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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수저(匙箸)

이창식 주필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도 없고 빠져서도 안되는 것이 수저다. 수저(匙箸)란 두말할 것도 없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하는 말이다. 수저는 그릇에 담긴 밥이나 반찬을 입에 넣기 위해 옮길 때 쓰는 식생활 용구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이른 바 수저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의 몇 나라에 불과하다. 수저를 가장 먼저 쓴 나라는 중국이다.

 

기원전 천년에서 기원전 6세기에 걸쳐 보급된 가요를 집성한 ‘시경(詩經)’에 황후와 귀족들이 숟가락으로 밥을 먹었다라는 기록이 나오고, 젓가락은 기원전 3세기 경의 기록에 비로소 등장한다. 그런데 지금은 젓가락을 주로 쓰고 숟가락은 국물 따위를 먹을 때 보조 용구로 쓰고 있다. 일본은 신화 시대에 수저가 있었다고 하지만 신빙성이 덜하고, 5~8세기 경에 꾸민 ‘만요집(萬葉集)’에 나오는 젓가락과 나라(奈良)시대의 수저 유물이 확증적이다.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젓가락이 주이고 숟가락은 보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4~5세기 경에 조성된 경북 칠곡군 구암동(鳩岩洞) 고분에서 출토된 청동제 숟가락이 최초인데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쓰는 세계 유일의 수저문화 민족이다. 젓가락은 길거나 짧거나 굵고 가늘 뿐 모양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숟가락은 시대에 따라 모양이 달았였다. 백제 무녕왕릉에서 나온 숟가락은 몸체가 뾰족하고 자루는 상대적으로 짧고 넓적했다.

 

통일신라 시대의 청동제 숟가락은 자루가 직선인 것과 휘어진 것이 섞여 있었다고 하는데 생활문화가 진화하면서 오늘날의 원형 숟가락으로 고착됐다. 원형 숟가락은 한국에만 있다. 숟가락이 생긴 것은 조, 기장, 수수, 보리 따위의 찰지지 않는 잡곡을 주식으로 할 때 고안해낸 것으로 보이지만 국과 찌개를 즐겨 먹는 우리 식성과도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빈부를 떠나 하루 세번은 수저를 드는게 정상인데 요즘 하루 한 번도 들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니 마음이 언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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