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펼쳐진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끝내 실패로 끝났다. 절대 소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미래통합당은 ‘비협조’를 선택했고,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진 민주당은 일당 독주의 독배를 들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이 맨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끝내 ‘협치’의 미덕을 포기한 민주당은 민심의 칼날 위에 올라섰다. 권력을 다 거머쥔 다수세력이 가장 먼저 되새겨야 할 교훈은 ‘절제’와 ‘겸손’이다. 통합당과의 최종 합의에 실패한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 여당 의원만으로 남은 11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절차를 밟았다. 국회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며 원 구성을 마무리한 것이다. 통합당은 자당 몫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고,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 내정됐던 정진석 의원도 항의의 표시로 맡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서 코로나19 등 난국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입법부의 속도감 있는 뒷받침이 절박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 전반기에 펼쳐온 경제정책들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부작용을 낸 것도 많다는 사실이 초조감을 보탰을 수도 있다. 소수
2006년 3월 개성 자남산여관, 남북대표단이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발굴 및 봉환사업’ 실무협의를 위해 만난 자리다. 중국측은 남북이 합의하여 현지조사를 요청하면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낸 상황이고. 북한측은 안 의사 유해 발굴시 봉환장소가 황해도 해주(안 의사 고향)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지 남북공동발굴을 위한 현지합동조사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우리측은 현지에서 매장 추정지를 직접 발굴시도해야 한다는 것과 유해봉환장소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에 모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북측 의견을 들어주기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그 때 우리측 대표는 “만약 우리가 안 의사 추정 매장지를 직접 파보지 않고 이 사업을 중단한다면 안 의사 혼령이 우리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하며, 유해발굴 시 봉환장소는 당연히 북한 해주라고 제시했다. 그해 6월 남북의 현지조사단 22명이 중국 대련 여순감옥 안 의사 매장지로 향했다. 남북관계가 정체된 상황에서 북한측 의사를 포용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했던 경우는 많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카자흐스탄에 안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사업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국내로 모셔올 것으로 예견된다. 일제가
지난 11일부터 진료를 시작한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감사서한을 받았다.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의 개원이 정신질환자의 인권증진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서한은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정신건강위기대응센터는 정신보건 분야를 인권기반으로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의미 있는 첫 걸음” “(정신질환자의) 회복과 인권을 향한 국제적 협력이 미래에도 이어지길 기대 한다”는 내용이다. 도관계자는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이 WHO에서 추구하는 국제적 정신건강증진 방향과 부합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용인시에 위치한 (구)서울시립정신병원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했다. 50병상에 정신과 의사, 가정의학과 의사, 간호사, 약사 등이 근무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며 중증정신질환자의 응급·행정입원이 가능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눈에 띄는 것은 격리, 강박 등의 처치 대신 인권을 존중하는 입원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회복지원 프로그램도 병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은 급성 정신질환으로 위기에 처한 심리·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집중…
얼마 전 우리의 시야를 뜨겁게 붙잡은 보도가 있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2020년 6월 11일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조사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행동을 촬영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 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어미 돌고래가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포착했다.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과학원 김현우 박사의 얘기다. 죽은 새끼의 크기나 상태를 고려할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라.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하는 어미 돌고래의 모습을. 그런데 이러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에 아프게도 지방의 한 도시에서 일어난 9세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이 오버랩 된다. 여행 가방에 갇힌 A군은 계모를 향해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갇혀있는 여행용 가방에
인도의 경면왕이 장님(시각장애인)들을 모아 코끼리를 만져보게 했다. 그리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각자 말해보라”고 물었다. 그러자 상아를 만져본 이는 ‘무’, 귀를 만져본 이는 ‘키(곡식 까부는 도구)’, 코를 만져본 이는 ‘절굿공이’, 배를 만져본 이는 ‘항아리’, 꼬리를 만져본 이는 ‘새끼줄’ 같다고 대답했다.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 나오는 군맹무상(群盲撫象) 이야기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라는 말의 연원이다. 일제강점기라는 불행한 역사를 겪은 우리에게는 그 참혹한 역사를 보는 시각에 따라서 전혀 다른 관점에서 규정하고 평가하는 학설들이 있다. 그 중에도 소위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일제의 침략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그 역사관에다가 모든 역사적 견해를 꿰맞추는 편협한 학문 양식이 존재한다. ‘식민사학(植民史學)’과 ‘식민지근대화론(植民地近代化論)’이 바로 그것이다. 식민사학은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 출신 친일학자들이 해방 후 주요 대학 역사학과와 역사편찬위원회 등 역사 관련 국가기관, 중등국사 교원양성소까지 독점해 장기간 축성한 망국의 친일사학이다. 이른바 ‘강단사학자’로 통칭하는 그들은 해방 후 지금까지 오랫동안 독점해온 조직과 나라
조크이거나 농담으로 읽어주시기 바란다. 영어로 된 긴 이름을 자랑하는 아파트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시중의 조크로 일부 며느리들이 시어머니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영어와 프랑스어가 뒤섞인 이름을 자랑하는 아파트로 이사를 했더니 길눈 밝고 어려운 외래어를 잘 읽는 시누이, 손자손녀를 데리고 찾아오시는 바람에 다시 간명한 이름을를 가진 아파트로 이사했단다. 경기테크노파크에 근무하면서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건물 위치와 동번호, 중요 시설명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명함에도 넣었다. 그동안 처음 방문하는 기업인, 세미나 참석자, 강사, 택배회사 직원 등이 5개 건물 중 자신이 가야하는 시설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사무실과 회의실 등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주차장에서 잘 보이는 건물의 벽면에 1~5동까지 대형 번호를 새기고 어린이집은 6동으로 표기했다. 효과는 현관 안내데스크 근무자의 하루 업무에서 나타났다. 전보다 사무실 위치를 묻는 질문이 줄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매일 한 두건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 알림이 울린다. 수원에 사는데 용인서도 오고 중앙에서도 발송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처럼 정보를 발빠르고 손빠르게 전해준 시절
언 땅이 풀릴 때 /김완 덕산골 편백나무는 홰친홰친 우듬지를 흔들어 운다 언 땅이 풀릴 때 땅은 제 몸에 박힌 얼음을 깨뜨리고 몸 공양한다 등 굽은 농부의 곡괭이가 채마밭 고랑을 돋우고 참새들 수다는 시작된다 언 땅이 풀릴 때 터지는 속울음이면 남북 관계도 스르르, 설핏 희망을 품어도 되는가 바람은 아직 차지만 여린 햇살에 너덜겅 바위들도 쌓인 눈을 털어낸다 서리서리 너와 나의 가슴에도 오래 참은 봄, 기꺼이 불러낼 수 있겠다 ■ 김완 1957년 광주출생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 속에는 별들이 산다’가 있다. 2018년 제4회 송수권 시문학상, 남도시인상 수상. 김완혈심내과 원장
코로나19 시대 아버지들의 아픈 사연이 속속 들려 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고령의 아버지가 객지에서 방문한 아들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이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숨졌다는 참 어이없고 슬픈 소식이다. 돌아온 아들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한 가족 모임에서 아들과 접촉한 부모 등 일가족 16명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겨울 어느 날 밤 11시, 부산 엄궁동 강변도로서 구포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밤낮으로 일하던 한 50대 가장이 심야에 배달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차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고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A씨는 학원을 운영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지자 1년 가까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농산물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이날도 밤에 농산물시장에 배달 일을 하기 위해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및 자영업자 903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투잡 백서’를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꼴로 부업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속 좁은 행태가 또 한번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개편 구상과 관련, 한국의 참여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됐다. 일본은 북한 및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의 졸장부 행태는 하루빨리 복원돼야 할 한일 관계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 따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열릴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쯤으로 연기하고, 규모를 확대해 한국을 참여시키고 싶다는 뜻을 5월 말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G7이) 낡은 체제로, 현재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문 대통령의 의견을 물었다. 문 대통령은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해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인도 등 4개국을 새로 참여시키자고 했다. 트럼프가 국제법을 위반한 크림반도 합병으로 G8에서 배제됐던 러시아를 슬그머니 포함한 것을 문제 삼아 영국, 캐나다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