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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요실금, 그 말 못할 고민

 

허리 디스크로 치료를 받으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치료가 다 끝났는데 조용히 원장실 문을 두드린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한데 머뭇거리며 선뜻 이야기를 못 꺼낸다. 잠시 후 용기를 내서 이야기한다. 어느 정도 짐작한데로 소변증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고 불편한 증상이 하나 생긴다. 요실금이다. 소변이 유출되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요의가 있어 화장실을 가다가 도중에 그냥 나와 버리는 경우도 다 요실금이다.

대개 남성보다 여성들이 많이 겪는데, 여성들 중 40%가 요실금을 과거에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다고 통계는 말해준다. 우리나라에는 300만명 정도의 요실금 환자가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2억명 정도가 요실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요실금의 일반적인 원인은 스트레스, 비만, 임신과 출산, 당뇨, 노화,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의 불균형, 요로 감염 등으로 인한 방광의 과다한 자극 등이다. 이로 인해 방광괄약근의 이완 및 수축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어 지지 않게 된다. 미국에서는 ‘사회적인 암’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환자가 요실금으로 고생을 하지만 실제로 치료 방법은 불투명해 수술, 약물, 운동요법 등으로도 치료가 쉽지 않다.

여성들은 요도의 길이가 짧아서 소변을 오래 참을 수 없으며, 임신과 출산 등으로 방광에 자극을 많이 받으므로 상대적으로 병에 취약하다. 또한 방광은 대장처럼 자극에 민감해 신경 쓸 일이 있거나 긴장을 하는 상황에서 증상이 잘 나타나는데, 아무래도 여성은 남성보다 스트레스나 자극에 예민하므로 체질상 방광의 과민성 증상을 보이기 쉽다.

또한 출산 시에 방광의 아랫부분이나 골반에 연결된 근육이 손상돼 방광의 위치가 변하거나 혹은 요도괄약근의 약화로 방광을 꽉 조여주지 못하면 크게 웃거나 재채기, 기침, 운동 시에 소변이 새어 나와 옷을 적시게 되므로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비만한 사람은 복부나 방광 부위에 지방이 많이 쌓이므로 방광에 압박이 가해지고, 기능이 약해지면서 약한 자극에도 쉽게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는 복부지방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른 질환으로 한의원을 방문한 50대 이상의 여성 절반 이상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요실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30여 년간의 월경을 끝내고 보다 자유롭고 창조적인 몸을 가꿀 수 있는 시기에 요실금이라는 덫에 걸려 새로운 신체적 억압을 받게 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의학에서는 선천적으로 혹은 나이가 들어 콩팥과 방광의 기능이 허해지거나, 몸의 하부에 어혈이 몰려 있거나, 하복부가 냉기에 상해 요실금이 온다고 본다. 또 중풍이나 중추신경계의 병변에 속발하는 경우도 있고 심기가 울결돼 생기는 신경증과 함께 파악되는 요실금도 있다. 환자 대부분이 맥이 허약하고 설태가 담백한 경우가 많다.

요실금 증상은 그대로 놔둔다고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증상이 있으면 증상을 살펴 원인별, 체질별 치료를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아래로 쳐지는 기운을 끌어 올리고, 콩팥과 방광의 기능을 개선하며, 하복부의 어혈을 풀고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방광염이나 요도염과 같은 염증성질환과 함께 생긴 긴박성 요실금의 경우는 염증제거를 함께 고려해 치료한다.

요실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음식, 카페인, 니코틴, 탄산음료 등을 피해야 한다. 변비도 방광에 자극을 주므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배변 습관을 잘 기르는 것이 좋다. 비만해지지 않도록 식습관을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기운이 까라지면 힘없이 아래로 소변이 빠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언제나 몸의 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섭생과 운동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항문에 힘을 줘 근육을 강화시켰다 풀었다 하는 항문괄약근 강화 운동과 규칙적인 골반 강화운동도 도움을 준다. /성성윤 인천 푸른솔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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