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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킬링필드 악몽

이창식 주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교외에 있는 킬링필드 희생자 해골탑은 ‘노동자들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자행된 양민 학살이 얼마나 처참한 것이었는지를 웅변하고 있다. 남녀가 뒤섞인 해골은 모두 보는 이쪽으로 진열되어 있어서 심약한 사람은 오래 보기 어렵고 온몸이 오싹해지는 전율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악명 높았던 투올슬렝 감옥 안에는 수감자를 고문하던 형구(刑具)와 처형자의 인물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또한 광기로 충만한 포악자의 얼굴이 떠올라 자세히 보기 어렵다. 좌파 무장단체 크메르루주가 친미 론놀 정권을 몰아 내고 프놈펜을 장악한 것은 1975년 4월이었다.

 

그로부터 3년 8개월 동안 강압 통치를 하면서 당시 캄보디아 인구의 2할에 해당하는 200만명을 ‘묻지마’ 학살을 했는데 숙청 대상자는 외국어 해독자, 손이 부드러운 자, 안경 쓴 자, 비농민 등 교육을 받은 소위 부르주아들이었다. 희생자 가운데는 철모르는 어린 아이와 부녀자들도 포함되었다. 지난 17일 킬링필드 대학살 주범 가운데 한 명인 카잉 구엑 에아브(일명·더치·66) 전 교도소장에 대한 재판이 프놈펜의 국제전범재판소에서 열렸다.

 

대학살 이후 30년 만이다. 더치는 대학살 후 잠적해 밀림에서 기독교 봉사 활동을 하다 1999년 검거됐다. 이날 유가족, 시민들 1천여 명과 3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천인공노할 학살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함께 이곳에 못 온 피해자들에게 똑똑히 이 장면을 전하고 싶다.”며 모두 분노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경제신문’은 같은 사건 보도에서 학살 이후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학살은 과거 얘기다.”, “학살에 관해서는 초등학교 때 조금 배웠을 뿐 중·고교 때는 거의 배운 바 없다. 실제로 경험한 일도 아니고 해서 그리 흥미를 가질만한 테마도 아니다.”라며 학살 인식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역사는 오직 하나다. 해석은 다를 수 있을지언정 바꿀 수는 없다.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지만 캄보디아 젊은이의 역사 인식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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