 드럼의 원자력 폐기물을 처분하는 시설의 1단계 사업으로 10만 드럼 규모의 동굴처분 방식의 고난도 건설공사다.

 

세계 최장 방파제인 이라크 신항만 방파제인 ‘알포 신항만 개발 사업’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위치한 알포 지역에 조성되는 항만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이 사업의 일환인 알포 방파제 공사를 2014년 수주했다. 해당 공사는 15.95km의 사석방파제를 축조하는 공사로, 총 연장 15.5km의 사석방파제 및 내부 호안을 조성하는 총 공사비 870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 대우건설과 아파트, '환경'을 아파트에 담다

 

대우건설은 1984년 아파트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뜬다. 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 친환경 개념을 도입, 그린홈·그린아파트라는 주거 상품을 탄생시켰으며 2003년 친환경 철학을 집약해 자연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인 '푸르지오'를 론칭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친환경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후 푸르지오는 브랜드 론칭 이후 11년간 공급 실적 1위, 프리미엄 브랜드 지수 1위, 아파트 브랜드 최초 ‘Good Design’ 선정 등의 성과를 낸다. 2019년에는 푸르지오 브랜드를 새롭게 리뉴얼했으며 2023년에는 'Life inspirer(거주자에게 삶의 영감을 주는 집)'를 콘셉트로 상품 전략인 '푸르지오 에디션 2023'을 발표해 상품과 주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국내 건설사 최초로 계절, 기후에 상관없이 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 도입을 본격화하고 고품질 친환경 아파트 건설로 업계 ESG 경영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  해외 시장에서 제2의 도약 노린다

 

대우건설은 현재 해외 시장에서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와 3월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 6월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 3호기를 연이어 수주했다. 이로써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4조 3000억 원)보다 약 20% 증가한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해외 시장 공략은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당시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리비아에서는 1978년 가리니우스 의과대학 공사를 시작으로 40년 넘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현지에서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중동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신흥 시장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직접 부지 개발 및 하노이의 강남으로 불리는 랜드마크 건설로 K-건설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해외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프리카 수주잔고 비중을 44%로 확대하는 등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원전시공사업으로 체코, 폴란드 원전 수주를 위한 물밑 작업도 진행 중이다.

 

◇ 중흥그룹 시대를 맞은 대우건설, 친환경은 계속된다

 

중흥그룹 편입으로 대우건설은 그룹체질 개선, ESG경영 동력, 사회공헌활동 등에서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대우건설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이사회 소집 절차 개선, 보상위원회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관 일부를 변경했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내 다양성을 확보하고, 보상위원회 신설을 통해 등기이사에 대한 동기부여 제고와 투명한 보수 집행을 도모했다. 또한, 이사회 소집 통지를 7일 전으로 변경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대우건설은 공정하고 투명한 이사회 운영을 가능하게 했으며, 지배구조 신뢰도를 대폭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은 사회공헌활동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강릉 산불 피해 주민돕기 성금 3억 원을 전달한 것을 비롯해, 동해안 산불 피해 주민돕기 성금 5억 원,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성금 1억 원 등을 기부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건설회사의 특성을 살려 주거 안전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안심동행 프로젝트’를 시행해 수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탄소중립화 시대에 걸맞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 건설되는 풍력발전단지 조성 시공계약을 체결했으며, 12월에는 해상풍력사업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기업과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해 탄소배출권 수익을 획득했다.

 

SMART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에도 한국전력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며 SMR 모델을 통한 사업 진출 시 우선공급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발주한 총 3632억 원 규모 ‘수출용 신형연구로와 부대시설’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수출용 신형연구로는 하부구동 제어장치, 판형 핵연료 등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최신기술을 적용한 20MW급 연구용원자로다. 수출용 신형연구로가 완성되면 핵의학에 필수적인 방사선 동위원소를 국내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이에 국내 수급 안정은 물론 앞으로 연구로 수출에도 획기적인 국제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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