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킹이 유행이다. 플로킹(Ploking)이란 길을 걸으며(Walking) 쓰레기를 줍는 행동으로, 이삭줍기를 의미하는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인 플로깅(Plogging)과 함께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전 세계적 환경운동이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스쿼트 운동과 비슷하며,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에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또한 최근 방송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플로킹을 하는 모습이 노출되며 교육적 놀이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업은 임직원 플로킹 캠페인을 열거나 플로깅 용품을 제공하는 등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위해 유행에 편승한지 오래다. 여행 역시 국내 숙박업소는 물론 여행상품에서도 플로킹을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몽골 대자연 지키기’와 같은 플로킹 상품이 점점 인기를 얻는 중이다. 그러나 현실은 SNS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아무리 주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 워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 많은 쓰레기에 SNS엔 뿌듯함보단 씁쓸함이 가득하다. 이런 유행은 전부터
21대 후반기 국회가 50여일의 긴 식물국회를 끝내고 대정부질문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국내외 대형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많은 국민들은 그동안 허송세월한 시간을 압축해 입법부 본연의 임무를 다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바람과는 달리 여야 정치권을 보면 제사보다는 젯밥에 쏠려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바로 2024년 총선 공천권과 관련한 차기 당권 경쟁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로 흘러가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8월 28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국민들이 더 주목하고 우려하는 곳은 집권여당인 국민의당이다. 정상적인 일정대로라면 내년 6월에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6개월의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당 지도체제의 불확실성이 파장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가 이대표 대 비(非) 이대표로 갈라지는 것은 물론 차기 당권 주자 사이에서 대표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분출하고, ‘윤핵관’ 안에서도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이면 지도체제가 어떤식으로든 결론이 난다. 반면에 여당은 전당대회 시기나 선출 방식 등이 안개속으로 빠져들며 내부 분화가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당원
연일 추락하는 새 정부의 국정지지도를 보면서 쉬운 길을 나두고 어려운 길, 그것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을 택하여 고생을 하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지지도 추락의 원인은 각자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남북관계만을 가지고 논하고자 한다. 북한에 끌려 다니다 핵문제 등 남북문제를 망쳤다는 생각으로 탈북자 북송 등을 정쟁화하여 지지를 얻겠다고 기대했다면 이는 큰 착각이라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과거 북풍공작 같은 일에 휩쓸릴 정도은 아니며 나름 균형감각을 갖는 안보관을 갖고 있다. 그런 수준 있는 우리 국민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관점에 따라 첩보 등 당시 상황을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인데, 지금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문제는 제쳐두고, 남의 탓을 통한 자신의 정체성, 가치를 높이려는 꾀를 부림을 우리 국민들은 직시하며 비판하고 있음이 현재의 윤정부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5년 대북정책을 자세히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북한에 끌려 다녀서가 아니라 미국에 끌려 다니다 대북정책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2017년 선거에 승리한 후 문재인 정부는 끊임없이 북
사람은 저항하는 거다. 저항하는 것이 곧 인간이다. 저항할 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왜 그런가? 사람은 인격이요 생명이기 때문이다. 인격이 무엇인가? 자유하는 것 아닌가? 우선 나는 나다 하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나는 나를 위한 것이다 하는 자주하는 의지로서, 내 뜻대로 내 마음껏, 나를 발전시켜 완전에까지 이르자는 것이 인격이다. 저항! 얼마나 좋은 말인가? 모든 말이 다 늙어버려 노망을 하다가 죽게 된다 해도, 아마 이 저항이라는 말만은 새파랗게 살아나고 또 살아나 영원의 젊은이로 남을 것이다. 아마 ‘맨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하던 그 말씀은 바로 이 말 곧 ‘저항’이었을 것이다. 왜 그러냐고? 말씀은 근본이 반항이다. 가슴 속에 갇혀 있지 못해 터지고 나오는 기(氣), 음(陰)한 주머니 속에 자지 못해 솟아 나오는 정(精), 맨송맨송한 골통 속에 곯고 있지 못해 날개치고 나오는 신(神), 그것이 곧 말씀이다. 깨끗하다는 동정녀의 탯집도 그냥 있을 수 없어 말구유 안으로라도 박차고 나오는 아들이 곧 말씀이다. 천지창조하려는 ᄒᆞᆫ님 곧 물 위에 운동하셨다는 그 운동은 무슨 운동이었나? 반항운동이었다. 암탉이 알을 까려 품고 앉은 듯한, 무슨 큰일을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선명한 색채로 사람과 동물을 섞어 환상적이며 신비한 그림을 수없이 그렸다. 그의 그림엔 아이와 여인, 꽃을 든 남자와 비둘기, 뛰어 오르는 염소와 아이들, 방긋 웃는 해님이 등장한다. 동심을 부활시키는 이 소재들은 우리의 맘을 녹여주고 꿈꾸게 한다. 20세기 프랑스에 귀화해 성공한 최고의 예술가 샤갈.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와 네오 프리미티즘 성격을 띤다. 이러한 그의 화풍은 동유럽의 유대인 마을 슈테틀과 유대전통, 그리고 러시아 민속학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샤갈은 러시아 비테프스크의 가난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식료품 가게를 했고 아버지는 시나고그에서 일했다. 다정한 어머니는 항상 아들에게 성경을 읽어주며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르쳤다. 그림에 소질이 많은 샤갈은 일찍부터 데생을 공부했고 스무 살 때 생페테르부르크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레옹 박스트(Léon Bakst)가 연 프랑스 인상주의에 눈을 떴고 파리를 사모했다. 러시아의 반유대주의가 극성을 부리자 그는 스물세 살 때 파리로 피난 왔다. 이때 원래 이름인 모이슈 자카로비치 샤갈로프(Moishe Zakharovitch S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의 인권 말살 수사 속에 진행된 지난 21대 총선이었다. 압승 결과에도 불구하고 개혁은커녕 이를 수행했어야 할 민주당은 2년 후 치러진 올해 대선에서 정권을 야당에 넘겨주었고, 참담한 지선 성적표마저 받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지난 2년의 몰락을 성찰하기보다는 곧 있을 전당대회의 당권 싸움으로 여전히 소란스럽다. 한편, 대표적 진보 정당으로 여겨졌던 정의당은 궤멸이라 부를 정도의 초라한 성적과 함께 정당 존립 위기마저 거론될 정도로 그 존재감은 사라졌다. 하지만 각 당의 선거 패인 분석은 국민 눈에서는 너무도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엉뚱한 원인을 거론한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추진해서, 정의당이 조국사태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이 21대 총선의 높은 지지 이후 신속한 개혁 완수에 이어 국민 눈높이 정책을 실시했고, 대선을 맞이해 보기 좋은 경선을 치렀어도 정권이 교체 되었을까?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개혁 열망에 부응은커녕, 당 강령에 개혁이란 단어가 있는 정당으로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검찰, 언론, 재벌 개혁 등 그 무엇 하나 제대로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 21대 총선부터 무너진 정의당이 대표적 정책
대일배상 요구, 그 시작과 역전 1947년 8월, 남조선 과도정부는 “대일배상요구 조건 조사위원회”를 조직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일(對日) 강화조약(講和條約) 샌프란시스코 회의에 이 문제를 정식 제기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조사위원회는 해방 당시 일본이 다급하게 남발한 조선 은행권 45억원의 발행보증으로 남긴 공채보상과 반출한 금괴반환 등을 요구하면서 민간피해에 대한 내용도 다음과 같이 그 피해목록을 정리했다. 항목당 자세한 내용이 있으나 일단 제목만 거론해보겠다. 이는 당시 조선은행 업무차장이었고 훗날 한일교섭 과정에서 재산청구 위원회 대표가 된 이상덕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 “(1) 약탈에 의한 손해 (2) 강제동원된 전쟁의 결과로 받은 손해 (3) 학대 강탈에 의한 손해”로서 이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피해를 목록화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요구의 논리는 “징벌적 보복조처로서의 부과가 아니라 희생과 피해 회복을 위한 공정한 권리의 이성적 의무 이행”이었다. 이보다 앞서 1945년 11월, 미국의 트루만 대통령은 대일배상사절단 단장 폴리(Edwin E. Pauley)를 동경에 파견했고 그 다음 해인 1946년 남한에도 보내 상황진단을 지시했다. 이
세상은 늘 한 번에 망가지지 않는다. 서서히 붕괴한다. 그건 마치 박찬욱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형사 해준(박해일)이 서래라는 이름의 조선족 여인(탕웨이) 때문에 붕괴하는 것과 같다. 붕괴는 물리적인 파괴보다 해준처럼 참담함이라는 정서적 공습으로 다가선다. 붕괴는 간조(干潮)가 끝나고 밀물이 차오를 때 마냥 서서히 스며든다. 지금 우리 사회가 딱 그렇다. 예컨대 1. 이전 정부 때까지 정권의 핵심 공간이었던 청와대를 지금의 정부는 베르사유 궁전처럼 바꿔 관광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한다. 이미 그곳을 버린 자들이지만 공적인 공간을 자기들 멋대로 바꾸겠다고 하는 것이 일단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적어도 공청회 같은 것, 여론을 모으는 척 같은 것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좋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게 누구 발상이고 누구 아이디어인지, 생각한다는 것이 기껏 베르사유라니, 그 상상력에 코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왕정 시대의 가장 화려했던 면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그래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그건 이 공간이야말로 이중의 역사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