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를 각오한 듯 / 날갯짓 포기한 채. 아찔한 허공에서 / 꽃잎 지듯 추락 했단다 죽을까 / 살까 망설인 머뭇거림 전혀 없이. 목표 지점 향한 직립 / 바람이 툭 건드려 중력도 중심 잃어 / 아스팔트 도로위에 머리가 / 먼저 부딪쳐 물구나무로 날개 편 사망. 고층 아파트를 / 선택한 실수들은 한순간 흐릿해진 / 오판의 댓가라지만 시험지 / 공포를 모를 저 죽음에 의문부호 찍는다. 시인소개: 서울문학 시조부분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경기지회 공로상 수상 경기 시낭송협회 고문, 경인 시조시인협회 회원 경인 시낭송협회 회장,우리 농산물 직판 운영협 이사 늘푸른 인테리어 대표
등은 뒤에 숨어 어쩔 수 없이 못 본다 하자 얼굴은 왜 평생 볼 수 없을까 바로 앞에 있는데 거울 속 허상만 보고 내 얼굴인가 살아 왔다 마음은 늙지 않아 늘 젊은 때 모습 같지만 동창들 주름진 얼굴에서 내 얼굴을 만난다 세월 속 내 얼굴이다. 끝내 못보고 헤어질 -박용하 시인소개: 충북 영동 출생. 2002년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시조)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 ‘선운사 이팝나무’ 제2회 경인시조문학대상 수상
공주가 시집간다 청첩장 내밀더니 공주가 젖 먹인다 옹알이를 해대는다 사십에 첫 아이 안고 세상없이 취했군요. 시인소개: 전남 해남 출생. 본명 강성금 조선대학교, 성균관대 대학원졸업 1994년 ‘현대시조’로 등단 2005년 현대시조 좋은작품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경기시인협회원
매미는 맵다 울고 쓰르라미 쓰다 우네 오미 중 고약한 맛 고삼초가 으뜸인데 그보다 더 쓴 게 있나니 고생 맛 그 아닌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본능 생리 가려먹기 저마다 바라지만 오는 것은 쓴 맛인데 한 많은 세파의 고난 苦盡甘來 맛볼 손가 맛 찾아 헤맨 인생 낙조가 눈 앞인데 맞는 맛 못 찾아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아마도 당기는 맛 찾기 허망한 꿈 아닐까. ▲ 시인소개 -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졸업 - 제2회 경인시조문학 신인상 당선 - 경기도 중등교장 정년퇴임 - 경기도 문화유산해설사로 봉직
어쩌자고 각角을 세워 긴장을 당기는가 아무리 곱게 봐도 한 자락 찢기겠다 저 혼자 뿔난 성깔로 곤두서는 외로움. 시인소개: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경기지역 부위회장. 경기도문인협회 자문위원, 시조문학문우회 이사. 노산문학상, 백양촌문학상, 경기문학상, 경기예술대상, 황산시조문학상 등 수상.
그대 그리움이 눈물로 쌓이는 밤 허공에 걸려 있는 쇠잔한 낮달처럼 세월은 풍차로 돌고 돌아 고운 추억 엮고 있다 소리 없이 파고 드는 아슴한 바람소리 곱게 물든 가을산은 상흔으로 일어서도 가슴에 간직한 언약 행복이라 말해 두자 아껴 놓은 녹차 한 잔 가을밤은 깊어간다 호올로 피어 있는 국화꽃 송이송이 내일도 해가 뜨겠지 기다림의 길목으로. 시인소개: 한국문인협회 회원.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여성시조협회 이사. 경인시조시인협회 부회장 허난설헌 문학상·초호 김동명 문학 시조대상 수상 지평을 여는 바람외 4권 저서.
별, 섬 박 청 호 이 땅에 뒹굴다 공기가 차다 돌이 아직 따숩다 손(手)이 빛을 만진다 손의 입술이 말을 내뱉는다 詩 날아오르다! 한 번 떠난 빛은 하늘이 멀다 바다에 멈춘다 섬, 언제 그곳에 살았던 적 있었던가 시인소개: 박청호 1967년 부산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및 동 대학 예술대학원 졸업 1989년 ‘문학과비평’에 12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단에 데뷔
뻗친 것이라 한다 나무가 뻗쳐서 가지가, 이파리가 되고 사람이 뻗쳐서 그리움이 된다 한다 어떤 사람은 뻗쳐서 나무에, 하늘에 닿는가 어떻게 사람과 나무가 한 몸이 되어 하늘로 뻗치고 하늘이 되고 온 하늘에 뻗친 가지가 되고 하늘의 가지에다 온갖 별자리를 매다는가 어떤 그리움이 뻗쳐서 그리 많은 별빛들을 켜는가 하늘은 어떻게 길을 내주고 한 사람은 공중에서 길을 비치며 모든 별빛을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오는가 시인소개: 위 선 환 1941년 전남 장흥 출생.1960년 용아문학상 수상. 2001년 ‘현대시’에 ‘교외에서’ 외 2편을 발표하며 활동시작. 2008년 현대시 작품상,2009년 현대시학 작품상 수상. 시집 ‘나무들이 강을 건너갔다’, ‘눈덮인 하늘 에서 넘어지다’, ‘새떼를 베끼다’ 등
저 투명한 화살 내리꽂힌다 적의는 없다 다만 확인하지 않으면 한사코 사라져버리는 중심 그 한 지점을 잊지, 잃지 않으려 온 몸으로 동심원의 과녁을 그리며 그 한 가운데에 저를 세운다 그래서 지금 흐르는 저것은 비의 피 저 준열한 것의 끝은 참 맑다 투명하다 시인소개: 1962년 전북 남원출생. 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 편운문학상 신인상·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수상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등
저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 땅의 소리인가? 하늘 소리인가? 한참 생각하니, 종소리. 멀리 멀리서 들리는 소리. 저 소리는 어디까지 갈까? 우주 끝까지 갈지도 모른다. 땅속까지 스밀 것이고, 천국에서도 들릴 것인가? 시인소개: 1930년 1월 29일 (일본) 1949년 문예 ‘갈매기’ 등단 서울대학교 수학, 2003 은관문화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