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는 전화에 휩쓸리게 되었다. 이 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 전쟁에 대해 우리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미국과 영국의 편향된 언론 보도를 복사해 붙이느라 여념이 없다. 러시아 전함과 탱크의 피격 등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예외적인 사실들, 또는 러시아군이 자국 항공기를 격추하는 등 군사반란에 직면했다는 따위의 사실 확인이 안 되는 프로파간다 차원의 기사들을 선택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우리 국민들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우크라니아 국민들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게 된다. 러시아의 1차 목표는 백인 우월주의의 극우 나치 민병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아조프 부대를 섬멸하고 마리우폴을 점령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한스크 공화국 사이에 있는 마리우폴을 점령함으로써 돈바스 지역을 평정하려는 것이다. 나아가서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만들고 나토 가입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후 북대서양
후생가외.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으로 뒤에 태어난 생명들은 미래세대로서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이다. 이번 선거에서 2030 청년들의 위세는 두려워할 만했다. 공자가 후생가외를 말한 의도는 청소년 나이에 해당하는 젊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 기성세대보다 나을 수 있다는 기대를 말한 것이다. 반면에 나이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이룬 것이 없다면 그런 사람들은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도 했다. 단순히 후생을 추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고 수련해야 한다는 충고였다. 인간의 본성은 유전자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타고난 유전자는 바꿀 수 없지만, 부모의 보살핌과 학습에 의해 훌륭한 품성을 배양할 수 있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갈 수 있고, 고등학생 나이에 이르면 사회성이 형성된다. 그리고 20대 나이에서는 다양한 지식에 깊이를 더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30이 되면 독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전도 창창한 후생이라도 사십 오십이 되도록 공부를 게을리 해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한다면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 꼰대가 될 것이다. 후생들이 나이 들어서 어떤 평가를 듣는지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고 국가와 사회
매일같이 난무하던 여론조사 결과를 지금은 공표하지 못한다. 후보들의 지지율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투표일 전 1주일 동안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거나 왜곡된 정보로 주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차단하는 게 맞다. 답답하고 궁금하더라도 지금은 선관위가 보내준 공보물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때다. 서울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7.2%와 42.3%로 5.1% 차이였다. 갤럽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도 했는데, 그 결과 격차는 더 적었다. 단일화를 하면 0.1%라도 더 벌어져야지 줄어드는 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25일 TV 토론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는 결렬되었다고 재삼 확인한 마당에 이런 조사를 왜 한단 말인가? 그 답이 나왔다. 결국 안철수는 윤석열과 단일화에 합의하고 후보를 사퇴했다. 결렬 선언 이후에도 집요하게 단일화 조사를 한 이유가 있었다. 단일화 압박. 여론조사는 이렇게 부실할 뿐만 아니라 음흉한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순
최근 김만배 씨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됨으로써 다시 ‘천화동인’ ‘화천대유’라는 말이 호출되었다. 둘 다 주역에 나오는 괘로서 하늘과 불의 기운을 받은 동인이 큰 부를 성취한다는 뜻이다. 문학동인이라고 할 때, 이 동인도 천화동인에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투기꾼들이 작당하여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해괴하다. 윤석열 후보와 관련해서는 역술인과 무속인까지 등장해 주역이 마치 점 보는 책인 것으로 오인될 수도 있겠다. 주역은 점 보는 데서 출발했지만, 미아리 ‘철학원’에서 돈 받고 일회성으로 점을 쳐주는 것과는 달리, 기록해두었다가 맞는지 연말에 확인을 했다. 한자의 기원이 된 은(殷) 나라의 거북점은 주술에 그쳤지만, 시초(蓍草)와 서죽(筮竹)으로 친 점은 숫자로 표현했다. 수는 통계와 수리(數理)로 진화하면서 주역이 되었다. 나아가서 주역은 학문(易學)이 되고, 경전(易經)이 되었다. 주역은 이렇게 점치는 데서 시작했지만 우주론 철학이 되고 실천윤리가 되었다. 주역은 자연철학이요, 과학이다. 주역의 과학적 세계관은 서양의 물리학자들이 뒷받침해준다. 오늘날 반도체 전자혁명과 인터넷의 기초가 된 양자역학의 선구자인 덴마크의 닐스 보어는 주역에 심취해 손수 태극문양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거 캠프에 무속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논란이다. 그가 소속되었던 조직을 해산시켰다고 하지만 마음으로부터 지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음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정치와 종교는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지 정치가 종교에 의존하거나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치와 종교는 인류 역사의 시초부터 밀접한 관계였다. 자연현상의 변화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들에게 제사장의 설명은 절대적이었다. 제사장의 설명이라고 해야 천체를 관찰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보통사람들에게는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었다. 서양은 유독 인격을 부여한 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고대 이래로 중세까지 정치와 종교는 한 몸이었다. 유럽의 문화는 중세시대에 건축한 무수히 많은 성(城)과 교회가 대부분이다. 교회를 장식하는 조각과 회화는 모두 민중을 그리스도교 신앙으로 세뇌하는 텍스트였다. 현대사회 이후로 정경분리를 내세우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기독교의 지배는 사실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 에피큐러스는 사후세계를 강조해 불안 심리를 조장하는 신앙 행위에 대해 행복을 추구하는 데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
매클루언의 통찰 가운데 어쩌면 가장 논쟁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것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의 구분일 것이다. 미디어 연구자들은 미디어를 핫(Hot)과 쿨(Cool)로 구분하는 발상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는 엉뚱한 발상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까? 국제학술지 《유럽공중보건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39개 나라 10대 청소년들의 음주량이 부모 세대의 젊은 시절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스웨덴의 연구진은 여러 나라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토대로 청소년 음주 감소에 영향을 준 4가지 요인을 확인했다.(한겨레신문 2021년 12월 27일자) 그중 하나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람들과 교제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꼽았다.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교제하기보다는 소셜 미디어 등 인터넷 공간의 정보와 콘텐츠를 이용하며 홀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부모 세대의 지배적 미디어와는 차원이 다른 미디어의 존재가 주요 요인 중의 하나라는 얘기다. 매클루언의 논지는, 미디어가 바뀌면 감각비율과 지각비율에 변화가 온다는 것이다. 언어를 사용해 대화를 하는 것과 문자로 기록한 글을 읽을 때의 느낌이 다
매클루언(M. McLuhuan)은 논쟁적인 개념을 다수 제기했다. 미디어가 메시지(Medium is Message)란 통찰도 그중 하나다. 미디어 효과 이론에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메시지라는 게 정설이다. 메시지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미디어가 메시지라니 무슨 의미일까? 미디어 학자들은 미디어가 메시지의 내용을 규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같은 사안이라도 미디어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매클루언이 말하고자 한 바는 아니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역사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는 메시지가 아니라 미디어라는 인식이다. 이는 미디어의 역사가 증명해주는 진실이다. 현생 인류를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게 해 준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언어의 사용이다. 세이건과 드루얀이 공동 집필한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동물은 대체로 언어에 의한 홍보활동을 과도하게 발달시킨 자동 기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활동은 주로 그들 자신의 결함을 변명하고 약점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298쪽)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인간이라는 동물을 살펴본다
앞서 인용한 매클루언의 말을 다시 상기해보자. “기계시대 동안 우리는 우리 몸을 공간적으로 확장해왔다. 전기 테크놀로지가 등장한 지 1세기 이상 지난 오늘날, 우리는 우리 행성에 관한 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폐지하면서 우리의 중추신경체계 자체를 지구를 품을 정도로 확장해왔다.” 매클루언에게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다. 대표 저서인 『미디어의 이해』의 부제가 ‘인간의 확장’이다.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는 얘기다. 신체의 확장, 그중에서도 중추신경의 확장이다. 의사소통의 매개체라는 정의와는 차원이 다르다. 매클루언에게는 옷과 집도 인간의 확장으로서 미디어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바깥 온도가 낮으면 몸 안의 열이 밖으로 이동해 추워진다. 특히 35도 이하가 되면 위험해진다. 이때 옷은 체온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피부의 역할을 한다.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의 더운 지역에서 지낼 때 털을 포기하게 된 후, 유럽의 추운 지역으로 이동해서는 옷을 입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이후 사계절의 변화가 있는 지역에 상주하면서 사는 동안 진화에 의해 지금과 같은 피부를 갖게 되었다. 더울 때는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매클루언(Marshall McLuhan, 1911~1980)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영문학 교수로서, 대중적 인기와 국제적 명성을 누린 걸출한 미디어 이론가였다. 대중문화 비평가로서 미디어의 역할에 주목해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을 비롯해서 미디어를 다룬 여러 권의 책들을 남겼다. 지금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구촌’이란 말을 유행시킨 사람이기도 하다. 매클루언의 미디어 이론은 자연과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과학의 이론이 선행적으로 학습되어 있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디어 연구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추상적 아이디어를 난해하게 서술했다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면 이대로 덮어둘 것인가? 미디어 현상에 대한 설명력이 부재하다면 그래도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왜냐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진화생물학 등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론들을 근거로 풀어냈기 때문에 그 이론들이 폐기되지 않는 한 유효하다는 점이다.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알아야 할 보석 같은 이론인 것이다. 지구촌 개념을 보자. 지구촌은 단순한 착상이 아니라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구축한 개념이다. 매클루언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우리 행성에
문학의 연구대상은 문학 작품이다. 문학 작품의 장점은, 학문세계에서는 금기인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의 세계건 역사적 사건이건 학자들은 하지 못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픽션의 형식으로 보이지 않는 진실을 추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은 무기다. 그렇다고 해서 허무맹랑한 얘기로 역사와 현실을 오독하게 해서는 안 됨은 물론이다. 학문에서도 상상력은 필요하다. 다만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학 작품과 구별될 뿐이다. 아인슈타인이 빛과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는 상상을 하면서 상대성이론을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지식과 이론은 많은 경우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했다. 아인슈타인이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했다는 말도 상기하자. 상상력의 원천은 다양한 분야의 공부다. 시쳇말로 하면 지식의 융합이다. 한 분야에만 집착하는 전문주의에서는 발휘되기 어렵다. 우물을 팔 때도 넓게 시작해서 깊이 파 들어가는 법이다. 그래야 같은 전문가라도 융합형 전문가가 될 수 있다. 21세기가 요구한 지식인의 전형이다. 최명희의 『혼불』에는 “이 온 세상 삼라만상과 우주 공간의 음 가운데 무엇보다 음이어서 태음이라 하는 달”에 대해 이런 얘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