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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두렁바위

이창식 주필

“자유는 만유의 생명이요 평화는 인생의 행복이다. 고로 자유가 없는 사람은 사해(死骸)와 같고, 평화가 없는 자는 최고통의 자라, 압박을 피하는 자의 주위의 공기는 분묘(墳墓)로 화하고, 쟁탈을 사하는 자의 경애(境涯)는 지옥이 되나니 우주의 이상적 최행복의 실재는 자유와 평화라. 고로 자유를 얻기 위하여는 생명을 홍모시(鴻毛視)하고 평화를 보전하기 위하여는 희생을 감이상(甘飴嘗) 하나니 차는 인생 권리인 동시에 또한 의무일지로다.”(후략) 이 글은 기미년 독립선언서 발표자 가운데 한 사람인 한용운이 남긴 논문의 서두다.

 

이 논문은 1919년 3월 1일 서울 태화관에서 가진 민족 대표 33인의 독립선언식 때 개회를 선포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한 한용운이 옥중에서 쓴 것으로 왜경에 의해 외부에 유출돼 세상에 알려졌다. 한용운은 논문에서 조선독립선언의 이유로 민족자존성, 조국사상, 자유주의, 대(對)세계 의무 등 4가지를 들고 있다. 독립선언과 독립만세를 외친 기미년 독립운동이 90돌을 맞았다.

 

죽엄을 각오하고 결행했던 민족대표의 독립선언과 일제에 맞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던 민중 봉기는 지독한 일본 관헌의 철권 압박에 못이겨 좌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조선 민족의 독립 의지와 기개를 세계 만방에 알림으로써 근대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을 수는 있었다. 특히 수원은 3월 1일 저녁 화홍문과 창룡문에서 독립만세 시위를 벌인 지역으로 기미년 독립운동을 전국화함에 있어서 선두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거사 뒤의 희생도 그만큼 컸다. 대표적인 사건이 화성 제암리교회 학살 사건이었다. 그 제암리 학살 사건의 진상을 담은 기록영화 ‘두렁바위’가 제작 38년 만에 어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기록영화는 제암리 사건 때 순국한 안종후씨의 아들 고(故) 동순씨가 사재를 털어 1971년부터 2년 동안에 걸쳐 제작한 것인데 그의 아들 상호(56)씨가 필름을 화성시에 기증함으로써 3대 만에 세상에 선 보이게 된 것이다. 아픈 역사가 진실을 밝히는 역사 자료로 바뀐 것을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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