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올해 3000만 원의 예산도 세우지 못해 ‘2024년 평택시장기 궁도대회’를 무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시는 경기도궁도협회 측이 ‘2024년 사업계획’에 금년 5월 25일~27일 평택시장기 궁도대회 일정까지 편성해 놓았지만, 해당 예산(안)을 평택시의회에 제출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시와 평택시궁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안중레포츠공원에서 7000만 원의 예산으로 ‘평택시장기 전국 남·녀 궁도대회’를 개최, 전국에서 1500여 명의 궁도인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평택시궁도협회 측이 시에 지난해 예산보다 적은 3000만 원의 사업비만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서는 평택시의회에 예산을 상정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평택시궁도협회 한 관계자는 “올해 평택시장기 궁도대회 예산을 지난해 보다 삭감된 5000만 원을 (평택시에)요청했다가 다시 3000만 원으로 줄였는데도 예산을 반영시켜 주지 않았다”면서 “평택시장 타이틀을 걸고 개최하는 전국 규모의 대회를 행정기관이라는 곳에서 지속성도 없고, 형평성도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또 “정장선 평택시장이 평택시궁도협회장과의 면담마저 거절하는데, 공무원들이 어떻게 예산을 세워 줄 수 있었겠냐”며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이 시장 눈치를 보느라 궁도대회 예산을 평택시의회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 시장은 평택시궁도협회 측 인사 중 한 명이 해당부서인 체육진흥과를 지난 3월 방문해 항의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1일 잡혀 있던 A궁도협회장의 면담까지 거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평택시장 비서실 한 관계자가 “궁도협회 한 인사가 해당부서에서 욕설을 하는 바람에 면담을 거절했다”고 전하면서 확인됐다.
이런 부분에 대해 시 체육진흥과 측은 “평택시체육회와 궁도협회 간 갈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올해 궁도대회 무산과는 관련 없다”며 “본예산과 추경에서 궁도대회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박종근 평택시체육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열렸던 궁도대회의 경우 2680만 원의 시상금과 관련해 갈등이 있었다”면서 “평택시 예산이 없어 개인적으로 1600만 원을 지원해 주었는데, 나머지 시상금도 지원해 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런 내용을 접한 체육회 관련 시민들은 “평택시가 체육회와 궁도협회 간 갈등에서 중재역할을 하기보다는 한쪽 편만 드는 것은 행정기관으로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