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이어진 길을 걷고자 아파트 뒷문으로 나섰다. 어린이 놀이터에 자리 잡고 있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들이 길가 콘크리트 벽 쪽으로 몰려 쌓여 있다. 가을이면 도심의 길가 가로수 아래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나 오늘 아침엔 다른 시선으로 씨앗에 대한 생각을 안고 걷게 된다. 그동안 나는 이 은행나무의 잎 지는 모습에만 눈을 주었지 식물로서 생식생장을 위한 씨앗에 대해서는 무심했다. 은행나무는 아름드리나무가 될 때까지 한 해 한 해 버텨오면서 가을이면 후대를 위한 나무를 생각하며 열매 맺어 지상으로 내려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땅은 일찍부터 은행나무 열매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사방의 땅이 온통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 씨앗이 비집고 들 틈이 없었다. 그래도 은행나무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본능적으로 ‘행여나’하고 열매를 내려 보냈을 것이다. 나무는 그 열매가 씨앗으로 움틀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이러한 자연 현상과 악한 사회 환경 속에서 결혼하지 않겠다는 청년들의 의식이 싹튼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는 갖지 않겠다는 생각 또한 그 영향이 아닐까 싶었
원시인류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협력하며 사는 방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미지의 세계인 자연환경과 날씨의 변화, 지진, 화산 폭발, 그리고 맹수들의 위협 속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힘은 협력이었다. 예수의 교훈을 유럽에 전파한 바울은 신자들이 협력하며 지낼 것을 권했다. 협력하며 사는 것은 비단 유대인들만의 지혜는 아니었다. 협력은, 수 백 만년 동안 경험하면서 터득한 인류 공통의 지혜였다. 그럼으로써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협력의 대상은 무리의 구성원에 한정되었다. 한 무리의 규모가 커지고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사는 동안 지구적인 규모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무리의 수가 많아지면서 서로 남이 된 무리들 사이에는 긴장이 조성되었다. 나와 일체가 되었던 무리의 구성원들에게 남이 라는 대상이 등장했다.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은 강화된 반면 다른 무리들은 모두 적이 되었다. 나와 남. 물론 모든 무리들이 처음부터 적대시하고 다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공동체를 이루어 수렵과 채취 단계를 거쳐 농사를 짓는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무리들은 다른 무리들과 생산물을 교환하며 살아가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터득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긴장
경기도가 오는 2027년 열리는 제108회 전국체육대회 유치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가 주 개최지로 선정됐다. 지난 10일 열린 경기도체육회 3차 이사회에서는 화성시가 주 개최지로 선정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전국체전 화성시 개최’ 성사여부는 내년 3월에 열리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11월 10일까지 2027년 전국체전 유치 신청을 받고 있는데 경기도에서 전국체전이 열리는 것은 2011년 제92회 고양시 대회 이후 16년 만이라서 기대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수원시와 의정부시도 전국체전 유치를 검토했었다. 그러나 수원시는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부지문제로 포기했다. 보조구장은 육상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 곳으로 메인 경기장 옆에 엇비슷한 규모로 갖춰야 하지만 현재 보조구장이 있었던 자리에는 수원시체육회관과 인조축구장, 농구장 등이 들어섰다. 의정부시는 시설 신·개축에 따른 예산의 어려움으로 유치전에서 물러섰다. 도체육회는 화성시가 주 개최지 유치를 신청 한 이후 두 차례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유치신청 목적, 경기장 현황, 선수단 숙박 및
지난주에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 사격경기 시상식장의 모습을 돌이켜 본다. 금메달은 한국, 은메달은 북한. 시상식 후 금ㆍ은ㆍ동 메달을 수상한 모든 선수들이 함께 시상대에서 기념 촬영함이 관례인가 본데, 우리 선수단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선수단이 참여를 거부해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유도에서는 패자인 우리 선수가 승자인 북한 선수를 찾아가 승리를 축하하며 악수를 청했으나 북한선수는 무심하게 이를 거부하고 돌아섰다. 예를 중시하는 유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 이런 냉랭한 분위기는 탁구, 농구에서도 볼 수 있었다. 가슴이 아린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추억해 본다. 나는 그 때 북한선수단의 선수촌에서 통일부 연락관으로 북한선수단을 지원하는 일을 했었다. SBS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요청하여 북한선수단 선수촌에서 인터뷰를 했다. 기자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훈련 내용, 소속, 언제부터 축구를 했는가, 결혼 여부, 애인은 있는가, 북한 여자 축구의 현황 등 등. 그러던 중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한국 남자 축구 선수들과 같은 운동장에서 함께 연습할 때 무
전국 곳곳에서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싱크홀’은 국민에게는 발밑의 지뢰나 마찬가지다. 아무 경계심 없이 지나다니는 길이 느닷없이 아래로 꺼지고 사람이나 운행 중인 차량이 빠지는 일을 놓고 단순히 불운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런 ‘싱크홀’의 대다수가 공사관리 부실이나 안전불감증에서 기인한다면 얘기는 더욱 달라진다. 대개 인재(人災)에 해당하는 싱크홀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인력과 장비 확충·예산 확보 등 예방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황희(서울 양천갑)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총 879건이었다. 올해는 지난 6월까지 모두 90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88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광주 100건, 부산 74건, 서울·전북 70건 등의 순이었다.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은 거의 모두가 자연현상이 아닌 안전불감증과 관련된 인위적 사고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확인된 주요 원인으로는 하수관 손상이 396건(45.1%), 다짐(되메우기) 불량 153건(17.4%), 굴착공사 부실 52건(5.9%) 기타 매설물 손상 45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콜드게임으로 패했다. 후폭풍이 만만찮다. 호기롭던 집행부는 김장철 배추가 소금 세례를 맞은 듯 풀이 죽었다. 패배 원인과 활로 찾기에 나선 모습이 호떡집에 불난 듯 요란하다. 하지만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통령실의 지침 때문인지 웅얼거림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의 뒤틀린 심사를 되돌리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집권당에 우호적인 기사로 도배질해왔던 보수신문들도 ‘내가 언제 그런 조언 했었냐’는 투로 돌변했다. 낯뜨겁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야당이 잘했기 때문이라고 믿는 유권자는 없다. 딱 하나 원인을 꼽는다면 대통령실과 집권당의 실책 남발이다. 아울러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특정 언론과 아부성 기사에 휘둘린 결과다. 하루하루의 여론을 전하는 일은 언론의 본질적 책무다. 언론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민주사회라면 선거결과에 놀라는 경우가 많아서는 안된다. 일방적인 결과가 나와 유권자는 울고 웃어도, 언론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변은 언론 기능에 치명적인 결함 신호다. 언론이 듣기 좋은 기사만 편식하는 국정운영자들의 ‘고맙다’는 말에 취해 유권자인 국민 여론을 뒤전으로 밀어냈기 때
2023년 바우덕이 축제는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 축제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렸고, 총 55만명의 관람객이 참석했습니다. 또한, 이번 축제에서는 약 20억원에 달하는 지역 농특산물이 판매되었습니다.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었으며, 친환경 축제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다회용기를 지원하였습니다. 또한, 실시간 교통 상황을 중계하여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매년 지적되어 왔지만, 이번에는 획기적인 개선이 있었습니다. 축제 운영과 관람객을 위해 30여대의 대형버스를 배치하여 교통체증을 해소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축제에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우덕이 축제도 예외는 아닙니다. 관람객들은 축제의 다양성과 참신성, 대중성 부족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일부 프로그램들은 체험자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이로 인해 일부 관람객들이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읍면동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는 길놀이행사는 예년에 비해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이는 곧 축제개막식의 빈자리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길놀이 행사 시 외부인의 길놀이 참여에 대한 문제,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