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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호국 그리고 전쟁기념관

 

웃자고 한 말이겠지만 모 라디오 방송에서 어느 초등학생이 현충일을 “현충사에서 이순신장군께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고 소개하는 내용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게 됐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 이름은 이순신장군이다.

이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백제를 지키려고 했던 계백장군과 고구려의 양만춘장군, 을지문덕은 어떻게 보고 있으며, 조선을 지키려 했던 합병을 반대하고 항일투쟁에 나섰던 많은 의병들과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우리는 순국선열 바로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한무제에 대항했던 고조선의 마지막 왕 우신왕과 신라로 통합된 가야, 삼국통일에서 실패한 역사가 된 백제와 고구려, 잊혀진 발해, 원나라의 침공에 항거했던 삼별초의 고려 등 자신의 나라를 지키려 했던 왕들, 그리고 숫한 장군들과 대신들을 우리는 얼마나 잘 설명하고 있을까.

우리는 5천년동안의 호국의 역사를 보는 마음과 6.25로 불리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천안암, 서해교전 등에서 순직한 전몰군경을 추모하는 마음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는 한국전쟁을 그린 나시찬님 주연의 드라마 전우,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한 이승복어린이의 일화가 있는 교과서, 더 나아가 똘이장군이 목에 혹 달린 붉은 돼지를 무찌르는 영화가 있는 우리의 근대화과정의 산물이다.

우리의 근대화가 한국전 중심으로 한 대결의 역사, 필승이라는 반공의 역사에 기댄 측면이 매우 강하고, 대결과 필승의 시각으로는 숭고하지만 승리하지 못한 고조선의 우신왕, 고구려의 을지문덕, 백제 계백장군, 3.1운동의 유관순열사를 설명하기에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반공의 역사는 공산주의와 대결하고 대적하다 산화한 베트남참전용사들은 참으로 숭고하다. 그러나 독립 베트남의 자녀로 태어나 대한민국으로 결혼한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에게 반공과 필승의 베트남전쟁 파병은 설명하기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우리도 호국보훈과 현충에 대한 생각을 반공과 대북의 관점만이 아닌 다문화 관점에서 역사의 흥망성쇠를 잘 이해하고 나라지킴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이념이 아닌 국가공동체를 위한 고귀한 희생의 호국은 베트남출신 부모를 둔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다양한 민족의 부모를 둔 모든 우리 아이들에게도 혼란스럽지 않는 호국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첫걸음이 전쟁기념관을 평화기념관으로 바꾸는 것과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역사 속 소수자의 흔적도 남겨두는 것이 다문화국가인 대한민국의 호국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이현철 광주시의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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