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이라 한다. 우리가 태어나고 익숙하게 살아 온 이 땅을 젊은이들이 지옥이라 한다니 이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인정하고 싶지 않다. 다행이도 부모세대처럼 힘든 일제 강점기나 6·25를 겪지않아 전쟁의 참상과 어려움도 모르고 경제부흥기를 지나다 보니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나는 신기한 일을 많이 보며 자랐다. 언제나 발전했고 나아지는 것만 보아왔기에 꿈이 이루어 지는 것을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꿈꾸는대로 뭐든 이룰 수 있었고 실제로 이뤄 나갔던 희망과 꿈들이 가득한 나라인데 그것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지옥이라는 표현은 인정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개성껏 만들어 놓은 동영상들을 보다가 이런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을 발견했다. 우리나라를 여행하거나 학업 등의 일로 들어온 여러나라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며 느낀 일상에 대해 자신들의 나라와 비교하여 말해 놓은 것이 그것이다. 한국에 익숙한 외국인도 더러 있겠으나 정확한 정보없이 왔다가 그들의 나라에는 찾기 어려운 한국만의 낯설지만 독특하고도 놀라운 문화를 경험하고 난 뒤에 말한 것이기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여러 나라의 시설이나 문화 그리고 관습을 조금이나마 직접적
세시 풍속집 ‘동국세시기’ 등에 따르면 원일(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등으로 불렀던 새해 첫날, 제를 올리는 것을 차례(茶禮)라 하고, 새 옷 입는 것을 세장(歲粧)이라 했다. 어른 찾아뵙는 것을 세배(歲拜)라 하고, 시절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세찬(歲饌), 이때에 마시는 술을 세주(歲酒)라 했다. 지금의 ‘설날’ 풍속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롭다’는 의미가 더 강해지면서 ‘설날’이 ‘새해의 첫날’을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설’ 어원은 어떻게 될까? 정설은 없지만, ‘낯설다’는 의미에서 ‘새로움’, ‘덜 익다’를 뜻하는 ‘설다’에서 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몇 살’이라고 할 때의 ‘살’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설’이 들어간 이들 단어들은 모두 어원상 동계어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공통 의미가 ‘처음, 시작’이라는 점이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일이다. 또 설날에 나이 한 살을 더 먹으니, 나이를 세는 단위인 ‘살’이 ‘설’로 인식된 뜻도 포함된다. 약간 다르긴 하지만 육당 최남선은 ‘설’은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돼 ‘섧다’는 뜻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틀 후면 ‘설날’이다. 풍습대로 라면 내일 저
등 /이승하 아버지가 아들의 등을 본다 잠자는 꼽추 내가 너를 이렇게 낳았구나 아들이 어머니의 등을 본다 지팡이 짚은 꼬부랑 노인 저 때문에 허리가 기역 자로 굽었지요 아들 등을 가만히 어루만져 본다 어머니 등을 몰래 한번 쓸어 본다 따뜻한 등이 밝은 등이 되는 순간 - 이승하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 / 천년의시작·2019 부모님의 ‘등(背)’이 ‘등(燈)’이 되는 순간을 발견했다면 어찌 눈물이 나지 않으랴. 돌이켜 보면 우리들은 아버지의 휜 등을 얼마나 지켜보았는가, 어머니의 꼬부랑 허리를 얼마나 쓸어 보았는가, 시인의 노래를 듣노라면 불효의 죄가 무저갱에 이른다. 어떤 이는 다시는 아버지의 등을 볼 수도, 어머니의 허리를 안을 수도 없는 서러움이 있을 것이다. 문득 어머니 대신 아내의 허리를, 아버지 대신 아들의 등을 어루만져 본다, 슬픔의 무게가 내 등과 허리를 쓸고 내려오는 것을 느낀다. 아내의 눈, 아들의 눈에서 밝은 등(燈)이 빛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그리움 역시 내 등과 허리에 호수로 고이는 것을 느낀다. /김윤환 시인…
2020년 경자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해가 바뀌면서 달라지는 규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세대 1주택 부수토지의 범위가 축소된다. 현행은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할 때 주택의 부수토지는 도시지역의 경우 주택 정착면적의 5배, 도시지역 외의 경우 10배까지 인정해주었는데 2022년(2022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도시지역 중 수도권은 3배까지만 주택의 부수토지로 인정된다. 겸용주택의 과세가 확대된다. 현행은 겸용주택에 있어 주택 면적이 크면 전체를 주택으로 보고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2022년부터 9억원을 초과하는 겸용주택은 주택 면적이 크더라도 주택과 상가 부분을 구분하여 과세하도록 달라진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에 대한 세액감면이 축소된다. 현재 소형주택(85㎡ 이하, 6억원 이하) 임대시 4년 이상 임대하는 경우 30%, 8년 이상 임대하는 경우 75% 세액감면을 해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2호 이상 임대하는 경우 감면율이 4년 이상 20%, 8년 이상 50%로 낮아지니 참고하면 좋겠다. 바뀐 규정은 2021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손익을 통산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해외주식으
우리가 자주 접하는 속담 중에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우물에서 보이는 구멍으로만 하늘을 보고 하늘이 작다고 하는 개구리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되어서 자기의 기준과 눈높이로만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미의 ‘갈라파고스 신드롬(Galapagos Syndrome)’이라는 경제용어가 있다. 갈라파고스 신드롬은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Islands)’에서 유래되었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에콰도르 령인 갈라파고스 제도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자연선택론, 즉 진화론을 설명하는데 큰 영감을 준 장소였다. 이 제도는 남아메리카 대륙과 약 1천㎞ 정도 떨어져 있으며, 태평양 적도 주위에 위치한 19개 화산섬과 주변 암초로 이루어진 군도이다. 섬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았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독자적으로 진화한 종들이 고유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다. 1835년 이 섬을 찾았던 다윈은 잘 보존된 자연 생태계에서 다양한 생물과 동물의 진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갈라파고스의 생태계를 통해 생물의 진화론을 확립하며 세계 과학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종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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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은 한자로 휴(休)라고 쓴다. 사람이 나무에 기댄다는 뜻이다. ▲하던 일을 잠시 그만 둠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하게 함 ▲잠을 잠 등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성경에는 ▲육체적 노동으로부터의 휴식 ▲마음의 평안과 영원한 안식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마음의 경계와 그 마음까지 모두 잊는다는 뜻으로 마음이 일으키는 번뇌와 마음 밖의 세계에 대한 오해와 무지가 사라진 상태를 의미하는 ‘경식구민(境識俱泯)’이라 설(設)한다. 그만큼 쉼은 인간 삶의 중요한 요소다. 쉬어야 충전되고 충전해야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즉충 충즉생(休則充 充則生)’이다. 그러나 우리는 1970년대부터 ‘새벽종’이 울리면서 경제지상주의국가가 됐다. 쉼은 물론 가정조차 돌볼 틈이 없어졌다.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쉼은 게으름과 나태함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와 동일시 되면서 입밖으로 꺼내면 안되는 단어로 전락했다.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말로 애꿎은 동남아 사람들만 부정적 비교대상으로 몰리던 시절이었다. 자연스레 도시계획 단계에서도 쉼 공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 터부시됐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지난해 경기도의 1인당 휴게공
2011년 아덴만에서 우리나라의 삼호 주얼리호가 소말리아해적에게 나포됐다. 이때 석해균 선장은 소말리아해적의 목적지와 반대편으로 배를 운항했고 해적들이 눈치 채자 배를 지그재그로 몰아 시간을 벌었다. 이후 그는 해적들의 총격으로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 풍전등화의 상태였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의 목숨을 살려준 ‘화타’는 아주대 병원 이국종 교수였다. 이 교수는 이후 의료계의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2017년 판문점으로 귀순하면서 북한군의 집중 사격을 받아 5~6곳에 치명상을 입고 만신창이가 된 북한 병사 오청성 씨의 수술도 집도했다. 출혈이 심해 수술 과정에서 혈액 1만2천CC를 수혈 받아야 할 정도였다. 오 씨는 완쾌되어 퇴원했다. 지금 ‘이국종’이란 이름을 모르는 국민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석해균 선장 수술을 성공시켜 매스컴을 타기 이전에도 이국종 교수는 이미 명의로 소문난 의사였다. 큰 사고로 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려면 한시라도 빨리 아주대병원으로 가라는 말이 환자나 가족 사이에서 나돌았다. 그곳에 약 20년 동안 중증외상환자를 살려낸 이국종교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국종 교수는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
1969년 7월 20일이었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우주선에서 내린 루이 암스트롱이 달 표면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마치 로봇처럼 걸어갔다. 그 장면이 세계로 중계되었다. 전 세계가 흥분했다. 세계인 모두가 미국을 칭송하며 부러워했다. 중국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모택동만은 달랐다. 중국인이 목말을 타고 달에 오르면 충분히 도달할 수가 있다며 호언장담했다. 그 얘기를 듣고서 웃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비웃음거리였다. 겨우 60여 년이 흘렀다. 지금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미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초강대국 미국도 어쩌지 못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모택동의 호언장담을 비웃을 사람은 없다. 바로 그 당시였다. 우리나라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정부는 말할 것이 없었다. 온 사회가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로 국민의 출산 의식이 바뀌었으나 정책은 더 강화되었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 정책은 전방위에 걸쳐 펼쳐졌다. 정관수술을 유도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까지 했다. 물
우정이란 무엇인가? 친구, 벗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친하게 사귄 사람, 뜻을 같이하는 사람,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로 수용, 신뢰, 존중의 바탕위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도움을 교환하는 동반자이며, 우정이란 친구사이의 가깝고 친한 정(情)이란 의미로 건전한 사랑(가족적 의미)의 일종 이다. 문학평론가 고미숙은 우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본주의가 사랑을 너무 강조해서 우정이 폄하 되고 있다. 사랑의 기본은 독점과 배타적 소유로 집착을 낳기 쉽고 금전과 긴밀히 연결된다. 이런 관계에만 몰입하면 존재가 작아진다. 또한 가족관계는 애증과 부채감이 기본이라 수평적 대화가 어렵다. 사랑과 가족을 초월해 우리를 가장 성장 시키는 것은 도반(道伴 : 함께 도를 닦는 벗) 즉, 우정이다.’ 사랑과 우정의 차이는 무엇인가? 사랑은 느낌이고, 우정은 이해이다. 사랑은 주는 것이지만, 우정은 주고 받는 것이다. 사랑은 술을 찾게 하는 것이고, 우정은 같이 마셔 주는 것이다. 사랑은 같이 걸어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지만, 우정은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사랑은 오직 한사람과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고, 우정은 여러 사람과도 같이 할 수 있다. 사랑은 오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