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 예산집행이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에 조사결과 드러났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정수 위원장은 제18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화성시가 2019년도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올해 명시이월 된 예산이 946억 원에 달하고 밝혔다. 명시이월은 세출예산 중 해당연도 내에 지출을 집행하지 못할 것이 예측될 때에 미리 의회에 승인을 얻어 다음 연도에 이월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만한 예산을 더 급한 사업에 배정했더라면 얼마나 소중하게 쓰였을까(?) 이는 다시 말해 사업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예산 설정이 잘못된 것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명시이월액이 이처럼 발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배정수 위원장은 명시이월액에 대해 “시급한 현안 사업과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예산이 적기에 쓰이지 못해 화성시의 발전과 화성시민의 행복 증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집행부의 심도 있는 예산편성을 주문했다. 쓰지 않고 남기거나 다음 해로 넘기는 예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짜놓고 보자’는 식의 예산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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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 2월 임시국회가 개막된다. 4·15 총선 이전 마지막 국회다. 30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되는 이번 임시국회 에서는 18∼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24∼26일 대정부질문이 실시된다. 나아가 법안 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가 27일과 3월 5일 열릴 예정이다. 이번 임시회에서 손을 봐 본회의에 넘겨야 할 법제사법위 계류 민생 법안만 170여건을 헤아린다고 한다. 미세먼지 저감관리법,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국가폭력 진실 규명을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이 대표적이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심사를 기다리는 민생 법안까지 셈하면 모두 244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여당은 보고 있다. 그 중엔 코로나19 관련 입법안으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검역법, 의료법, 감염병예방관리법 개정안이 포함돼 있다. 일각에선 지역경제 악화 등 내수 침체 대응을 위해 메르스 사태 때의 전례를 들어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5년 만에 세수가 펑크 난 상황에서 미래세대에 많은 부담을 지우는 국채 발행은 조심스레 접근할 문제다. 혁신도시 지정 등 지역숙원 사업과 연결된 법률안 다루기는 선거철을 맞아 뒤탈이 날 수 있으니 신중해
어제 엿새 만에 코로나19 새 확진자가 나오고 일본에서는 감염자가 열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글로벌 상황은 갈수록 악화 되는 바람에 여전히 국가경제와 서민경제가 큰 타격이다. ‘코로나19’는 국민들의 일상까지 바꾸어 놓았다. 국민들은 외출을 삼가고 건강·취미활동마저 중단하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최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처 신뢰도’ 조사 결과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71.2%(매우 미치고 있다 32.3%, 조금 미치고 있다 38.9%)에 달했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은 28.2%였다. 정부 대처에 대해선 61.1%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처럼 코로나19는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영향을 준다. 경제 기반이 열악한 소상공인들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감염을 우려한 손님들은 식당을 기피했다. 설상가상 중국산 식재료 조달도 어려워 업주의 한숨은 끊이지 않는다. 여파는 화훼 농가와 꽃집에까지 미쳤다. 졸업식과 입학식을 비롯, 각종 행사가 취소·연기되는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중소
전주의 거리를 걷다보면, 이런 시 홍보 문구가 눈에 띤다. “파리가 유럽의 문화심장터라면, 전주는 아시아 문화심장터입니다.” 한옥마을 인근에는 산동네인 자만동 ‘벽화마을’이 있고, 서학동 예술마을인 갤러리 거리가 있다. 이러한 문화 예술과 연계해서 한옥마을과 더불어 원도심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원도심 지역 재생 이미지는 전주가 문화예술 콘텐츠와 연계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발전 가능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할 것이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은 소비구조의 변화와 시장 유동인구의 감소 등 여러 요인들로 시장 침체화가 가속화되자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 사업(문전성시)’에 선정되면서 시작되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한 곳에서 여러 가지 신나는 골목길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이러한 창의적인 공간에서 청년들은 발랄한 청년 상인들로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또한 남부시장부터 객리단길(객사, 전주 웨리단길, 웨딩거리, 영화의 거리)까지 그 활성화가 이어진다면 전주시의 도시재생에 있어서 그 활성화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옥마을에서
달을 하나 넘었다. 설도 지나고 1월도 뒤로 가고 2월이다. 빠르다.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시간은 나를 앞지른다. 뒤로 갈수록 흐름도 가팔라진다. 벌써 2월. 어느 시인은 2월을 ‘벌써’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달이라고 했지만 ‘아직’이라는 말도 잘 어울린다. 이때는 뭘 입어도 마땅찮다. 아직은 추워서 두꺼운 옷을 입지만 우중충하다. 백화점에 진열된 야들야들한 봄옷들 때문이리라. 아직 봄이 아닌데도 봄을 볼모로 한 마케팅에 지갑을 연다. 미리 옷을 사놓고 기다리는 것도 매년 되풀이되는 2월의 단골 매뉴얼이다. 달이 짧아서 그럴까. 손해 보는 기분이다. 아이들 학원 수강료는 달 단위로 일정하게 지불하는데 실제 수업 일수는 다른 달보다 적다. 그렇다고 이삼일 깎아주지도 않는다. 하긴 다른 달과 똑같이 받는 월급은 이득을 보는 셈이다. 그런데 밑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인지. 단물 빠진 애인처럼 밋밋하다. 12월처럼 크리스마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7, 8월처럼 열정적이지도 않다. 4월처럼 하늘거리지도 않는다. 겨울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봄이라고 우기기에도 무리다. 존재감이 미미해서 안쓰럽다. 1월과 3월 사이, 까치발을 한 2월. 눈 감았다 뜨면 지나버리는 아쉬운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다. 노동자의 육체 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 조정해야한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60세 정년이 법제화된 지 2년만에 나온 판결이라 사회적 관심도 컸다. 기존의 60세 정년 논의는 일찍부터 있었다. 1989년 대법원이 노동자의 육체가동연한을 ‘60세’로 규정했으니 30년이 넘었다. 그런 가운데 논의만 24년이 걸렸다. 2013년에서야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정년을 늘릴 경우 세대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탓이 컷다. 거기에 사회보험 적용시점과 보험료 산정, 국민연금 수령 시기까지 모든 게 정년 연장과 맞물려있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고 현재는 60세 정년이 시행중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면서 ‘60세 정년’ 무용지물론이 힘을 받고 있다. 국가의 적정 생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연장은 더는 미룰 수 없는 화급한 국가적 현안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통계청은 오는 10년간 생산가능인구가 연평균 32만5천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럴 경우 고령층을 떠받쳐야 하는 젊은 층의 사회적 부담은 가중되기 마련이
산책을 나섰다. 쌉싸롬하게 매운바람 속에 봄이 들어있다. 환해지기 시작한 나무는 가지마다 새움을 만들고 냉이가 땅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 물풀과 녹조로 힘겹던 저수지도 말끔하게 단장된 채 물 주름을 폈다 접으며 봄을 마중한다. 아직은 추워 공원을 찾는 발길이 뜸하지만 새싹이 돋고 봄꽃들이 피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다. 더러는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더러는 수변 산책로를 걸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머물다가곤 한다. 자작나무를 올려다보니 나뭇가지에 검은 비닐이 펄럭이고 있다. 비밀 조각이 넓어 나뭇가지를 거의 덮다시피 한 채 바람에 찢겨 펄럭인다.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나무 또한 힘들 것 같아 안쓰럽다. 아마도 인근 농경지에서 날아왔을까 짐작해본다. 공원 가까이에 과수원이 있다. 배꽃이 환하게 피고 배에 화접을 하고나면 구슬만한 열매가 맺고 봉지를 씌우고 그 봉지 속에 알이 차오르는 것을 보면 내 과수원은 아니지만 경이롭고 뿌듯하다. 헐렁했던 봉지가 가을이 되면 터질 듯 빵빵하게 배가 자라고 수확을 한다. 이런 과정을 공원을 산책하면서 보는 일은 즐겁다. 이렇듯 우리는 자연 속에서 공존하고 자연을 즐기며 살게 된다. 하지만 들녘에 나서보면…
금호미술관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 Bauhaus and modern Life>전이 2월 2일 종료됐다. 전시 막바지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을 무릅쓰고 많은 관객들이 마스크를 끼고 전시를 관람하고 있었다.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와 빌헬름 바겐펠트 Wilhelm Wagenfeld가 디자인한 의자, 난나 딛젤 Nanna Ditzel, 알바 알토 Alvar Aalto가 디자인한 어린이용 의자, 마리안느 브란트 Marianne Brandt가 디자인한 각종 주방 소품들이 보인다. 조금 연식이 오래되었을 뿐 이미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기에 전시장의 주인공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풍경이 생경스럽기도 했다. 물론 전시장에 놓인 소품들은 이 유명 디자이너들이 최초로 제작한 물건들이기에 그 값어치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들의 디자인이 오늘날에는 대량생산되는 제품이 되어버렸기에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되어 버렸을 뿐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들의 디자인 작업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린이 의자와 가구 전시 섹션이 흥미로웠다. 바우하우스 디자이너들이 만들었던 최초의 어린
발바닥 지도 /김은수 부지런히 걷고 달려왔다. 앉을 때는 무릎을 꿇었고 누웠을 땐 저 멀리 외면했고 열 번 씻을 때 한 번 씻기면서 다칠까 아플까 굳은살 박힐까 걱정해 본 적 없다 우연히 마주친 얼굴 두꺼운 낯가죽엔 지문도 없이 반질거리는 몸뚱이 굵고 짧게 패인 구덩이 밤낮으로 삽질한 길 고지마다 말라붙은 지도 한 장 선명하다. ■ 김은수 1960년 경북 의성 출생, 1993년 시와 반시, 시사문단 등단, 한국문협, 현대시협, 대구펜, 대구문협, 경북문협 회원, 달성문협, 도동문학 부회장역임, 현재 의성문인협회장, 후백 황금찬추모문학상 수상, 시집 『모래꽃의 꿈』, 『하늘 연못』, 『염화 미소』, 『발바닥 지도』 등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