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널이 애송되는 휴정의 시 중의 하나인 <향로봉> 시다. 나라 만 개의 서울도 개미집인 듯하고 / 일천 호걸은 촛불 위의 하루살이로세 / 휘영청 밝은 달에 / 청허를 베개 삼으니 / 끝없이 불어오는 솔바람도 / 저마다 소리 다르네. 이 시의 ‘나라 만 개의 서울도 개미집인 듯하고’란 귀절 때문에 휴정은 한때 옥에 갇히기도 했었으나 무고임이 밝혀져 풀려난 적이 있었다. 휴정이 선교 판사의 인수를 내놓고 운수 다니던 때에 고향에 들러 옛 집을 찾아갔다. 일찍이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휴정마저 집을 나왔었기 때문에 그때는 이미 폐허가 되어 있었다. 허물어진 빈 집에서 하룻밤을 지새울 때 동네의 노인들과 아이들이 들여다보았다. 그 가운데 한 노인이 누구냐고 묻기에 운학(雲鶴)이라고 아명을 대자 그 노인은 그를 알아보고 반색하며 눈물지었다. 휴정이 이름대로 구름따라 떠도는 신세가 된 것을 보고 노인이 무상함을 슬퍼했던 것이다. 이 때의 감회를 읊은 시가 <환향>이다. 내 어려서 어버이를 여의고 / 열 살 적에 고향을 떠났네 / 서른다섯에 옛 집 찾아보니 / 그 옛날의 아랫마을 윗마을은 / 쓸어버린 듯 밭이 되고 / 뽕나무
하남 광역화장장 꼬리문 갈등 진실은… 하남시의 화장장유치문제가 김황식 시장을 비롯, 시의원 3명에 대한 주민소환으로 이어지면서 지역내 갈등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화장장 유치와 관련, 특정사안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근거없는 악성루머가 나 도는 등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도가 하남시 및 반대위측에 보낸 정보공개를 단독 입수,광역화장장을 건설할 경우 지원할 인센티브 규모를 비롯 김 시장 시민폭행 관련 경찰수사 상황 등을 짚어 본다. <편집자 주> “최고 5천억 지원…실체없는 낭설” 일축, 범대위-하남시장 간 ‘진실 공방’ 종지부 ▲도, 범대위 김근래씨에 답변 공문서 광역화장장 유치시 2천억원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문제가 도로부터 “지원할 계획”이라는 공문이 공개돼 ‘실체없이 떠돈다’는 낭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도는 지난 7월 13일자로 김근래 범대위공동대표가 서면을 통해 질의한 ‘2천억원 지원’ 문제 건에 대해 “도는 하남시에서 광역장사시설에 대한 주민투표결과가 찬성으로 결정된다면
기획시리즈 "생생 재래시장" 서민의 애환과 삶이 담긴 재래시장. 한때 대한민국 유통의 중심지이자 한국경제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재래시장이 외국자본까지 동원된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로 퇴출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민족의 경제를 이끌어 왔던 재래시장이 외국자본을 동반한 대형 유형업체와 맞서기 위해 변화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재래시장의 변화가 침체된 한국경제의 부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변화하는 도내 재래시장을 소개해 서민경제의 기틀이 되는 재래시장을 보다 활성화 시키고 침체된 한국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역사깊은 명물시장으로 오세요~” “조금만 깍아 주세요” “이거 팔아야 얼마나 남는다고, 안돼요” 물건을 깍으려는 손님과 깍는 건 안된다는 상인의 입씨름은 언제나 정겨운 우리내 삶 속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는 재래시장 속 풍경이다. 이 재래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00년 전통의 수원 대표 재래시장인 수원 팔달구 지동에 위치한 지동시장이 그 곳이다.지동시장은 지난 1900년 자연 발생
휴정은 여러 경을 탐독하였는데 아무리 읽어도 글자에만 얽매일 뿐 답답해지기만 하더니 어느 날 홀연히 문자 밖의 뜻을 얻고서 기쁨을 못 이겨 시를 지었다. 홀연히 들어오는 창 밖의 두견새 울음 / 눈에 가득 찬 봄 산이 모두 다 내 고향이네 그 후에도 또 경을 읽다가 저절로 우러나는 감격에 시 한 수를 지었다. 물 긷고 돌아오다 문득 돌아보니 / 무수한 푸른 산이 구름 속에 우뚝 솟아 있네 휴정은 마침내 이 시를 읊은 다음 날 새벽에 스스로 은도를 잡고 머리칼을 잘라버렸다. “차라리 일생동안 어리석은 사람이 될지언정 맹세코 문자법사는 되지 않겠다.” 그 후 휴정은 숭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정식 입산하였다. 휴정은 명산대찰을 유람하면서 수도를 하다가 그동안의 깨달음을 처음에 만났던 선사인 영관에게서 인가받았다. 휴정은 용성 역성촌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다가 우연히 ‘낮에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휴정은 곧 오도송을 읊었다. 머리털은 희어도 마음이 희지 않음은 / 고인이 일찍이 말한 바 / 이제 닭 우는 소리 듣고 / 대장부가 할 일을 다 마쳤네 / 홀연히 저희 집의 밑을 얻고 보니 / 모든 사물이 다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 독주하고 있는 ‘지존’ 신지애(19·하이마트·사진)가 시즌 일곱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신지애는 5일부터 7일까지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 삼성금융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미 사상 첫 시즌 상금 4억원 돌파와 시즌 최다승 우승 기록(6승)을 세운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 국내 통산 최다 상금 기록 경신의 발판을 마련하는게 목표다.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딘 지 1년10개월만에 8천82만원을 벌어들인 신지애는 정일미(35·기가골프)가 13년 동안 쌓은 통산 최다 상금 기록(8천868만원)에 7천861만원 차이로 따라 붙었다. 총상금 3억원인 삼성금융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걸린 우승 상금 6천만원을 받아쥐면 격차는 2천868만원으로 줄어든다. 하이트컵(총상금 4억원), 인터불고 마스터즈(총상금 3억원), KB국민은행 스타투어 5차대회(초상금 5억원),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3억원), ADT챔피언십(총상금 3억원),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총상금 2억원) 등 대회가 줄줄이 남아 있어 신지애의 신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다. 삼성금융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가능성도 아주 높다. 평균타수와 그린…
한국 탁구 대표팀이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리는 2007년 월드팀컵에 출전한다. 월드팀컵은 올해 신설된 대회로 베이징올림픽 때 처음 도입되는 단체전(4단식1복식)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올림픽을 10개월여 앞두고 메달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시험 무대다. 남녀 대표팀 모두 이달초 중국 양저우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대회 출전 사상 첫 8강 탈락 아픔을 겪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남자부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유승민과 주세혁(이상 삼성생명), 오상은(KT&G)이 현지에서 합류하고 허리 부상으로 빠진 이정우(농심삼다수) 대신 태극마크를 단 이정삼(상무)이 힘을 보탠다. 한국은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와 같은 예선 B조에 편성돼 있어 상위 1, 2위 팀에 주어지는 8강 진출 티켓을 따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의 강호 티모 볼과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챔피언 베르너 쉴라거가 각각 이끄는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만만찮은 상대지만 오스트리아만 넘는다면 중국과 결승 대결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여자 대표팀은 같은 예선리그 B조에서 홍콩과 벨로루시, 오스트리아와 만난다. ‘에이스’ 김경아(대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4번 타자로 나름대로 제 몫을 해내며 팀의 센트럴리그 1위에 기여한 뒤 올해 1년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고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니치가 3일 보도했다. 이승엽은 2일 도쿄돔 야쿠르트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올 시즌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가 있었다”며 “팀이 1위를 차지한 만큼 지금부터는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시즌 홈런 41개 등 타율 0.323, 108 타점 등 성적을 남기며 부동의 4번 타자로 기대를 받았지만 올해에는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에 시달리면서 겪게 된 심적인 고통을 털어놓은 셈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승엽은 시즌 초반 손가락 수술을 받기를 원했지만 5년 만의 1위 복귀를 원하는 구단은 좋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고통을 참고 출전하는 것도 한계에 달해 7월12일 2군으로 추락했고, 복귀 후에도 타순이 밀려 7번으로 출전하는 등 고난의 1년을 보냈다. 그렇기에 이승엽이 2일 야쿠르트전 1-3으로 뒤진 4회 1사 2루에서 역대 최대 관중(4만6천260명)이 몰린 도쿄돔 오른쪽 펜스 상단 광고판을 때리는 특대형 30호 투런 홈런을 때린 장면은
대개 이미 지나간 것이 환화(幻化)일진대 부처님도 다 환화로 장엄하여 환화인 중생을 깨우쳤다네. 부처와 중생이 다 하나의 환화일 뿐이니 어찌 우리 대사만이 환화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환상의 정체 또한 거짓이 아니니 보는 이는 소홀히 여기지 말라. 초상을 흠모하여 시를 짓는다.” 진단의 가죽, 천축의 뼈 / 중국의 달과 조선의 바람은 / 살이 있는 머리틀을 움직이는 듯 / 어두운 거리의 촛불 / 법의 바다에 떠있는 외로운 쪽배라네 / 슬프다, 사라지지 않으리니 / 만년이요, 또 천추이어라 진단은 중국, 천축은 인도의 딴 이름이다. 어려서는 남들처럼 서당에서 과거 준비를 했다. 첫번째 응시에서 낙방한 뒤에 연줄이 없으면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합격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과거 공부를 포기했다. 당시의 정치는 부패할 대로 부패하여 급제시킬 사람은 미리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과거를 본다는 방만을 붙였다. 윤원형 같은 외척 세력들이 득세하던 시절이다. 이 시대가 얼마나 어지러웠는지는 동시대에 나온 많은 참서(懺書)를 보면 알 수 있다.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 격암유록의 저자 남사고, 정감록의 저자 정감이 나타나 민중들을 예언과 비결로 위로하였다. 임꺽정이 나
“핸드볼 하나만큼은 최고가 될래요” 하남 남한고등학교는 지난 1987년 팀을 만들어 올해로 창단 20년을 맞은 남자고교 핸드볼 명문학교다. 남한고는 전국대회에서 우승 12회, 준우승 5회, 3위 27회 등 그동안의 대회입상 기록이 전통 명문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남한고는 동부초교를 졸업하고 남한중으로 진학하는 선수들로 수급돼 일자형 선수인프라 효과를 거두며, 핸드볼 도시로 자리매김 했다. 창단 6년만인 지난 1993년, 인천에서 열린 제21회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대회에서 처녀 우승했다. 이후 1994년 중고연맹회장기 우승, 2003년 제84회 전국체육대회 우승 등 지난 20여년 동안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배출한 국가대표선수가 10여명에 이른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제4회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와 제35회 문화관광기대회를 잇따라 제패, 지난 1994년과 2000년의 전성기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이처럼 남한고가 고교핸드볼 명문팀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동력은 학교측의 우수 선수 확보 및 뒷바라지, 감독과 코치의 지도력, 학교 동문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성원, 선수 학부모회의 관심 등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진 작
“인사(人事)를 닦지 않았으므로 세상에 아첨하지 않았고 세상에 아첨하지 않았으므로 불법을 세상에 팔지 않았다. 무릇 선학에 참여하는 자들은 오르지도 못할 절벽 앞에서 거만하다고 비방하는 사람이 많았으니 옛 사람이 말하기를 고기가 아니면 어찌 고기를 알아보겠냐고 한 말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말년에 지리산에 은거하면서 여름이나 겨울을 가리지 않고 누더기 한 벌로 옷을 삼고 음식은 약을 먹듯이 조심스럽게 먹었다. 약이든 음식이든 먹는 것도 먹히는 것도 아닌, 그저 서로 만나 잠시 지나치는 것처럼 억지로 구속하려 하지 않았다. 진리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버린 듯한 보살행이고, 무위의 고고한 실천이었다. 지엄은 어느 날 법화경을 강의하다가 문득 방편품에 이르러 길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중생이 어리석어 스스로 제게 있는 광명을 발견하지 못하고 오래도록 윤회를 받아왔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이것을 불쌍히 여겨 입이 아프시도록 방편으로 말씀하신 것이 바로 법화경 방편품이다. 그러나 모두 중생을 깨우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 것이요, 정법은 아니다. 정법이란 적멸허확하여 말로써 그 형상을 그릴 수 없는 것이니 이제 너희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