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의 젖은 낙엽들로 새벽바람이 차가운 진도의 아침을 맞는다. 진도는 시(詩).서(書).화(畵).창(唱)이 살아있는 예술의 고장으로 알려진 보배의 섬이다. 제주도가 관광지로서 섬이라면, 진도는 자연의 질서로 정직하고 편안함을 안겨주는 섬이다.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는 이 섬에 한국시화박물관이 들어선다. 박물관에서는 한국시단의 빼어난 시인과 화가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수석박물관이 자리해 무생물의 수석에 감춰진 내면세계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진도군 임회면 죽림리에 자리잡게 될 박물관은 전시공간과 학생들의 자연탐구로 활용했던 학습공간 등 4천500평이다. 전시공간에는 詩人들의 친필 시와 소설가들의 작품 중 문장아포리즘과 서예가들의 서체와 갤리그라피 등 진귀한 작품들로 채워진다. 박물관의 특징은 인문학 성격을 갖는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문학축제를 가져 단순한 문화공간을 넘어 살아있는 이유를 묻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하는 메시지와 사람과 사람의 공간이 될 것이다. 박물관장인 이지엽 시인의 고뇌와 철학이 묻어난 문화예술의 장르간의 소통과 교섭으로 진도군의 문화관광산업 브랜드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지엽 시인은 계간 열린시학과 시조시학을 발간해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문학지로 거듭나 독자와 작가들의 숨과 쉼을 마련하고 있다. 문화예술의 세계화와 한국문화예술 발전에 시금석이 되는 길에서 진도군은 보석 같은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한국시화박물관건립을 위해 3년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김길록, 이부재, 김일해 화가를 비롯해 김남조, 이근배 시인, 문순태 소설가 등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었다. 신비의 바닷길은, 고군면과 의신면의 2.8km가 조수간만의 차이로 수심이 낮아질 때 바닷길이 드러나는 현상으로 40여m의 폭으로 똑같은 너비의 길이 바닷속에 만들어져 신비로움이 있다. 신비한 바닷길이 열리는 날에는 민속예술인 강강술래, 씻김굿, 들노래, 다시래기 등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와 만가, 북놀이 등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를 선보여 진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근 전국민들의 휴식이 되고 있는 쏠비치호텔 리조트 진도는 호텔, 리조트 등 576실을 갖춰 완벽한 휴양시설을 갖췄다. 또한 진도 미르길과 첨찰산을 둘러보고, 천연기념물 진돗개페스티벌, 명량대첩축제, 진도문화예술제, 운림산방을 경유해 진도대교 타워와 조도와 관매도 섬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을 있고, 진도홍주와 울금수육으로 맛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진도군의 눈부신 발전을 이끈 이동진 진도군수의 마인드와 정현인 부군수의 사람냄새 나는 군정과 박금례 의장과 군의원들의 화합결속의 지원에 힘입어, 박수길 관광국장을 비롯한 김귀성, 한태철, 박태식, 김재신 실무공직자들의 머리가 아닌 가슴의 행정이 빛을 발한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지혜와 융화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역사의식을 가미해 진도만의 문화정책과 철학이 예술의 조화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언어의 심성이 내는 소리와 시대를 읽는 그림자들로 역사와 전통, 자연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진도, 만나는 군민들마다 “진도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군행정을 펼치는 리더의 가슴이 읽어진다. 진도군을 찾는 사람들이 쉼의 박물관으로 머물다가 가는 보배의 섬 진도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곳 진도에 인문학의 근본인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동시에 생각의 힘, 지혜의 힘을 모아 문화의 향기가 피어나는 한국시화박물관이 문학과 예술의 본령을 일깨우는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경수 경남 지사가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공직 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재판부의 법리적 판단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김경수 지사가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권 판세의 변화에 대해서다. 물론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지만,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김경수 지사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김경수 지사는 정통 친노이자 정통 친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2심 판결에서 무죄가 나왔더라면, 민주당 대선 판도는 요동칠 수 있었다. 친문의 입장에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정통 친문 중에서 차기 대권 후보가 나오길 바랐을 것이다. 이..
나는 1964년 전남 장흥에서 별 볼일 없는 둘째 아들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당시에는 누구나 그러하듯이 가난한 집안의 장남은 육사와 법대를 인생의 목표로 길러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공부를 잘한 것이 더욱 나를 보수적이고 출세지향주의적인 밥맛없는 인간으로 키워놓았다. 1979년 10월 박정희가 죽던 날 나는 "민족의 태양이 졌다!" 고 일기에 썼다. 1980년 5월 광주 시민군이 목포에 왔을 때 나는 고등학교 동기들을 막아서며 "이러면 안 된다. 이건 간첩의 선동에 휘둘리는 것이다." 고 말렸다. 고백컨대 그런 인간이었다. 리영희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상과 이성>은 내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나는 억울하고 분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은 온통 우상 덩어리였다. 그제야 김지하의 오적이 보였고 전태일이 보였다. 내가 난장이였던 것이 보..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또다시 뜨뜻미지근해지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 적마다 정치권은 ‘때려잡기’식 처벌법 강화만 부르대다가 관심이 식으면 흐지부지해버리는 패턴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 아동학대를 막아내는 일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가장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다. ‘대증 처방’이 아닌 ‘원인 처방’으로 가야 한다.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놓아둔 채로 처벌법만 강화하는 일은 하지하책(下之下策)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6일 국회 아동학대 관련 온라인 민생 간담회에서 “학대로 숨진 아이만 지난 5년 동안 160명”이라며 “제도가 있지만, 구멍이 너무 많아 빨리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것처럼 어떤 이름으로도 아이에..
이번 가을 MMA(Mixed Martial Arts) 즉 종합 격투기계에서는 굵직한 뉴스가 쏟아져나왔다. 첫 번째 뉴스는 29전 전승의 무패 파이터인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Khabib Nurmagomedov)가 10월 25일 도전자 저스틴 게이치(Justin Gaethje)와의 3차 방어전을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매 경기 괴물 같은 그래플링으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던 그였기에, 매우 아쉬운 소식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뉴스는 지난 11월 1일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유라이어 홀(Uriah Hall)과의 은퇴 경기를 했던 미들급 파이터 앤더슨 실바(Anderson Silva)의 소식이다. 한국 나이 46세인 그는, 최장기간(2,457일) 타이틀 보유, 최다 타이틀 방어(10회) 기록 등, 14년간 옥타곤에서 수많은 대기록을 써 내려..
‘간판을 새로 달고 몸집을 키웠는데도….’ 요즈음 소방청과 소방공무원 처우를 보면서 드는 느낌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몇 해 전 화재 진압을 마친 한 소방관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 변변한 휴식 공간이 없어 앉은 채로 잠이 든 소방관 등 일선 재난·화재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땀 흘리는 소방관들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그렇게 모아진 걱정 어린 관심은 3년 전 중앙소방본부가 국가기관인 소방청으로 승격하는 등 결과로 이끌어냈고 올해 4월이 돼서야 소방공무원 신분도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그렇게 소방공무원 처우가 금방이라도 개선되고 소방 근무 환경을 좋아질 것처럼 보였지만, 열악한 근무 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6만1000여 명의 소방공무원 처우는 물론 소방..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의 승리로 귀결됐다. 공화당 트럼프 현 대통령이 즉각 승복하지는 않았지만, 결과는 뒤집히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국의 권력 변동은 곧 세계 정치지도의 격변을 뜻한다. 한미동맹이 국가경영의 핵심요소인 우리로서도 운명적인 변화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그 어느 때보다도 ‘실용주의 정신’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문제점이 적지 않은 외교역량의 업그레이드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8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펜실베이니아 선거구에서 역전하며 선거인단 279명 확보한 바이든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당선인으로서의 감회와 포부를 밝혔다. 바이든은 연설 앞부분에서 “우리가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는 국가가 되도록 만들겠다”면..
며칠전에 어깨가 뻐근하고 팔에 힘이 없다고 내원하여 침과 보험한약 며칠분을 처방받았던 환자가 주말을 지내고 오늘 와서는 50% 정도 통증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묻는다. 그런데 원장님 그때 주신 한약이 무슨 약이예요? 그래서 나는 일종의 한방감기약이예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열이 많이 난다기 보다는 평소때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기침, 콧물, 통증 등의 감기에 쓰는 약 이예요. 여러종류의 감기약중에 보약에 속하지요. 했다. 그런데 왜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신기해요. 그걸 먹으니 피로감이 덜하고 기운이 나는 것 같아서 여쭤봤어요,’ 한다. 그럴수 있지요. 환자분이 타고나길 소화기능이 좋지 않고 몸이 찬 경향이 있어요. 최근 여름이라 에어컨, 찬음식 등으로 어깨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해서 처방을 한거고..
지구촌의 집중 조명을 받아온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여진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후보들에게는 잔인할 수 있지만 드라마라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초대형 흥행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연자 1억6천여만명에 천문학적 자금 투입은 기본이고, 우편투표, 초경합주(펜실베니아 등), 체면 구긴 여론조사, 배럿 대법관, 총 든 유권자, 코로나, GDP(국민총생산) 등 주연급 조연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출연 배우가 워낙 많아 관객들도 보는 각도에 따라 맛이 달랐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선거 흥행에 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트럼프 대통령이 1순위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미국 대선이 이토록 나라 안팎에서 관객을 모은데는 지난 4년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거침없고, 때로는 기행적인 듯한 리더십, 목표가 정해지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뚝심 등등이 주효했다. 그가 대..
코로나19에 의한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모든 국제적 전시가 취소되는 바람에 눈부신 가을날을 온전히 느끼며 화성행궁 근처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지금 전시를 하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까지 왔다 갔다 한다. 전통을 상징 하는 수원 화성행궁옆에 현대미술관인 수원시립미술관을 세운건 신의 한수였다. 미국이나 프랑스등 세계각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미술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사진만으로도 한번쯤 수원에 오고 싶어 한다. 또한 한번 방문하면 또 오고 싶어 한다. 수원이 시골이라고 생각했던 미술 관계자들도 가을색으로 멋지게 빛나고 있는 수원 화성행궁과 현대미술관의 어우러진 풍경을 보고는 속으로 놀라는 표정이 역역하다. 옆에서 흔들리는 마음이 읽으며 혼자 즐거워 한다. 그래서 항상 전시 이야기 시작되면 먼저 화성행궁 근처에 있는 스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