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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농부들의 애환 문화예술로 승화하다

김포 ‘통진 두레놀이 보존회’살펴보자

 

‘두레’란 농번기에 부족한 일손을 서로도와 공동 작업을 실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농업을 주로 했던 우리민족에게 이러한 두레는 상부상조와 협동의 근간이 됐으며 마을의 단합과 문화를 태동시키는 원천이 됐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농사는 자연스럽게 농경문화의 애환과 풍년기원 및 수확의 기쁨을 표출하는, 노래와 춤과 가락과 해학을 포함한 각 지역의 문화예술로 승화돼 전해졌다. 한반도 5천년 역사 속에 최초의 벼 재배지로 밝혀진 김포는 그만큼 농사와 관련된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으며 대를 이어 전해진 ‘통진두레놀이’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23호로 지정되어 전수되고 있다. 이에 ‘통진두레놀이보존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두레정신 김포의 ‘얼’로 정해야

가만히 살펴보면 ‘두레정신’이야 말로 우리민족의 전통이며 정신이다. 새마을 정신이 그렇고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나누는 상조정신이 그렇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누가 정했는지 모르지만 ‘김포의 3얼’로 조헌, 손돌, 양성지를 지명하고 정작 김포의 맥을 이은 ‘두레정신’은 빠져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었던 김포가 신도시 건설로 천지개벽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농민이 도시민으로 변하고 인구유입에 따른 정서는 김포인들이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것을 잊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역사의 맥을 잇고 있는 가장 김포다운 문화를 계승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김포의 유일한 무형문화재인 통진두레놀이를 보존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김포다운 김포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400여명의 회원들이 자기 일처럼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포통진두레놀이보존회 이진민(58) 회장의 말이다. 통진두레놀이는 지난 1995년 제10회 경기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1997년 제3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다음 해인 1998년 4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으며 명실공히 김포의 정신과 맥을 잇는 유일한 무형문화재로 보존 받게 됐다.

두레놀이는 농촌지역에서 일손이 많이 필요한 모심기, 김매기, 나락베기, 보막이 등을 할 때 보통 한 집에서 1명씩 참가해 논두렁에 마을 기를 꽂고 공동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힘든 농삿일을 흥겹게 진행하고자 풍물가락, 소리, 사설 등을 풀어 놓으며 운율에 맞춰 일을 하던 데서 유래했다.

이러한 두레놀이는 일제 강점기를 맞아 중단되기도 했으나 해방 후 60년대 후반까지 다시 농촌 현장에서 실시되다가 기계화 영농과 함께 사라지게 됐으나 이의 문화적 가치를 소중히 여긴 김포인들에 의해 총12마당의 민속놀이로 전승, 계승하기에 이르렀다.

▲두레놀이의 특징

농촌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민속이 비슷하다는 점에서는 김포의 소리나 가락 또한 예외적이지 않다. 통진두레놀이 중 김매기 소리의 노랫말은 방아타령과 몸돌을 제외하고는 대개 전통 방식의 가락대로 4구씩 구성돼 있다.

부르는 방법은 선소리꾼의 앞소리를 농부들이 후렴처럼 받아넘기는 식으로 이어지는데 처음에는 길고 구성진 가락의 긴 방아에서 시작돼 힘든 것을 잊고자 하는 흥겨운 가락 자진방아를 거쳐 좀 더 빨리 행동을 요하는 휘몰이로 끝을 맺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모심기 등을 할 때 마을별 깃발을 들고 나와 논두렁에 내걸고 다 함께 일을 하며 동네잔치 분위기를 연출했던 실제 장면을 극화해 등걸이 잠방이 복장에 우장, 호미 등을 갖추고 ‘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쓴 농산 기를 앞세우고 길 군악에 맞춰 일터로 나가 논두렁에서 한마당 놀이를 펼친다.

신명나는 놀이 한마당 후 농사일에 투입된 농부들은 선소리꾼의 선창에 맞춰 농부들이 후렴을 받으며 일하는 모습과 가락을 재현한다.

두레놀이의 과정은 입장- 볍씨 뿌리기- 논갈이 및 써래질- 고사지내기- 모찌기- 새참먹기- 물고싸움 두레싸움- 김매기- 벼베기- 탈곡하기- 섬 쌓기- 마무리 등의 순서로 펼쳐지는데 각 구분점 마다 그에 따르는 소리, 풍물가락, 춤 등이 어우러져 때론 신명나게 때론 한스럽게 때론 구성지게 때론 청아하게 때론 해학적으로 가락과 소리가 울려 퍼져 보는 사람들의 심성을 자극한다.

▲보존·계승 노력

조상들의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간직한 통진두레놀이는 말 그대로 통진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을 바탕으로한 두레정신으로 그 보존과 계승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우선 김포시에서는 두레놀이의 전승을 위해 통진중고등학교를 전수학교로 지정하고 매년 1천만원의 자금을 지원해 두레 가락과 농요 및 놀이의 전 과정을 학습토록 하고 있으며 경기도무형문화재23호 기능보유자였던 윤덕현 선생이 돌아가신 후 그 맥을 잇고자 박달나무(22)군을 후계자로 정해 보존회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두레회원들은 그들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통진읍의 두레회관에서 정기적인 연습을 하고 있으며 매년 시민의 날, 단오날, 읍민의 날, 김포문화예술제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두레놀이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

▲맺는 말

“9월 26일에 임진각에서 경기도의 찾아가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공연을 하게 됩니다. 이때는 실제로 떡을 해서 참관인들께 나누어 주며 김포 쌀을 홍보하게 됩니다. 두레장학금을 마련해 관내 학생을 돕기도 하고 상조회 역할도 하며 무엇보다 김포의 유일한 무형문화재를 전승, 보급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400여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통진두레놀이를 국가무형무화재로 등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포시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및 성원이 필요하고 고증과정을 이론화 할 민속학자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것에 시장을 비롯한 지역문화계의 관심이 절실한데 조금 섭섭한 게 사실입니다”

이진민 회장의 말대로 통진두레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는 날이 도래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김포의 문화를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한 유영록 시장이 김포의 정신인 ‘김포두레놀이’를 위해 어떠한 시책을 펼쳐나가는지 시민과 함께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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