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인 1998년 오늘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정-재계 6차 간담회가 열려 5대 그룹 구조조정 추진 합의문이 발표됐다.이 합의에 따라 5대 그룹은 2000년까지 주력업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계열사 수를 절반 수준인 130개 안팎으로 줄이고, 비주력 계열사나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20조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1941년 오늘 일본군 전폭기 360대가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 오하우섬의 진주만 미 해군 기지를 기습공격 했다. 일요일 아침에 감행된 공격으로 미군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천300여 명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애리조나호와 웨스트버지니아호 등 거대한 미 전함과 전투기들이 파괴되거나 전복됐다.
흑백의 나무가 얼어붙은 길 사이로 펄럭인다 박쥐 같은 기억이 허공을 난다 모조리 다 헤맨 기억이 박쥐로 태어났다 나는 인간의 피를 먹지 않는다 내가 두 손가락을 입에 대고 휘파람을 불면 박쥐가 내 어깨에 내려앉기까지 한다 시집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문학동네 기억이란 관념이 흡혈귀로 표현될 수 있을까? 인간의 목에 이빨을 박고 피를 빨아먹는 혈색 없는 얼굴, 빛나고 충혈 된 눈, 튀어나온 송곳니, 박쥐같은 형상으로 숨어 다니는 어둠의 존재. 낮에는 사람 밤에는 귀신인, 인간과 귀신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존재. 절대 죽지 않는, 끊임없이 달라붙는 어릴 적 트라우마는 흡혈귀보다 더 두려운 존재다. 그러므로 지워지지 않는 어떤 기억은 흡혈귀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 ‘인간의 피를 먹진 않는다’지만 휘파람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불러들이면 언제든 ‘어깨에 박쥐처럼 내려앉는’ 기억. 그러고 보면 우린 늘 기억이라는 흡혈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성향숙 시인
나무는 서 있는 한 모습으로 나의 눈을 푸르게 길들이고 물은 흐르는 한 천성으로 내 귀를 바다에까지 열어놓는다 발에 밟히면서 잘 움직거리지 않는 돌들 간혹, 천 길 낭떠러지로 내 걸음을 막는다. 부디 거스르지 마라, 하찮은 맹세에도 입술 베이는 풀의 결기는 있다 보지 않아도 아무 산 그 어디엔 원추리꽃 활짝 피어서 지금쯤 한 비바람 맞으며 단호하게 지고 있을 걸 서 있는 것들, 흔들리는 것들, 잘 움직이지 않는 것들, 환하게 피고 지는 것들 추호의 망설임도 한 점 미련도 없이 제 갈 길 가는 것들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들 -글발 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좋은 시를 끊임없이 써내는 시인이 바로 정병근 시인이다. 이 시 앞에서 내 삶이란 내 혼자서 영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 사랑도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의지하고 기대고 그렇게 살아간다. 반려 견을 집에 둔 사람은 집을 비우고 멀리 가지 못한다. 전적으로 의지하고 사는 개가 굶을 까봐 멀리 가도 걱정이 되어 재빨리 돌아온다. 개를 임시 맡기는 개 호텔도 생기고 여러 가지 편리가 제공되나 그것마저 영 마음에 내키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정병근 시인의 천 길 낭
1995년 오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1995년 10월 19일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재임 중 재벌 총수 등으로부터 2천838억 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1962년 오늘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전국에 내려졌던 계엄령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계엄령 해제는 12월 17일 실시될 대통령중심제를 골자로 하는 헌법개정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정국의 분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1961년 오늘 서울 청계천을 복개한 청계 복개도로가 개통된다. 광교에서 청계4가까지 길이 2.4km, 너비 50m의 도로로 새로 개통된 청계 복개도로 개통식에는 윤태일 서울시장 등이 참석해 관계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길에 그림자는 눕고 사내는 서 있다 앞으로 뻗은 길은 하늘로 들어가고 있다 사내는 그러나 길을 보지 않고 산을 보고 사내의 몸에는 허공이 달라붙어 있다 옷에 붙은 허공이 바람에 펄럭인다 그림자는 그러나 길이 되어 있다 /오규원 햇빛이 쨍쨍한 오후의 풍경이 찍힌 사진을 보는 듯한 시다. 시 속에 서 있는 사내는 어떤 옷차림이고 얼마큼의 몸집과 키와 어떤 생김새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필요 없는 흑백사진이다. 밝음과 어둠, 명암만이 또렷한 형상들. 그건 어쩌면 우리 삶의 기억의 편린 같은 것인지 모른다. 기억은 색깔이 없으니 말이다. 기억도 지워지고 있는 “길” 위에서 우리는 “허공”을 먼 곳이라 여기며 “산”의 형상, 그 꿈을 바라보며 잠깐 “서 있는” 것이다. / 권오영 시인 - 시집 ‘두두’/ 2008 / 문학과 지성사 -
나 같은 얼간이에게 사랑은 손톱과 같아서 너무 자라면 불편해진다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웃자란 손톱이 불편해 화가 난다 제 못난 탓에 괴로운 밤 죄 없는 사람과 이별을 결심한다 손톱 깎기의 단호함처럼 철컥철컥 내 속을 깎는다 아무 데나 버려지는 기억들 나처럼 모자란 놈에게 사랑은 쌀처럼 꼭 필요한 게 아니어서 함부로 잘라버린 후 귀가 먹먹한 슬픔을 느끼고 손바닥 깊숙이 파고드는 아픔을 안다 다시 손톱이 자랄 때가 되면 외롭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인축구단 글발 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좋은 시로 가끔 가슴을 때리는 전윤호 시인의 ‘손톱’을 읽으면서 사랑은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 없이 살 것 같아도 사랑이 없으면 마음이 기형으로 자라고 성장발육이 늦어진다.사랑은 적정수준이라는 말과 과유불급이라는 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하나 이것은 사랑이 가까이 있는 사람의 사치라고 말하기도 하리라. 너무 불편해 사랑이라는 손톱을 깎아버리면 손톱이 자랄 때쯤 외롭다고 생각해 손톱이라는 사랑이 빨리 자라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랑은 모든 것의 기쁨이자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비극을 품고 있다. 이루어졌을 때 사랑만큼 아름다
1995년 오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 형법상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12·12사태와 5·18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지검 특별수사본부는 검찰의 소환조사에 불응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검찰의 소환을 무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에 내려간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 수사본부는 수사관을 경남 합천으로 급파해 연행하고 안양교도소에 수감했다. 혐의는 군 형법상 반란수괴, 불법전퇴, 지휘관 계엄지역수소이탈, 상관살해 및 미수, 초병 살해 등 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