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죽어서 그 영혼이 하늘나라에 이르자, 그 앞에 온몸이 고름투성이에 추악하고 더럽고 소름이 끼치는 여자가 나타났다. “너는 도대체 누군데 내 앞에 나타나 내 길을 막느냐?” “나는 너의 행실이다.” (페르시아 속담) 중요한 것은 선한 행실에 대한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탈무드) 착한 일을 하고, 자비롭고, 온화하고 겸손하며, 좋은 말을 하고, 선한 일을 생각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항상 배우며, 항상 진실을 말하고, 분노를 억제하고, 만족을 알고 인내심이 강하며, 친절하고, 웃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와 스승을 존경하는 사람, 이들은 모두 선인의 벗이요 악인들의 적이다. 거짓을 말하고, 훔치고, 음란하고, 속이고 욕하고, 악한 일을 생각하고, 오만하고 게으르며, 이웃을 중상하고, 인색하고 무례하며, 파렴치하고, 화를 잘 내고, 남의 것을 가로채며, 복수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고, 질투심이 강하며, 미신에 빠지는 사람, 이들은 모두 악인의 벗이요, 선인들의 적이다. (페르시아의 교리문답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미루지 말라. 왜냐하면 죽음은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마쳤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불쑥 찾아오기 때문이다. 네가 이 세상
후생가외.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으로 뒤에 태어난 생명들은 미래세대로서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이다. 이번 선거에서 2030 청년들의 위세는 두려워할 만했다. 공자가 후생가외를 말한 의도는 청소년 나이에 해당하는 젊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 기성세대보다 나을 수 있다는 기대를 말한 것이다. 반면에 나이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이룬 것이 없다면 그런 사람들은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도 했다. 단순히 후생을 추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고 수련해야 한다는 충고였다. 인간의 본성은 유전자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타고난 유전자는 바꿀 수 없지만, 부모의 보살핌과 학습에 의해 훌륭한 품성을 배양할 수 있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갈 수 있고, 고등학생 나이에 이르면 사회성이 형성된다. 그리고 20대 나이에서는 다양한 지식에 깊이를 더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30이 되면 독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전도 창창한 후생이라도 사십 오십이 되도록 공부를 게을리 해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한다면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 꼰대가 될 것이다. 후생들이 나이 들어서 어떤 평가를 듣는지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고 국가와 사회
젊은 날 빛나고 아름다웠던 사람이 나이 들어가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해지는 모습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만난다. 한때 안중근 참모중장의 가장 가까운 동지의 한 사람이었던 엄인섭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찍이 연해주로 건너가 안중근과 함께 국내진공 작전을 펼쳤던 독립군 대장이었다. 독립운동의 역사에게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싸우고 가장 크게 이겼던 홍범도의 결의형제이기도 했다. 홍범도를 비롯한 동지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 남은 젊은 시절의 엄인섭은 누구보다도 훤칠하고 멋진 남아였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일본의 밀정이 되어 독립군을 팔아넘기며 비루하게 살다 비참하게 최후를 마쳤다. 무엇이 한 아름다웠던 청년을 그토록 추하고 불쌍하게 만들었을까. 흔히 사람들이 변절과 타락으로 자신의 삶을 더럽히는 이유를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주와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추적해보면 그렇지 않았다. 밀정이 된 자들이 변절한 가장 큰 이유는 실망하거나 절망해서였다. 변절자들은 보통사람보다 대체로 훨씬 유능하고 성실했다. 그들이 변절하는 이유는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도 바뀌지 않는 세상에 실망하고 절망하고 원망해서였다. 내가 최선을 다해도 세상이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인간의 일상을 제한하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어가고 있다. 코로나가 없던 시절 소외받는 이웃을 돌보는 일은 경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다.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고 1인 가구 또한 늘어나고 있다. 소외계층이 많은 곳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에 의하면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소외계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독거노인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식들과의 소통 또한 줄어만 가고 있어 외로움은 더 커져가고 있다. 그런 노인분들에게 경찰관들의 순찰 중 건네는 따뜻한 인사나 방문은 큰 위로가 되었으나 코로나 시대에는 그것마저도 어려운 현실이다. 언제나 낮은 곳에서 소외된 이웃들의 친구가 되어주던 경찰관이 코로나로 소통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소외받고 있는 이웃들의 심리적 우울감은 더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는 경찰관이라고 해서 피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찰관들도 코로나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일하고 있지만, 가족 중 일원이 감염될 수 있고, 일하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마음은 앞서지만, 소외계층 챙김에 거리를 두게 된 것이
“끼이익” 커브를 돌자 갑자기 뒷바퀴가 몸에서 떨어져나간 다리처럼 제멋대로 허우적거렸다. 차는 크게 S자를 그리면서 미끄러져 나갔다. 브레이크를 밟은 오른발에 ‘드드드득’ 하는 잔망스러운 느낌이 전해져 왔지만 차는 멈추질 않았다. 건너편 차들이 황급히 멈추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고 그 운전자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순간 스쳐갔다. 차는 중앙선을 크게 지나 겨우 멈춰 섰다. 등골이 오싹했다. 살살 차를 몰아 갓길에 세웠다. 엄동설한에 배달 일을 시작한지 불과 일주일 만에 생긴 일이다. 2022년을 코앞에 둔 지난 연말에 나는 큰 결심을 했다. 그렇게 계속 살 수는 없었다. 우선 생활비가 바닥났고, 빚은 늘어만 가고, 둘째는 고3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배달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몸뚱이 하나만으로 돈벌이가 되는 일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1톤 트럭을 출퇴근용으로 제공한다는 사장의 말에 혹했다. 나는 운영하던 회사를 휴업하고 법인차를 처분하여 차가 없었다. 한편 마음이 시끄러울 때 몸 쓰는 일이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2-3년을 돌이켜보니 나는 심신이 너무나 황량하게 지쳐있었고 생활은 건강하지 못했다. 그렇게 계속 살다가는 폐인이 되겠구나…
최근 기록적인 대형산불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산림이 시뻘건 화마에 타는 것을 우리는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산림당국이 산불진화헬기를 비롯해 많은 장비·인력을 투입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마치 과거 수개월 간 불타던 호주 산불이나 미국 서부 산불을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나무와 동물이 이번 산불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주민의 소중한 집과 재산은 검게 타버린 재만 남겨진 채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집주인은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원자력 발전소와 LNG 생산공장 가까이 산불이 접근하며 온 국민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야말로 위기일발이었다. 오랜만에 내린 비가 아니었다면 산불은 아직도 타고 있을지 모르겠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닥치면서 최근 산불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를 큰 폭으로 증가시켰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도 50년 만의 가뭄이었다. 경기도만 해도 군부대에서 발생한 산불을 제외하고도 최근 5년 평균 138건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올해는 3월 현재까지 59건이나 발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가끔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국립 인천대학교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의회, 연수구의회, 서구의회, 미추홀구의회 등이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연수구는 인천대의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구는 ‘인천 제2의료원 및 인천대학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상호협력과 범시민 서명운동과 홍보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인천광역시교육청도 인천대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내용은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교육 분야 자문과 범시민 서명운동 홍보·참여 등에 협력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김교흥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서구갑)은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인천대 공공의대 설치와 의과대학생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인천대 공공의대 졸업생은 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인천 공공 보건의료 수행기관 등에서 공공 보건의료업무에 종사해야 한다. 대신 학생의 등록금과 실습비, 기숙사비 등 학업에 필요한 경비는 국가에서 전액 지원한다는 것이
제20대 대선 마지막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며 몰아붙였다. 무려 다섯 번이나 대답할 것을 재촉했다. 이 장면만 보면 단군 이래 최고의 부동산 사기사건인 대장동의 몸통이 윤 후보일 것이라는 심증이 굳어질 만 하다. 따라서 이 장면은 이 후보에게 대선 토론의 가장 눈부신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힘입어 이 후보 쪽은 윤 후보를 아예 대장동 몸통이라고 못을 박았다. 때 맞춰 대장동으로 구속 수감 중인 김만배 씨와 전 언론노조위원장인 신학림 씨 간 6개월 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었다. 김 씨가 검사였던 윤 후보에게 대장동 불법 대출에 관한 무마를 관철시켰다는 것이 요지였다. 민주당은 이 녹취록을 SNS에 도배질 하다시피 했다. 이 후보 명의의 모바일 문자로도 녹취록을 무차별적으로 뿌렸을 정도였다. 민주당 프로파간다 김어준 씨의 활동무대인 TBS 애용 리얼미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1~5% 뒤지고 있었는데 대선 결과는 불과 0.73%로 좁혀졌다. 이에 대한 분석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민주당의 프레임도 한몫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듯하다.
산길을 걷기 위해 과수원 옆을 지나며 본다. 어젯밤 비에 젖어 눈트는 매화나무 가지 끝 부분의 매화를. 콩알만 한 크기의 매화 꽃망울은 붉은 화피가 별자리 같이 째지면서 희고 맑고 연한 매화의 속살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저렇듯 여리고 보드랍고 아련한 꽃잎으로 빗물이 스민다면 아리고 쓰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서둘러 오신 화신이요 이 땅의 고운임처럼 바삐 오신 꽃잎이 비에 젖고 있다는 생각에 안쓰러웠다. 매화는 분명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화피가 째지는 아픔을 견디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난 밤 편한 잠결이었구나. 나무라고 아픔이 없겠는가. 매화는 삼천 년 전 중국을 원산지로 한국에 전해졌다. 이어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문화적 의미와 함축된 뜻은 각기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절개와 금욕의 상징으로서 선비정신을 나타내는 데 있어 으뜸 꽃이 되었다. 그런데 일본에서의 홍매는 성적인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한다. 매화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중국의 꽃이라고 하면서 약용으로 그 매실이 일찍부터 이용되어 왔다. 그리하여 중국, 한국, 일본을 매화권 문화라고 하였다. 매화는 겨울 언 땅에서 피어나는 강인함만 있는 게 아니다. 역사와 사회 그 모진 한파에 시달려도 동북
사람을 이르는 문자는 많지 않다. 인(人)과 자(者)가 일반적이다. 서예가 음악가 등의 가(家)나 공자 맹자(孟子) 등의 子가 특별한 칭호(稱號)다. 무뢰한 치한 등 ‘문제적 인물’을 이르는 한(漢)도 있다. ‘어떤 사람’이라는 뜻을 이루는 접미사다. 이 중 家는 전문직이나 어떤 분야에 능(能)한 사람이다. 재산가처럼 뭘 많이 가진 이를 이르기도 한다. 子는 공부자(孔夫子)처럼 공자와 같은 큰 학자를 스승으로 높여 부르는 이름이다. 공자의 원래 이름은 구(丘)다. 자작(子爵)처럼 봉건시대 귀족 칭호이기도 하다. 이런 이름들은 중국 역사의 여러 모습을 반영한다. 한 중 일 3국이 일정 부분 공유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당선자와 당선인, 두 이름을 두고 언론의 보도가 설왕설래한다. 헌법에는 ‘당선자’지만 者의 훈(訓 뜻)이 ‘놈’이라서 (느낌 나쁘니) ‘자’ 말고 사람 인(人)의 ‘인’을 써달라고 했다는 게 이명박 당선자 시절의 얘기다. 언론은 권력에 휘감긴다. 언론에서 금세 ‘당선자’가 ‘당선인’으로 변하고 있다. 승리한 쪽 캠프에서 언론에 ‘마사지’를 했을 법도 하다. 어떤 매체는 한 교수의 발언을 앞세워 ‘헌법에 적힌 대로 당선자로 하자’고 했다. 자(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