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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떡

이창식 주필

관혼상제는 물론 명절과 아기 백일이나 돌, 또는 생일·회갑·칠순 따위의 잔치 때 빼놓을 수 없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떡이다. 올 설에 너나없이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을 먹었을 것인데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하여 첨세병(添歲餠)이라했다. 남주북병(南酒北餠)이란 말이 있었다.

 

옛날 무반(武班)은 서울 남산 밑에 살고, 고관과 부자들은 북촌에 살았다. 무반은 구차한 생활에 불만이 많아 이를 달래기 위해 술을 빚어 마셨고, 북촌의 고관과 부자들은 여유가 많아 여러가지 떡을 만들어 먹은 데서 비롯된 말이다. 우리나라 떡은 가지수도 많지만 계절과 고장에 따라 만드는 법과 맛도 다르다.

 

설날의 흰떡과 인절미(引切米), 보름날 약식, 음력 매달 초하루의 삭일송편(朔日松餠), 삼진날(음력 3월 3일) 두견화전, 한식의 쑥떡과 쑥단지, 초파일(음력 4월 초여드레)의 느티떡과 장미화전, 단오(음력 5월 5일)의 수리치떡과 도행병(桃杏餠), 유두일(음력 6월 15일)의 증편, 칠석날(음력 7월 7일)의 백설기, 추석(음력 8월 15일)의 오려송편, 중양절(음력 9월 9일)의 국화전, 상달(음력 10월)의 시루떡 등이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떡에는 서로 붙게 하는 찰기가 있다는데 이는 더불어 먹음으로써 서로 다른 마음을 접착시킬 수 있다는 심정적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차례나 제사 때 떡을 올리는 것도 조상신과의 만남을 통해 사자(死者)와 생자(生者)가 합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 탓이다.

 

옛날 과거 보러 한양으로 떠나는 서생은 찰떡을 당상목에 붙이는데 그치지 않고 과거길을 걸어 가며 줄곧 찰떡을 먹었다. 이는 급제 염원의 표출이었다. 오늘날에는 대입 때 응시생에게 엿을 먹이고, 고사장 문간에 엿을 붙이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합격을 바라는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다.

미루어 보건대 우리의 떡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신앙적 정신이 깃든 귀한 음식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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