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필로티 천장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는 합동감식 결과가 나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남동구 논현동 호텔 화재 현장을 조사한 결과 호텔 후문 1층 필로티 천장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기계식 주차장과 통하는 호텔 1층 후문 필로티 천장에서 시작된 불이 바로 옆 48m 높이 기계식 주차장으로 번지며 화재가 확산된 것으로 판단했다. 소방당국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불에 잘 타는 소재가 주차장 외벽 내부 마감재로 사용됐고, 주차장 가운데가 뚫려있는 탓에 상승기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번졌다는 것이다. 인천경찰청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인천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원, 전기안전공사 등 4개 기관 관계자..
조선후기 공리공론이 아닌 실용적 지식을 추구한 개혁적·실천적 학풍 실학. 민생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강구하고 옛것을 배우되 잘 변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했던 실학 정신은 21세기 지금도 유효하다. 전라남도 강진은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1762~1836)이 순조 원년(1801년)부터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한 곳이다. 유배 당시 사회의 피폐상을 직접 확인하면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목민심서’등 정치·경제·사회·문화·사상을 포괄하는 600여 권의 저술서를 남겼다. 정약용은 사학(邪學, 천주교)을 접했다는 이유로 유배길에 오른다. 정조(1752~1800)가 죽고 벼슬살이를 그만 뒀지만 사학을 접하고 형 정약종과 형수(문화 유씨), 매형(이승훈)과 조카들(정철상·정정혜), 조카사위(황사영)등 일가족이 몰살당한다. 강진에 도착한 정약용을 받아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들른 주막에서 가까스로 밥과 거처를 제공받은 정약용은 ‘베푸는 학문’을 하기로 마음먹고 이 방을 ‘사의재(四宜齎)’로 이름 지은 후 4년간 기거했다. ‘생각은 담백하고 맑아야 하며, 외모는 마땅히 장엄하고, 말은 적당해야 하며 움직임은 무거워야 한다’는 뜻을 가진 사의재는 강진에 도착한 정약용이 심신을 추스르고 다산 실학을 태동시킨 곳이다. 현재 고증을 거쳐 우물과 집터가 복원돼 있다. 강진만을 내려다보는 만덕산 기슭엔 정약용이 제자들과 학문을 하며 저술서를 집필한 다산초당이 있다. 강진 유배 18년 중 10년 동안 생활했으며, 동암, 서암이 복원돼 있다. 정조대왕과 유배 중인 형 정약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기린 천일각(天一閣)도 명소로 꼽힌다. 다산초당에서 만덕산 중턱에 위치한 백련사로 이어지는 800여 미터 길에는 야생차 군락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 숲이 펼쳐져 있다. 차가 많이 나 다산(茶山)이라고 불렸던 만덕산은 유배생활 동안 벗이자 스승, 제자였던 혜장선사와 정약용을 이어주던 길이었다. 다산 정약용의 실학사상은 21세기 강연과 토론, 창업 프로젝트로 다시 태어났다. ‘신경세유표-다산에게 다산을 묻다’라는 주제로 강진순례 청년교류단이 21세기의 개혁방안을 모색했다. 동시대 사회문제를 실학적 해법을 모색하는 라운드테이블도 진행됐다. 주철환 프로듀서는 ‘K-컬쳐와 실학’ 강연에서 실학이란 현실이나 진실, 성실, 사실, 이상을 뜻하고 컬쳐는 문화를 뜻한다며 문화의 씨앗을 제때 좋은 밭에 뿌리면 반드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희망을 주는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김광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가치창출단장은 ‘실학정신과 지역창업’ 기조강연을 통해 실학과 창업의 공통점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라며 어플리케이션 등 혁신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백선영 문화공복합공간 카페 낭만지구 대표가 ‘지역-공동체를 잇는 창업’, 오승희 그레잇테이블 대표가 ‘문화기업가 정신, City to farm’강연을 진행했다. 강지만 스윗발란스 대표는 스윗발란스를 소개하며 실학을 스타트업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강의 이후엔 경기문화재단과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의 MOU체결식을 통해 정약용 선생의 실학 정신을 이어갔다. 김태희 전 실학박물관장은 “실학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학문이고 현재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창업”이라면서 “실학자의 직무는 이런 실학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 하는 실천”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산박물관에서는 실학박물관·다산박물관 공동기획전시 ‘동백꽃은 지고 봄은 오고’를 통해 정약용의 유배 생활과 유물들을 선보였으며 강진 마을 주민이 주축이 된 ‘다산의 꿈’ 공연을 통해 정약용의 생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LH 혁신안이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민간 건설사와의 경쟁을 도입하는 내용의 이 혁신안은, 건설 경기 침체와 수익성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의 대응으로 'LH 혁신방안'과 '건설 카르텔 혁파방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LH가 공공주택 공급에서 독점적으로 가진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 건설사와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고, 설계·시공·감리 관련 권한을 전문기관으로 이관해 LH의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의 공공주택 공급 구조는 LH가 시행하는 아파트의 시공을 민간건설사에게 맡기거나, 혹은 LH와의 공동 시행으로 이뤄져 왔다. 또한 설계·시공·감리 업무의 선정도 LH가 담당하고 있었다. 이에 현재 공공주택 사업시행자는 LH가 전체 공급량의 72%, 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공사가 2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혁신안에서는 LH가 '땅'만을 제공하고, 이후의 설계와 시공, 감리는 민간건설사가 도맡아 자사 브랜드를 공급하는 체제로 변화된다. 이에 따라 사업자 선정 권한은 설계·시공은 조달청, 감리는 국토안전관리원으로 이관되며, LH는 품질 향상과 안전 확보를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민간사업자와 경쟁하게 된다. 이같은 정부의 LH혁신안은 건설 경기 둔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사 수주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주택은 주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소액으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대부분의 공공사업이 민간사업 대비 수익성이 낮아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품질이 유지되려면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서다. 건설업계 입장도 시큰둥하기는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린 것은 분명하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민간건설사가 공공과 비슷한 비용을 들여 고품질 주택을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고금리, 공사비 상승 등으로 발생될 문제들을 건설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 3월에 총선을 앞두고 있어 LH 혁신안 자체를 국회에서 면밀하게 살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여소야대 상황에서 합의점을 끌어내기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1년 LH와 관련한 대대적인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흐지부지되며 말뿐인 혁신으로 끝난 바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유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며 저렴한 값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민간 시공사도 아직은 관망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전날인 18일 오후 11시 59분 발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인적, 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국회의원 교부용 돈 봉투 20개를 포함해 총 6650만원을 당내 의원 및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 무소속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송 전 대표가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 원, 1000만 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의원용 돈봉투가 살포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그가 설립한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 6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직접 기업인의 공장을 방문한 직후 먹사연에 후원금 송금이 이뤄지는 등 송 전 대표의 만남 전후로 후원이 이뤄진 정황을 다수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8일 돈 봉투 의혹을 조사받고자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은 200 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돈봉투 의혹 관여 여부, 먹사연을 통한 불법 후원금 수수 여부 등을 캐물었으나 송 전 대표는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돈 봉투 의혹 수사를 정치적 기획 수사라 규정하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기각시킬 자신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결국 법원 설득에 실패해 구속돼 정치 인생 최대 위기로 내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 경위 등을 재구성한 뒤 재판에 넘겨 공여자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최대 20명에 달하는 돈봉투 수수 의원 특정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효성구역 도시개발사업 수용재결 신청이 각하됐다. 인천시는 지난 15일 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열고 효성구역 도시개발사업 수용재결 신청을 신청요건 흠결을 이유로 각하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수용재결을 신청했다고 판단했다. 수용재결은 토지 보상과 관련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토지수용위원회가 이를 심의해 인용하거나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다. 시 관계자는 “재결서가 작성 완료되면 송달할 예정”이라며 “요건이 충족되면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재신청은 사업시행자가 결정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사업시행자인 JK 도시개발로부터 재결신청서를 접수해 검토했으나, 2회에 걸쳐 보정을 명한 바 있다. 서류 미비 등이 이유였다. 사업시행자는 보정되지 않은 재결신청서를 그대로 재접수했고,..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지는 가운데 민주당 원외에서도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8일 친이재명계와 친이낙연계를 각각 표방하는 원외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민주주의실천행동’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엇갈린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먼저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전 대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를 향해 “오직 ‘반이재명’ 주장만 보인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민주당의 영혼이나 다름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를 받는 분이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가 주장하는 신당 창당 이유와 관련해선 “양극화..
올해 경기도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14곳이 순위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67곳 중 21.2%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적으로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급증하면서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총 215개 단지, 총 16만 2000가구(10일 입주자모집공고 기준)다. 이 가운데 67곳(31.2%)의 순위 내 청약 경쟁률이 0%대를 기록했다. 0%대 사업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였다. 총 14개 사업지로 안성시 공도읍, 양주시 덕계·화정동, 오산시 궐동,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평택시 진위·현덕면, 포천시 군내면, 화성시 봉담읍 등지에서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수도권 접근성이 좋지 않거나,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에 대해 “우리 영토와 국민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김명수 합참의장의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활용해 한미일 공동대응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와 적극 연대해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활동을 규탄하고 저지해나가라”며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한미의 대북 핵 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말연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지난달 21일 소위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발사했다. 대통령실은 NSC 상임위원들도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 규탄했다고 전했다. 위원들은 북한이 핵무력 정챌을 헌법에 명기하고 자체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하면서 오히려 그 책임을 한미 동명에 전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은 “북한 정권이 미사일 발사로 막대한 자금을 탕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민생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평양 지역의 소수 정권 옹위 세력에게만 특권을 허용하고 여타 대다수 주민의 생활고를 방치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의 반인권적 행태를 국제사회에 정확히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 상임위에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장호진 외교부 1차관,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안보실 1차장), 인성환 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보험업계가 본격적으로 '3세 경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실무에 참여한 오너가(家) 3세들이 주로 디지털·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신사업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업황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을 통해 이들의 경영능력을 검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문급 임원 기구인 CSO(최고 지속가능 책임자·전무)를 신설하고 정경선 씨를 CSO로 선임했다. 정 CSO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이다. 1986년생인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경영학 석사)을 졸업한 후 비영리단체와 임팩트 투자회사를 설립·운영해 왔다. 현대해상은 “정 CSO는 국내외 ESG 및 임팩트 투자 분야에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오너로서 누구보다 현대해상의 미래 청사진을 잘 그릴 수 있는 인사이트와 역량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뿐 아니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 보험사들에서도 오너 3세가 입사해 주요 사업을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이 보험 본업이 아닌 디지털, 글로벌 등 신사업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1985년생으로 2015년 한화생명 디지털 팀장으로 입사한 후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략 수립과 실행을 이끌어왔다. 그는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출범을 주도했으며, 디지털 영업지원 플랫폼 '오렌지트리' 출시에 기여했다. 올해 초 신설된 CGO(최고글로벌책임자·사장)로 승진한 이후 인도네시아 보험 사업 확장 등 해외사업 확장을 이끌고 있다. 교보생명 또한 신창재 현 회장의 두 아들이 실무 경험을 쌓으며 경영 승계 작업을 준비 중이다.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 팀장은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를 통해 입사한 후 계열사 간 데이터 연계 작업을 주도했다. 차남인 신중현 씨는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에서 디지털혁신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오너 3세들이 기획이나 영업, 보상 등 본업이 아닌 신사업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점점 커지고 있는 보험업계의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기후변화와 디지털 전환,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등 경영 환경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진 만큼, 신사업 분야를 통해 이들의 경영능력을 검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모두 1980년대생으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해 트렌드에 밝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오너가 3세들이 본업 보다는 디지털, 해외사업, ESG 등 신사업 부문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며 "이들 모두 1980년대생으로, 디지털·ESG 등 변화하는 업황 트렌드에 밝다는 면이 신사업 부문에서 경력을 쌓는 데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인천 남동구 한 호텔에서 큰 불이 나 투숙객 5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화재 원인을 수사하기로 했다. 18일 인천소방본부와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분쯤 남동구 논현동 지하 3층, 지상 18층 호텔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호텔 관계자로, 주차장과 통하는 1층 외부 천장에서 불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이 불로 외국인 8명을 포함해 객실에 있던 투숙객 52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스스로 뛰어내려 발목‧허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 중 경상은 13명으로 분류됐고, 단순 연기를 흡입한 3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 조치했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상으로 분류된 2명 중 1명은 30대 중국인 여성 A씨다. A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20대 남성 B씨로, 호텔에서 화재를 피해 대피하던 중 건물 밖으로 추락해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밖에도 호텔 안에 있던 투숙객 44명이 구조되고, 30명은 소방대원들이 대피를 유도해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왔다. 70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옥상으로 올라간 일부 투숙객들이 불을 피해 옆 건물 옥상으로 뛰어내리기도 했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등 인력 404명과 장비 129대를 투입해 1시간 30분만인 오후 10시 31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당국은 기계식 주차장에 있던 차량이 불에 타며 화재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도 신속한 원인 파악 등을 위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한다. 수사전담팀은 인천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광역수사대 3개팀(16명), 논현서 강력 1개팀(4명), 과학수사 1개팀(6명), 피해자보호전담경찰관(7명) 등 모두 33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소방과 경찰이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으나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만큼 전담팀을 구성해 화재 원인과 확산 경위 등을 면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종효 남동구청장도 당일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했다. 구는 긴급대피한 투숙객들을 위해 논현2동 행정복지센터와 인근 호텔에 임시거주지를 마련했다. 이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재난 현장 잔해물 처리와 구조물 안전진단, 구호 물품 지원 등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