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징역 10년6월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수원법원종합청사 301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해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또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지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위력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라며 "그런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
팬데믹 시대에 왕가위의 2000년작 ‘화양연화’가 관객 10만 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역설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세상에 일정한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왕가위 식 탐미주의에의 탐닉을 탐욕스럽게 갈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다이즘도 1차 대전 끝의 황량함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나왔다. 지난 4년 간 극우 반동의 광기에 지친 사람들이 이제 쉴 곳이 필요하다고 소리치고 있는 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첸 여사(장만옥)와 차오(양조위)의 이어질 듯 말 듯하는 불륜의 일탈처럼, 지금의 사람들은 거대담론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을 관조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영화 ‘화양연화’처럼 정치적인 기호로 가득한 작품도 드물다. 이 영화는 스러져 가는 홍콩의 영화(榮華)에 대한, 그렇게 배신의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왕가위 식의 애처로운 송가(頌歌)이다. 홍콩의, 홍콩에서의, 홍콩을 위한 세상과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그 같은 사랑과 애정은 더 이상 실현되지 않을 거라는 좌절이 담겨져 있다. 그런 정서의 기조(基調)는 왕가위의 또 다른 작품들인 ‘타락천사’와 ‘중경삼림’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화양연화’에서 중요한 정치적 키워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첸 여사와 차오가 만나고 사랑하는 연도다. 그들은 1962년에 만나 1966년 헤어진다. 이 기간은 홍콩 역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기간이다. 1967년의, 이른바 ‘홍콩 봉기’의 전조(前兆)가 짙게 깔리던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 식민통치를 받았던 홍콩은 값싼 노동력으로 자신들을 착취하던 영국령 정부를 향해 서서히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한다. 대중들의 그 같은 폭발 심리를 뒤에서 지원한 것은 대륙의 중국 공산당 정부였다. 당연히 영국은 이를 저지하고 탄압했으며 냉전 이데올로기의 시기였던 만큼 세계 여론도 홍콩 노동자들에게 백퍼센트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그 같은 사회 분위기는 영화에서 첸과 차오가 각각의 배우자들이 불륜을 저지르는 걸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 둘의 연애도 결국 끝은 안좋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는 모습과 닮아 있다. 홍콩은 결국 반환될 것인 바 서구 사회와 중국 공산주의 정부 사이에 낀 존재 같은, 실존의 불안감은 영화 속의 두 남녀처럼 오랫동안 홍콩의 모든 사람을 지배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한때는 영국에 기대 살았고, 또 앞으로는 중국에 기대고 살아야 하지만 궁극으로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파편화 되고 고립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담겨져 있다. 첸 여사는 결국 남편과 재결합한 듯이 나오며 아이까지 낳는다. 차오는 제3세계 급인 싱가폴로 떠난다. 여자는 남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데려가지 못한다. 둘은 어쩔 수 없이 서로를 배신하는 셈이다. 이 영화의 또 한 가지 정치적 키워드는 2046이라는 숫자다. 2046년은 중국과 홍콩이 합의한 일국양제가 끝나는 해이다. 영화에서 신문기자인 차오는 (거리의 시위와 소요사태를 취재하기 보다는) 무협지를 쓰는 일에 매달린다. 그는 이 소설을 첸과 같이 쓰는데 그 작업을 하는 공간이 한 호텔의 2046호이다. 그런데 둘은 이 룸에서 섹스를 했는지, 안했는지가 불분명하다. 둘은 결합도 아니고 분리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2046호에서의 밀회를 즐기지만 그건 그 안에서 일이다. 게다가 무협지를 쓰는 일로만 즐거울 뿐이다. 둘의 모습처럼 2046년이 지나면(2046호를 나가면) 홍콩과 중국의 밀애는 사라질 것이다. 더 이상 ‘무협지를 같이 쓰지’ 않을 것이다. 둘은 첸과 차오처럼 갈라설 것이다. ‘화양연화’를 정치적으로 읽어 내는 것은 무상(無常)한 일이다. 그러나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결코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그 모든 것도 결국 사랑이 없으면 무의미한 일이다. 저쪽과 이쪽 모두 똑같은 자들이 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왕가위는 두 남녀의 사랑이 실패했음을 슬퍼한다. 첸과 차오의 사랑은 이뤄졌어야 했다고 그는 말한다. 사랑이 세상의 진보를 방해하는 적은 없다. 세상이 사랑을 가로막을 뿐이다. 그건 늘 그렇다.
전주 KCC 시절과 달리 자신의 플레이를 맘껏 펼치고 있는 이대성은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물론 어시스트에서도 큰 상승세를 보이며 고양 오리온을 이끌고 있다. “처음 고양 오리온에 합류했을 때부터 내 목표는 팀의 플레이오프 우승이었어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목표를 우승이라 밝힌 이대성은 지난 13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목표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21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해 경기 MVP를 수상했다. 이에 대해 이대성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았다. 팀 동료들의 유기적인 움직임 덕분에 나에게 찬스가 많이 왔다. 특히 동료들이 도와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동료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해 전주 KCC이지스에서 고양 오리온으로 합류한 이대성은 선수단에 빠르게 적응해 이번 시즌 동료들과 찰떡 호흡을 보이고 있다. 그는 “처음 합류한 날은 낯설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이나 상주상무에서 자주 만나던 선수들이 있어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전반기 팀의 성적이 좋은 비결 중 하나가 이런 적응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좋은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팀 분위기가 좋고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는 이대성,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노력파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데뷔 초 슛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현재 이대성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슛이다. 그는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활용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주변 동료들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더디지만 조금씩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피나는 노력이 지금의 에이스 이대성을 만들었다. 그는 “올 시즌 우승을 위해 매 경기 결승전처럼 뛰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어 “열렬히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시즌이 종료됐을 때 웃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대성을 필두로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선수단들은 우승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고양 오리온의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팬들은 소망한다. [ 경기신문 = 김도균 수습기자 ]
한국전력공사경인본부가 발주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남군포변전소와 의왕변전소를 잇는 전력구 공사(지하터널을 뚫는 공사)’가 수년 동안 주민설명회 한 번 하지 않고 강행되고 있어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재 인근 주민들은 지반 침하 등의 안전이 우려돼 주민설명회라도 가져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발주처와 시공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어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태다. 21일 한국전력경인본부와 롯데건설에 따르면 남군포군포변전소–의왕변전소 연결 전력구 공사는 한국전력 경인건설본부가 발주해 롯데건설이 2017년 12월 15일 지하 50m 이상 파는 굴진 공사를 시작했다. 이후 2022년 7월 5일 준공을 목표로 군포시 당정동 (한세대학교) 인근에서 군포보건소 인근까지 3㎞에 이르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엠넷은 10대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 '캡틴' 우승자를 가리는 과정에서 일부 사전투표 오류가 발견돼 해당 부분을 점수 산정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10대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하는 오디션 '캡틴'은 심사위원 평가(40%), 시청자 문자 투표(35%), 홈페이지 '캡틴' 및 소셜미디어 '오잉'을 통한 사전응원 투표(25%)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해 11월부터 '오잉'을 통해 진행해온 사전응원 투표다. 이에 따라 엠넷은 '오잉'을 통한 사전 투표 자료는 모두 무효화하고 '캡틴'을 통한 사전 투표 자료만 전체 점수에서 25% 비중으로 반영한다. 엠넷은 입장문을 통해 "파이널 생방송을 앞두고 투표 데이터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투표 데이터 관리 프로그램의 오류를 확인했다"며 "해당 데이터 전체를 파이널 방송에 반영하지..
2026년 화성시에 문을 여는 화성국제테마파크가 전통적인 테마파크와는 차별화된 미래형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일 전망이다. 시는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추진 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사진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총 사업비 4조 5700억 원 규모로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동측부지에 약 4189㎢ 면적에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형 테마파크이다. 호텔, 전문 쇼핑몰, 골프장 등이 함께 조성되며, 약 1만 5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19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보고회에서 ㈜신세계프라퍼티는 콘텐츠의 창작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미디어클러스터가 결합된 ‘자생적 테마파크’를 제시했다. 또한 구상안에는 ▲기존 테마파크 내 핵심 놀이기구의 선별적 도입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체험형 디지털 즐길거리의 선도적 도입 ▲초대형 디지털 스크린 등을 활용한 참여형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등이 함께 담겼다. 이에 화성시는 각종 인허가 및 행정지원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10년간 표류하던 사업이 빠르게 정상화되어 매우 기쁘다”며,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미래형 테마파크가 성공적으로 개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 실시계획 변경’이 승인됨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와 ㈜신세계프라퍼티 간 토지매매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서철모 화성시장, 오진택 도의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윤명규 ㈜신세계 건설 대표 등이 참석했다. [ 경기신문/화성= 최순철 기자 ]
SK슈가글라이더즈가 광명시와 연고지 협약을 체결하며 떠돌이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20일 오전 10시 30분 광명시청에서 광명시와 임오경 국회의원, 3자 간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승원 광명시장을 비롯해 임오경 국회의원, SK슈가글라이더즈 이배현 구단장, SK슈가글라이더즈 박성립 감독 등이 참석했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2012년 SK루브리컨트가 경기도를 연고로 창단한 여자 핸드볼 구단으로, 2017년과 2020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금까지 연고지 없이 의정부와 광명시에서 시즌을 치러온 SK는 이번 협약으로 안정된 연고지 확보 및 홈팬들의 응원 등 이점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광명시와 연고지 협약으로 내달 1일부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에 달한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우리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매각으로 최종 결정되더라도 기존 인력의 고용은 유지된다고도 했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
앞으로 경찰서장이 모든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맡게 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0일 “모든 아동학대 신고는 경찰서장이 초동 조치부터 종결 과정까지 지휘·감독하고, 사후 보호·지원 조치까지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정인이 사건’ 등 아동학대 사망사건 가해자 엄벌 등 총 5건의 국민청원에 답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김 청장은 정인이 사건과 같은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시·도 경찰청에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전담 수사팀을 구축해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학대 여부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2회 이상 신고가 있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있으면 분리 조치해 수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에 아동..
용인의 한 산란계 농장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확진돼 닭 19만 마리에 대해 살처분이 진행 중이다. 용인시는 처인구 백암면 A산란계 농장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고병원성(H5N8형)으로 판정됐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가금농장과 체험농원 등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가운데 67번째다. 시 방역당국은 8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19만마리를 이날 오전부터 살처분하고 있다.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내 4개 농가 사육 가금류 25만 마리에 대해서도 내일부터 예방적 살처분할 예정이다. 또 AI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대로 설정한 반경 10㎞ 이내 60개 농가 55만 마리에 대해서는 30일간 이동 제한 조치 명령이 발효 중이다. 시 방역당국은 관내 모든 농가에 소독 철저, 인력·장비 반입 금지, 이상 증상 수시 확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