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할 여지없는 행복의 조건은 노동이다. 그 첫째는 자기가 좋아하는 자유로운 노동이며, 둘째는 식욕을 돋우고 깊고 고요한 잠을 자게 해주는 육체노동이다. 세상 번뇌가 없는 낙원같은 생활이나 동경해 마지않는 호화로운 생활이 매력적인 것은 틀림없지만, 둘 다 어리석고 부자연스럽다. 왜냐하면 쾌락만 있는 곳에는 결코 진정한 쾌락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틈틈이 찾아오는 짧은 휴식만이 진정으로 즐겁고 또 유익하다. (칸트) 육체노동은 지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적 활동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를 자극하고 촉진시킨다. 지적인 활동과 상상력의 활동은 둘 다 특수한 활동으로, 그 천직이 주어진 자에게만 의무이고 행복이다. 그것이 그 사람의 천직인지 아닌지는 학자이든 예술가이든 거기에 몸을 바치기 위해 자신의 평화와 안녕을 얼마나 희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영원한 게으름은 지옥의 고통으로 생각해야 하거늘, 사람들은 반대로 천국의 기쁨으로 생각하고 있다. (몽테뉴) 가장 평범한 노동에 있어서도, 인간의 영혼은 그가 일을 시작하자마자 차분히 가라앉는다. 의혹, 비애, 상심, 분노, 절망...... 가난한 자도 남들처럼 이런 모든 악령에 시달린
“이렇게 힘든데 검사해봐도 이상이 없다고 하고 그런데 아프고 치료해도 낫지 않는것이 힘들어요.” 그녀는 종합병원에서 온몸을 스캔하듯이 한 심전도, 심초음파, MRI, 면역학적 검사까지 포함한 가능한 모든 혈액, 소변등의 실험실검사를 포함한 여러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대해서 힘들어했다. 검사상 이상이 없다면 그건 아직 혈액검사나 가타 영상검사 등에서 측정될 정도의 물질적, 기질적 변화가 없다는것이니까 이제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서 치료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말은 그녀에게 전혀 닿지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산부인과에서 이미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질염, 위염, 경추디스크 진단도 받았다. 다만 그 병명과 그에 대한 약들은 그녀가 가슴을 비롯한 몸의 여러부분에서 두근거리고 목구멍이 답답해서 잠을 자지못하고 다리와 둔부, 목과 어깨 등 전신의 여러군데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도움을 줄수 없었다. 그녀는 내원시 심한 우울과 중등도의 불안소견을 보였는데 그녀가 가장 불안한 원인은 무슨병인지 모르는데 힘든 증상들이 있는것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피임약을 다시 복용하기 시작하고서부터 두근거림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 피임약은 정맥혈전의 부작용이
약 40년 전 어느 날 사회면 톱기사다. 6·25 때 월남하여 성공한 한 노인이 강도에게 살해되었다. 그는 열심히 일하여, 돈 참 많이 벌었다. 그의 여러 빌딩들 가운데 가장 허름한 게 장충동에 있었다. 노인은 그 건물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삼각진 작은 공간에서 일을 봤다. 낡은 전기장판, 전화, 오래된 치부책들 몇 권, 볼펜 두어 자루, 목침 하나가 용품의 전부였다. 점심은 항상 혼자서였고 언제나 값싼 짜장면이었다. 노인은 이렇게 살아서 부자가 되었고, 그 노하우는 비극의 원인이 되었다. 화려하고 당당한 부자들의 가슴 속에 이 노인의 영혼이 들어 있지 않을까. 어느 날 저녁, 스무살 쯤 된 청년이 침입하여 주판을 놓고 있던 노인을 놀라게 했다. “돈 내놔.” “뭐 이 도둑놈의 새끼야.” 노소(老少)가 실랑이 하던 중, 허리춤을 잡힌 청년이 위협용으로 품고 간 칼로 노인을 찔렀다. 부노(富老)의 삶은 그 시간 거기서 멈췄다. 어설픈 청년 강도의 삶 역시 사실상 끝났다. 나는 당시 20대 신문방송학과 복학생이었는데, 그 시절 수첩에 아쉬운 미담들이 적혀있다. 지갑을 털어 주면서, “앞날이 창창한 놈이 왜 이렇게 사냐? 이거 가져가 쓰고, 다음에
상대에 대해 나쁜 감정이 일어나면 그를 비난하고 싶어지는 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난을 하기 시작하면 그에 대한 나쁜 감정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널리 퍼져 있는 미신 중의 하나는 인간은 저마다 정해진 본성을 가지고 있어서 착한 사람, 나쁜 사람, 현명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열정적인 사람, 냉철한 사람 등이 있다는 미신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일 때보다 좋은 사람일 때가 더 많고, 어리석을 때보다 현명할 때가 더 많으며, 냉정할 때보다 정열적인 때가 많다거나 그 반대로도 말할 수는 있지만, 만약 어떤 사람은 언제나 선량하고 현명한데 다른 사람은 언제나 사악하고 어리석다고 말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너는 이웃의 약점을 보고 있지만, 그의 선행 하나가 너의 한평생보다 더욱 신을 기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네 이웃이 불행히도 죄에 빠졌을 때, 너는 그가 그 전에 흘린 눈물도 모르고 그 뒤의 참회도 모르며, 그의 슬픔과 상심의 목격자인 신은 그를 용서했는데도 너는 여전히 그를 비난하고 있다. (성현의 사상) 사람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양쪽에 다 잘못이 있다. 만약 한쪽이…
“방역은 과학이다” 그렇다. 칼럼을 쓰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백신의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른 것인지, 사망한 사람이 사망 전 백신을 접종한 상황인지 구분하지 않고 단순 사실을 중계한 언론이 문제라고 바라봤다. 선거를 의식해서 정치의 이슈로 백신과 방역을 논하는 것이냐고 의심을 가졌다. 정치가 끼어들면 불안은 불신과 불만으로 부정적 감정을 키우고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다시 정치의 힘을 빌리게 만들려는 계산이 아니겠냐 싶었다. 백신과 방역은 의학과 과학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백신 접종이 기대한 대로 빠르고 대량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방역을) 정치의 문제로 치환하려는 것이냐?” 같은 질문을 논할 가치도 없었다. 초기 방역에 실패했던 이탈리아와 미국 등은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 이탈리아는 하루 신규 확진자 4만 여명을 넘겼었고, 미국은 지난 1월초 30만 여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작년 연말 하루 1237명의 확진자수가 최대였다. 나라마다 방역 상황이 다르다. 한국의 초기 방역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이제 감염병 유행을 통제하는 상태인 ‘집단면역’ 단계를 내다봐야 한다. 감염 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상황을 획기적으로 반전시킬 ‘게임 체인저’로 인식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 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연일 난타전이다. 여야 간 논쟁은 물론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잇달아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백신을 둘러싼 정치인들의 거친 논쟁은 아무래도 과도하다. 그로 인해서 빚어지는 국민의 ‘백신 불신’ 심화 현상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멱살잡이인가. 건전한 정책 논쟁을 벗어나 모진 발언을 서슴지 않는 불신 부채질이나 선동은 삼가는 게 온당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권과 언론 등을 향해 코로나19 백신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 계획대로 4월 말 300만 명, 상반기 중으로 1천200만 명 또는 그 이상의 접종이 시행될지 여부는 조금만 더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지금 단계에선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해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정부의 정책을 놓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나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정부의 백신 정책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중심으로 험악한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 지난 4월 13일 서울 중구 청파로 LW컨벤션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관한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장의 발표를 언론이 보도한 핵심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원숭이 폐 세포에 배양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불가리스를 투여했더니 바이러스 저감률은 77.78%로 나타났고, 개의 신장 세포에 배양한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불가리스를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 저감률이 99.999%로 나타났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뉴시스를 시작으로 여러 언론이 춤을 췄다. 한국경제신문은 심포지엄 당일 16시 20분 인터넷판에 「“남양 ‘불가리스’ 코로나 예방 효과 있다” 연구결과 발표」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 연구결과 나와 완제품(불가리스)에서 새로운 가치가 발견돼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기사는 “불가리스가 91년 출시 후 30년 넘게 국내 장발효유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고, 꾸준한 연구와 품질 개선으로 누적판매량 30억병을 돌파했다”며 한껏 띄우며 끝맺는다. 기사 작성자는 객원기자였다. 남양유업 주가는 전날 대비 8.57% 올라 종가기준 38
백신 접종과 함께 주요 나라들이 경제 재개를 알리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이번주부터 G7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양적완화 축소(Tapering:테이퍼링)에 나섰다. 테이퍼링은 인플레이션이 예견될 때 이뤄지는 선제적인 조치로 금리인상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캐나다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6.5%로 전망되는 등 경기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테이퍼링에 이어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2023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이제 금융시장의 눈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을 향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 속도는 백신 접종률이나 경제 구조에 따라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캐나다 같은 경우는 원유 등 자원에 대한 경제 비중이 높은 나라여서 경기회복이 제조업 중심 국가들에 비해 선행할 수 있다. 또 유럽은 국가마다 백신 접종에 편차가 있어 양적완화 축소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미국 Fed도 파월 의장이 현행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지속한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힌 바 있어 있어 당장은 캐나다의 조치가 국제금리의 상승흐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백신 풍요국인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