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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작은 도서관이 뿌린 씨앗… “아이의 꿈·시민 행복이 함께 쑥쑥!”

양성·원곡·서운 등 1면 1도서관 생태계 활성화‥‘책 읽는 도시 만개’
세대 불문 문화프로그램·주민 소모임·독서 동아리 등 ‘큰 호응’
“독서·교육·문화의 교두보로 안성맞춤 행복 완성”

안성시가 조성한 작은 도서관들이 책을 읽는 장소를 넘어, 도시의 일상과 미래를 비추는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책의 향기가 흐르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꿈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게는 배움의 용기를 길러주는 발판이 되고 있다. 동시에 이웃 주민들을 만나고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사랑방 역할로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의 등장 이후 “일상이 달라졌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늘고 있는 이유다. 한때 조용했던 마을에 독서프로그램이 열리고, 아이들의 웃음이 퍼지며 어르신들의 학습 의지가 깨어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안성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책과 사람, 마을이 연결되는 새로운 문화의 시작

 

 

안성시 삼죽면에 사는 한 어머니의 말은 작은 도서관이 가져온 변화를 가장 솔직담백하게 보여준다.

 

한때 '갈 곳이 없다'던 면 지역에서, 도서관은 이제 아이들의 일상을 책임지는 가장 강력한 공간이 됐다. 조용한 서가 사이를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어느새 책을 꺼내 읽고, 프로그램 참여를 기다리고, 친구와 약속을 잡는 모습을 보인다.

 

안성시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화두로 독서와 평생교육, 문화생활이 조화된 활발한 도서관 정책을 추진해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시는 1면 1도서관(작은 도서관) 건립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2년 양성·미양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원곡(2023년), 삼죽(2025년), 서운(2025년) 등 총 5곳을 개관했다. 이와 함께 각 도서관을 중심으로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강화했고, 교육과 문화가 취약한 면 지역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삶의 질 향상과 활기찬 지역사회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면 지역에 도서관이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책 빌리는 곳 하나 생겼구나”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역의 작은 도서관들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배우고 어울리며 성장하는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안성시가 추진 중인 ‘1면 1도서관 사업’이 조용히, 그러나 뚜렷하게 지역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양성·미양 작은 도서관, 지역 문화공간 역할 톡톡

 

1면 1도서관의 첫 시작을 알린 양성작은도서관은 2022년 7월, 양성면사무소 3층에 개관해 3000여 권의 장서는 물론, 상호대차 서비스로 관내 모든 도서관에 있는 책을 볼 수 있다.

 

도서관의 문을 연 지 3년이 흐른 지금, 월평균 980권의 도서가 대출되고 매월 500여 명이 프로그램과 독서를 위해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작은 면적(50㎡)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회와 학교, 지역 문화기관을 촘촘히 연결하며 영유아 영어교육부터 어르신 건강 프로그램, 책과 예술을 연계한 인문학 강연 등 폭넓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운영 직원이 직접 주민자치회 문화분과장을 맡아 활동하는 사례는 ‘도서관이 마을을 바꿀 수 있다’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문화동아리를 활성화해 아날로그 시모임, 장자읽기, 세계문학독서회 등 다양한 모임이 조성되며 지역의 차별화된 문화공간으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양작은도서관은 면지역 도서관 중 가장 큰 규모(256㎡)를 자랑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2022년 12월, 미양행정복지센터 2층에 개관해 60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했고, 이용률이 매년 증가하며 월평균 대출 1560권, 월 1140명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양작은도서관의 상징인 ‘우리마을부엌’은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요리 프로그램과 소모임 등이 활발히 이뤄지는 특색 공간으로 유명하다. 해당 공간은 어린이부터 성인 등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마을 문화의 판을 바꿨다.

 

미양작은도서관은 개관 이후 지역의 인적자원과 교육·문화기관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행정복지센터, 마을 주요 기관단체, 인근 초등학교와 유치원, 세계언어센터, 공방, 출판사 등이 연결되면서 지역 교육문화 공동체가 탄탄하게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양초등학교와 협력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비롯해 어르신 대상 시니어 그림책 놀이텃밭, 천문동아리, 환경을 주제로 한 연필산책가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으며, 작은 도서관을 계기로 주변에 미술관, 공방, 출판사, 식당 등이 하나둘 들어서는 현상도 나타났다. 단순한 시설 하나의 설치가 지역에 새로운 문화적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도파민 과잉 시대, 도서관이 선사하는 행복.‥“원곡·삼죽면으로 확산!”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가 쏟아지는 ‘도파민 과잉 시대’, 원곡과 삼죽면에서는 작은 도서관이 ‘일상의 쉼표와 사색’을 전하고 있다. 책을 매개로 한 배움과 문화 경험, 세대를 잇는 공동체 활동이 자연스럽게 확산되며 면 지역의 생활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2023년 원곡행정복지센터 2층에 문을 연 원곡작은도서관은 개관 2년 만에 ‘가족의 일상 코스’로 자리 잡았다. 4000여 권의 장서 소장, 월평균 1100권 대출, 월 1000명 이상 방문이 이어지며 주민의 행복이 채워지고 있다. 특히 그림책 기반 교육·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아·어린이층의 방문이 꾸준히 늘어나고, 주말·야간 시간대에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목공·천문·원예·요리·보드게임·음악회 등 ‘생활형 문화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인을 위한 폭넓은 프로그램도 자랑한다. 스마트폰, 건강, 노후 준비 등 실생활과 맞닿은 교육부터 캘리그라피, 수채화, 바리스타 등 생활문화 프로그램까지 다양해, 중장년층과 노년층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우는 대표 공간이 됐다.

 

여기에 프로그램 참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동아리도 생겨났다. 공예동아리 ‘원곡수다방’, 보드게임 동아리 ‘원보스’, 라인댄스, 독서모임 등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주민 중에 재능 있는 강사가 발굴돼 철학·영어·공예 등을 직접 교육하는 훈훈한 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올해 2월, 새 단장을 마친 삼죽작은도서관 역시 분위기 있는 공간 구성으로 ‘머물고 싶은 도서관’이 되고 있다. 184㎡ 규모에 4000여 권의 장서, 음악감상코너, 어린이 공간, 소모임실 등을 갖춰 독서·학습·휴식·동아리 활동을 위해 매월 350명 이상이 찾는다. 건강 프로그램과 함께 환경·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이용층을 넓히고, 지역축제·학교 행사와 연계하며 지역문화의 중심지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특히 삼죽초등학교와 협력해 초등학교 100주년 기념 책 ‘삼죽에서 피어난 이야기꽃’을 발간하고, 지난 10월에는 지역 주민들과 가을축제를 개최하는 등 ‘도서관과 마을이 함께 만드는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

 

원곡과 삼죽 작은 도서관이 보여준 변화는 단순한 도서관 이용 증가를 넘어, 면 지역 주민의 삶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안성의 작은 도서관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는 빠르게 소비되는 자극 대신, 책과 사람, 경험이 주는 공간으로 힘 있게 확산되고 있다.

 

 

◇‘책 읽는 안성’은 계속된다…지속 가능한 도시 앞장

 

올해 6월 새롭게 문을 연 서운작은도서관은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남다른 차별성을 띠고 있다. 서운면 행정복지센터 내 독립된 복층구조로 조성돼 넓은 통창 너머로 계절의 변화를 담아내는 녹음과 따스한 채광을 만끽할 수 있다. 194㎡ 규모에 4000여 권의 장서를 갖춘 공간에는 농촌의 삶과 밀접한 24절기를 주제로 한 계절·연령별 도서 전시가 마련돼, 자연과 삶의 리듬을 느끼게 하는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바우덕이와 남사당놀이 관련 자료가 전시돼, 안성의 역사와 문화,일상을 잇는 ‘생활문화형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서관은 버스정류장과 인접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고, 편안한 마루, 소파 등도 비치해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세대별 방문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개관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생활도움·취미·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행복한 노년 차담’, ‘귀농귀촌 원예 체험 프로그램’,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한 어린이 독서프로그램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안성시는 2026년 ‘고삼작은도서관’ 조성으로 지역문화 접근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고삼작은도서관은 1985년에 건축된 유휴공간(농업인상담소)을 리모델링해 약 55㎡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삼면 주민들의 정주 여건 향상은 물론, 도시 전체의 문화 균형 발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시는 다가오는 겨울방학 기간에 맞춰 아이들의 학습·문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장선다.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독서·놀이·체험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고,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확대해 방학 동안 아이들의 성장 환경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안성의 작은도서관들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배움·문화·세대·공동체를 잇는 지역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안성은 도서관을 토대로 도시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인프라 확충, 평생교육과 연계된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시민 행복은 물론, 인구 유입과 도시브랜드 강화 등 ‘더불어 사는 풍요로운 안성’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시 관계자는 “안성의 도서관은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지혜와 상상력을 키우고 문화·교육 등 공동체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식과 희망이 흐르는 공공의 장(場)으로써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의 중요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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