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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진실공방에 묻힌 마지막 인천시장 후보 TV토론

박남춘·유정복 시작부터 끝까지 '신경전' 몰두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정미만 정책 질문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한 인천시장 선거 TV토론회가 정책대결이 아닌 상대에 대한 비방과 진실공방으로 치달았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유정복 국민의힘,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는 25일 오후 11시부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추최하고 KBS1 TV와 OBS 경인TV가 생중계한 토론회에 참여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시작발언부터 나왔다. 유정복 후보는 박남춘 후보의 시작발언을 듣고 "박 후보는 어이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내가 3조 넘는 빚을 갚았고, 제2의 경제도시를 만들었다"며 "터무니 없는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한다. 그래서 (박남춘 인천시장 시절을) 잃어버린 4년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후보도 받아쳤다. 그는 유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 "경선 과정에서도 한중해저터널 공약은 같은 당 후보들도 허경영식 공약이라고 비판했다"며 "경선에서 했던 공약을 왜 거둬들였는지 (시민들에게) 알리고 사과해야 책임 있는 정치인의 도리"라고 날을 세웠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인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는 진실공방으로 흘렀다.

 

쟁점은 최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매립지 사용 기간을 2044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의 실‧국장의 이면합의였다.

 

박남춘 후보는 "유 후보의 4자 합의는 시민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환경 주권을 서울, 경기에 넘겨준 인천판 을사늑약"이라며 "단체장 합의문에 종료 날짜를 못박지 못하니까 실무합의로 이면계약 합의를 해 기간을 명시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유정복 후보는 이면합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그는 "책임을 갖지 않은 국장들의 합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최종적으로 시·도지사가 서명하고 장관이 서명한 것이 효력이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용도 폐기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정미 후보는 집권 기간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민주당·국민의힘에 책임이 있다며 양당 후보들을 모두 나무랐다.

 

그는 "유 후보는 2015년 4자 합의가 매우 잘 된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당시 종료 시점을 확정하지 못해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실무자 합의문도 문제"라며 "현직 시장이면서 최근까지 실무자 합의서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박 후보도 무능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박 후보는 유 후보가 2019년 11월 매입한 경기도 시흥의 상가 2채를 문제 삼았다.

 

박 후보는 "서울대병원 등의 개발 정보를 듣고 투자한 것 아닌가"라며 "인천시장을 해놓고 송도가 아닌 시흥에 부동산을 대규모로 투기를 했다는 데 대해 시민이 허탈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출 비율도 80%다. 의료비, 교육비 등 서민들의 생활비 지원을 위한 생활안정자금도 상가 매입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박 후보가 개인의 정상적인 경제 행위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하고 있다"며 "당시 공직에 있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경제 활동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2019년 11월 22억2740만 원을 들여 경기도 시흥시의 상가 2채를 매입했다. 거래금의 약 70%에 달하는 15억 원을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

 

 

유정복 후보의 뉴홍콩시티 공약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뉴홍콩시티는 중국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홍콩을 빠져나가려는 다국적기업·국제기구와 금융·물류 등 홍콩의 기능을 강화군과 송도·영종·청라 국제도시로 유치하겠단 구상이다.
 

이정미 후보는 "홍콩은 지니계수가 0.5가 넘을 정도로 소득불균형이 심한 도시다. 집값도 비싸고 상속세 등 각종 세금도 없는 도시"라며 "소득불균형을 없애겠다면서 인천을 뉴홍콩시티로 만들겠다는 공약은 상충되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 수록 소득 분배가 공평하고, 1에 가까울 수록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홍콩은 2016년 기준 0.539로 세계 최대 수준이고,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0.331이다.

 

이 후보는 또 "홍콩시티는 이미 실패했다. 각종 기업 특혜로 오히려 세수가 부족해질 수 있다"며 "기업중심의 도시는 인천시민들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후보는 "뉴홍콩시티는 홍콩을 떠나는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 인천이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 하겠단 계획이다"며 "일자리가 많아지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지면 복지도 좋아져 저소득층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남춘 후보는 인천을 동북아시아 최고의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유정복 후보는 원도심의 획기적 변화·발전을, 이정미 후보는 돌봄 강화를 통한 일자리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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