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2차 국제엑스포기구(BIE)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의 연사로 직접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하였다. 세계엑스포가 과연 무엇이길래 각국의 최고위층들이 직접 나서는 것인가? 세계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 중 하나로서 개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효과가 지대하다. 국가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다른 어떤 요소보다 향상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는 2007년 30위, 2012-13년 27위, 20..
지난 6월 15일 윤석렬 대통령은 이주호 교육부장관에게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건 수능문제로 내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 또한 발령 6개월 밖에 않된 교육부 대입국장이 경질됐고, 교육부 장관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를 공표했다. 다음날부터 교육당국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전체에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2주가 지난 현재도 논란은 가라않지 않고 있고, 정작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입시제도의 핵심은 공정성 확보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제도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우리 몸의 신경망 만큼이나 복잡하고 섬세하다. 수능이 도입된지 30년이 흘렀고, 정권마다 선의를 가지고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그때마다 여론의 질타..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으로 넘어가자 양정의숙 경제과를 졸업한 안희재는 연해주의 중심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연해주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홍범도를 비롯한 독립군과 애국지사들로 붐볐다. 근대 조선에서 드물게 경제학을 공부한 안희재의 눈에 들어온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재정난이었다. 독립을 주창하며 사자후를 뿜어내는 지사들이 들끓고 독립군에 지원하는 열혈청년들이 넘쳐났지만 그들의 활동과 무장을 뒷받침할 경제적 기반이 없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안정적으로 독립투쟁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안희재는 가장 빛이 나지 않는 그 일을 자신이 맡기로 했다. 고향 의령으로 돌아온 안희재는 제지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이 잘 되었지만 그 정도의 수입으로는 국내외에서 전개되는 독립자..
‘정성운동’은 함흥-흥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북한에서 ‘정성운동’은 1961년 흥남에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소년을 흥남비료공장 의료진과 함흥의대 실습생들이 자신들의 피부를 이식해 살려낸 이야기를 ‘정성운동’으로 호명한 대중운동이다. 160여명의 피부를 이식해 기적적으로 살려낸 방하수 소년의 이야기는 사회주의 인간형상 창조의 원형으로 불려진다. 사회주의 인간형상이란 자신의 피와 살을 남에게 주는 헌신과 희생정신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운동’의 발원지인 함흥의학대학은 1990년 정성대학으로 개칭했다. 함흥-흥남은 어떻게 ‘정성운동’의 발원지가 되었을까. 당시 북한은 해방과 함께 전쟁으로 파괴되고 몹시 가난했다. 남북의 체제 대립이 심했던 냉전시기 사회주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무엇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
경기신문은 26일자 1면 ‘경기도내 기초지차체 위기청소년 전문 상담 인력 턱없이 부족’ 제하의 기사를 통해 ‘위기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지만 도내 각 지방정부의 전담인원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상담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도내 기초지방정부들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정폭력, 가출, 폭력 등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문제 해결과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전문 상담사들은 청소년 개인 상담은 물론 놀이치료, 심리검사 등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상담하고 있다. 그러나 전담 상담 인력이 매우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시에는 청소년 20만 2462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20명이 위기청소년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담당하는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전문 상담 인력은 겨우 50명이다. 상담 인력 1명당 40명의 위기청소년을 관리해야 한다. 상담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전문 상담 인력들은 “퇴근 이후에도 업무를 보는 등 과로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위기청소년들이 상담을 신청해도 미뤄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상담 서비스가 3~6개월 지체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용인시, 고양시 등 인구 100만이 넘는 다른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용인시와 고양시의 청소년 인구는 각각 19만여 명, 17만여 명이지만 전담 인력은 고작 30여 명 내외란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은 성인 상담보다 더 많은 시간과 전문적인 지식, 장치가 필요하다”는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의 말은 곧 인력증원과 효율적인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방정부들은 복지예산과 인력 확충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다. 2016년 학지사가 발행한 ‘상담학 사전’에 따르면 위기청소년이란 가출, 학업 중단 또는 실업, 폭력, 성매매, 약물 오남용 등의 비행‧범죄, 불안·우울 등 심리적 장애, 자살의 위험이 높은 청소년을 말한다. 위기청소년 대부분은 적절한 개입이 없이는 정상적인 발달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위기청소년들 가운데는 마약사범도 있다. 청소년 마약사범은 최근 급증했다. 지난해 10대 마약사범은 481명으로 10여 년 전인 2012년의 38명에 비해 무려 12.6배 증가해 사회에 충격을 줬다. 최근엔 청소년들이 마약을 운반‧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청소년 조폭도 점점 늘어났다. 정우택 의원(국민의힘, 충북 청주시상당구)이 경찰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조폭 범죄 관련 검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조직폭력배는 3231명인데 이 가운데 210명은 10대 청소년이었다. 조폭 범죄에 연루된 청소년은 지난 2018년 100명, 2019년 146명, 2020년 154명, 2021년 98명, 2022년 210명으로 2021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안산‧시흥 일대에서 가출청소년들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해 협박한 일당들도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우리 사회는 이런 범죄로부터 위기청소들을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지역사회 청소년 유관 기관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사각지대 청소년을 보호하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해주길 바란다.
오염수 방류 임박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터널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보도이다. 이대로라면 방류가 임박한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원전 오염수와 관련된 최종보고서에 심각한 문제 제기가 없으면 일본 정부는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단식 농성을 통해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고, 어민들은 어업에 미칠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권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과 국민적 우려에 대해 ‘광우병 사태’에 빗대어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과학은 무엇인가 많은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를 꿈꾼다. 아인슈타인 같은 물리학자,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과학자, 누리호 발사 성공을 보면서 우..
우리 주변을 조만 돌아보면 우리는 혼돈과 무질서의 어딘가에서 허우적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우리는 거대한 질서 속에서 웅장한 생명의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중이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분자는 이전에 누구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였고, 또 앞으로도 누군가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몸을 결코 소멸하지 않고, 지구 상의 생명이 계속되는 한 끊임없이 다시 어딘가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분자 단위만이 아니라, 내 몸을 꾸려가는 기본 원리도 살아 있는 세상의 모든 나머지와 함께 같은 원리로 돌아가며 함께 호흡한다. 우리는 진정 우주에 속한 존재이며, 이 귀속감을 깨닫는 일은 우리 삶에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 그 깊이를 더해준다. (프리초프 카프라) 예수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와 부처가 출현하신 시대, 혹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는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형식에 치우친 종교적 관행이라든가, 지식층인 성직자 계급이 일반 백성들의 종교적 욕구를 악용하고 왜곡시키는 작태는 엇비슷했지요.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그 모든 걸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러’ 오셨고, 광명과 해방의 길이 모든 인간에게 열려 있음을 선포하러 오셨던 거죠. (토마스 매터스) 믿음이란 나를 구원하시고 나의 참된 본성을 내게 열어주시며 스스로를 드러내시는 하느님께 온전히 우리를 맡겨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먼저 계시가 있고, 뒤이어 이에 대한 응답으로 믿음이 따릅니다. 그리고 나면 드디어 지성적인 이해가 이루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믿음에 대한 지성적인 이해가 꼭 필요한 까닭은, 참된 실상과 근본적 조우가 이루어지는 순간을 언제라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고, 아울러 다른 사람에게도 이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슈타인들-라스트) 과학이라는 이름의 거대 군수사업은 지금 말할 수 없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과학이라는 정신 자체가 뒤틀어져, 정말 긴요한 일과는 무관하고 어이없는 목적에 엄청난 수의 과학자를 투입해 그들의 능력과 노력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른바 연구개발비의 명목으로 지급되는 돈의 75퍼센트 이상은 군사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란 거의 예외 없이 탕진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카프라) 과학의 패러다임 변화와 신학의 패러다임 변화를 비교하는 구도를 잡아 서로를 연결시켜보면, 과학에서의 ‘구조’를 신학에서는 ‘불변의’ 삼위일체로, 과학에서의 ‘과정’을 신학에서는 ‘현실’의 삼위일체로 맞대응시킬 수 있겠습니다. (매터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
정치권이 극한대결 대오를 좀처럼 풀지 않는 갑갑한 시국에 경기도가 실행하고 있는 작지만 소중한 노동 혁신행정들이 신선하다.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과 ‘찾아가는 노동 상담’이 그것이다. 거대 담론을 중심으로 무한대결 기류에 빠져 소음만 양산하고 있는 중앙정치에 넌더리가 난 지역민에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헤아려야 할 진정한 덕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변화다.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불합리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경기도는 경비원 임금 피해 방지대책 등을 담은 ‘제18차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 사항은 총 6개로, 우선 사회 쟁점이 되는 경비원 임금 착복 등 임금 피해 방지를 위해 경비원을 비롯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용역업체가 관리주체에 청구할 경우 제출한 임..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불철주야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다섯 가지 감정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자연 속의 좋은 집과 좋은 부모님, 절친과 하키팀 동료들에 둘러싸여 부족한 것 없는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라일리는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지며 뜻대로 안 되게 된다.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들이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되돌아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본부로 돌아오고 라일리는 회복되는데 다섯 가지 감정들은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각자의 위치에서 라일리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라일리처럼 감정은 인생의 순간들과 함께한다. 슬픔과 절망감을 견디며 한 노력이 쌓여 기쁨과 환희의 순간으로 변한다.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의 기쁨은 시간이 지나 실망과 권태 혹은 날카로운 증오로 바뀌기도 한다. 감정은 환경에 반응하여 발생하는 느낌과 기분을 말한다. 감정을 통해서 인간은 태어난 후 외부환경에 접촉하고 교류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나이가 들고 성숙하면서 다양하게 분화되는데 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의 두려움, 나에게 이로운 상황은 기쁨, 이 두 가지에서부터 다섯 가지 혹은 학자에 따라서 일곱 가지 혹은 그 이상으로 분류한다. 동북아시아 전통 의학에서는 감정을 희, 노, 애, 락 네 가지로 또는 희(기쁨) 노(분노) 우(근심) 사(생각) 비(슬픔), 공(두려움), 경(놀람)의 칠정으로 말한다. 일찍이 칠정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인식하고 기쁘면 기가 이완되고 분노하면 기가 역상하며 슬픈 생각과 근심은 기운을 뭉치게 하여 막히고 소통되지 못한다는 변화하는 현상을 기술하고 진단과 치료에 반영하였다. 또한 일상에서 감정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는 호흡명상, 기공 등의 양생법이 발달했다. 감정을 잘 인식하고 조절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처럼 실재하는 두려움보다 크게 느껴 과도하게 반응하여 회피하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감정이 허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지나치게 억압하면 무감각해져 위험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감정조절이 잘 안 되어 오래되면 몸과 마음의 질병으로 이환될 수 있고 우리의 행복감과 거리가 멀어지기에 훈련이 필요하다. 감정을 인식하거나 언어적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상태인 감정표현 불능증은 많은 신체화 장애 환자에게 나타나며 다양한 정신장애와 소화불량, 편두통, 위장장애와 같은 신체적인 질병들과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내가 나임을 알 수 있는 존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에 대해서 앞으로 하나씩 살펴볼까 한다.
짜장면 배달비보다 500원 적은 KBS수신료가 몇달간 몰매 맞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사장과 보도태도가 맘에 안들어 여론을 몰아가는것으로 보인다. 지금 중요한건 수신료 징수방식이 아니라 OTT로 말미암아 빅뱅이 일어난 방송생태계 속에서 방송이 어떠한 역할을 할건지 방송산업의 균형적 발전방안을 만드는건데. 공영방송을 운영하는 나라는 예외 없이 수신료를 징수한다. 이 재원조달 방식이 정권,광고주의 압력으로부터 공정한 방송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기 때문이다. 2021년 KBS의 수신료 수입은 약 6863억원이다. 공영방송이 있는 영국은 5.9조, 독일은 10.8조, 일본은 7조의 수신료를 국민이 부담했다. 전기요금에 수신료를 합산시킨 국가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많다. 징수에 따른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위해서다. 현행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