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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나물과 약초

이창식 주필

봄과 함께 나물철이 시작된다. 나물은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뿌리 등의 들나물을 비롯해 산채, 채소를 생으로 무쳐 먹거나 삶거나 데친 다음 양념으로 무친 반찬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생채(生菜)과 라고 후자를 숙채(熟菜)라고 부른다.

나물과 달리 약으로 쓰이는 것이 약초(藥草)다. 약초는 산과 들에서 생산되는 풀이나 잎, 줄기, 뿌리 등을 건조시키거나 삶거나 찌거나 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것을 말하지만 건조된 약초를 비롯하여 약의 재료로 쓰이는 식물, 동물, 광물질 모두를 약재(藥材)라고 일컫는다.

 

나물과 약초는 식재료와 질병 치료의 재료로서 옛날부터 중요한 생활자원의 하나로 쓰여져 왔다. 즉 나물은 식(食), 약초는 약(藥)의 원료로 쓰였기 때문에 식약은 같은 뿌리라 해서 ‘식약동원(食藥同源)’ 이란 말이 생겼다. 나물은 우리 몸에 부족한 영양을 공급해준데 그치지 않고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 구황식물로 허기진 배를 채워 주었다.

 

뿐만 아니라 야산에 널려 있는 나물은 빈한한 가정의 생계를 유지시키는 생활수단이기도 했다. 약초 역시 질병치료와 함께 약초꾼의 생계를 돕는 귀중한 경제자원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자연산보다는 대체작물로 식재하는 나물과 약초가 양산되면서 옛적의 신토불이 나물과 약초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나물의 경우 향과 맛이 달라졌다. 우선 신 맛, 쓴 맛, 매운 맛, 단 맛, 짠 맛의 조화가 깨졌고 자연만이 낼 수 있는 절묘한 향기가 나지 않는다.

 

약초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 약리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심산유곡에서 채취한 약초와 밭에서 재배한 약초의 효능이 같을지는 의문이다. 말로는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농 작물이라고 하지만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조선 시대에는 조정에서 약령장정(藥令章程)을 제정해 약령시(藥令市)를 관리 감독했다. 그만큼 약초가 인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봄이 왔다. 그러나 봄나물과 약초는 왠지 멀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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