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오늘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가 첫 선을 보였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등장한 콩코드 여객기. 그러나 콩코드 여객기는 과다한 연료소비와 큰 소음 등의 단점 때문에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였다. 콩코드 여객기는 1979년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전에 살던 사람이 버리고 간 헌 장판을 들추어내자 만 원 한 장이 나왔다 어떤 엉덩이들이 깔고 앉았을 돈인지는 모르지만 아내에게 잠깐 동안 위안이 되었다 조그만 위안으로 생소한 집 전체가 살 만한 집이 되었다 우리 가족도 웬만큼 살다가 다음 가족을 위해 조그만 위안거리를 남겨 두는 일이 숟가락 하나라도 빠트리는 것 없이 잘 싸는 것보다 중요한 일인 걸 알았다 아내는 목련나무에 긁힌 장롱에서 목련꽃 향이 난다고 할 때처럼 웃었다 - 시인축구단 글발 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 에서 길일을 택해 이사하거나 결혼하는 사람을 볼 때는 마음이 푸근하다. 이사 하나를 하더라도 정성을 다해 날을 따지고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나약함이 엿보이기도 하고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 시도 한없이 따뜻하다. 만원 한 장이 집안을 목련 같은 웃음으로 가득 채우고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전해져 온다. 여기서는 물 한 방울이 사막에서는 그 가치가 목숨과 비견되는 것처럼 여기서도 만원 한 장의 가치를 매길 수 없다. 다음 이사 올 사람에 대한 배려이든 아니든 만원 한 장 정도를 빠뜨리고 가는 것이 사람의 모습이고, 그 빠뜨린 만원을 찾아서 기
녹두꽃 뚝뚝 떨어져 슬피 울던 울음 속에 희망 있었는가 그리워서 너무도 그리워서 그냥 미쳐버린 저절로 미쳐버린 그리움 속에 우리 희망 숨어 있었는가 오곡백과 온갖 꽃 다 피어나는 깨끗한 세상 기원 속에 그때 우리 쓰라린 패배 낮고 낮은 벌거숭이산 침묵처럼 엎드려 있었는가 버림받은 어머니 평야 삽날처럼 쓰러져 누워 있었는가 그런데 오늘 저 기다림 버리고서야 저 그리움 지우고서야 그때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태어나신다니 세상이여 들이여 풀이여 별이여 모르겠네 희망의 깊은 속내를 모르겠네 - 시집 ‘흙의 경전’ / 2008 / 화남 정치는 수식어의 잔치인가? 대선을 앞둔 11월의 지면에는 온통 들뜬 희망만이 철 지난 깃발처럼 나부낀다. 흙의 시인, 농민 시인으로 사는 홍일선 시인은 가난한 이에게는 언제나 깊은 속내를 감추고 있는 희망을 마치 초혼가를 부르듯 목 놓아 부르고 있다. 한반도 역사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은 늘 실패를 위로하는 수식어였다. 해방의 감격도 심령이 가난한 자들보다 해방을 회피했던 자들의 권력 희망으로 바뀌었고, 민주화도 산업화도 가난한 자들의 눈물을 감추는 얄팍한 수사적(修辭的) 희망에 불과했다. 이제 희망에 도착했는가…
전주에서 순천에 이르는 호남고속도로와 순천에서 부산까지의 남해고속도로가 1973년 오늘 동시 개통됐다. 총길이 358km의 호남·남해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광주와 부산의 운행시간은 7시간에서 3시간 30분으로 단축된다. 두 고속도로는 호남과 영남지역의 경제와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1969년 오늘 미국 우주선 아폴로 12호가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4개월여 전 발사된 아폴로 11호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발사된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2호. 아폴로 12호는 달에 착륙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카메라의 고장으로 아폴로 11호 때와 같은 달 착륙 모습을 지구로 전송하지는 못했다. 아폴로 12호는 달의 운석들을 채취하는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발사 열흘 뒤인 11월 24일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프라하의 봄’으로 불리는 체코의 자유화운동이 소련의 탱크에 무참히 짓밟히고 80여 일이 지난 1968년 오늘 소련군이 체코를 점령한 가운데 체코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열린다. 자유화 운동을 지도했던 두브체크 공산당 서기장 등 개혁파들이 친소보수파 당원들에게 호된 비판을 받았다. 두브체크는 이후 공산당 서기장직에서 해임되고 공산당에서 제명된다. 21년 뒤인 1989년 12월 체코의 공산정권이 무너진 뒤 연방의회의장으로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한다.
기차는 속력을 내면서 무게의 심지를 박는다, 덜컹덜컹 스테이플러가 가라앉았다 떠오른다 입 벌린 어둠 속, 구부러진 철침마냥 팔짱을 낀 승객들 저마다 까칠한 영혼의 뒷면이다 한 생이 그냥 스쳐가고 기약 없이 또 한 생이 넘겨지고 아득한 여백의 차창에 몇 겹씩 겹쳐지는 전생의 얼굴들 철컥거리는 기차는 멈추지 않는다 촘촘한 침목을 박으며 레일이 뻗어나간다 달리는 기차를 보면서 스테이플러를 상상하다니 아니 책상 위 스테이플러를 보면서 기차를 상상했을 수도 있고, 어쨌든 낯설고 이질적인 만남이 재밌다. 기차는 소리로 먼저 온다. 적어도 내 기억엔 그렇다. 비가 내리는 날은 좀 더 먼 곳까지 기적소리가 들릴 것 같다. <기차>라는 단어 속에는 이상하게 그리움이 묻어 있다. 한없이 펼쳐지는 풍경이 떠오르고 긴 침묵이 떠오른다. 덜컹 덜컹 제 무게를 끌고 달리는 기차는 정말이지 한 생과 무척 닮아있다. 시인의 말처럼 철컥거리는 기차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무게가 있어 달리는 것이다. 내일도 모레도 철걱거리며, 제 무게로 촘촘한 침목을 박으며 달릴 것이다! /박홍점시인 - 시집 『리트머스』 /2006년 문학동네
가을 나뭇잎이 해를 향해 오체투지를 한다 이제 몸마저 버릴 거라고 가을 나뭇잎 그늘은 영원한 사원이다 가을 나뭇잎 그늘에서 바라보는 외길 앞서 걷는 가을 나뭇잎 몇 걸음에 몸 낮추고 엎드려 경배한다 뒤돌아보니 길 없고 쨍 가을 햇빛이다 나해철 시집 『꽃길 삼만리』(솔출판사 2011) 가을, 들녘에 곡식이 익고 거리에 낙엽이 지는 가을이 올해도 또다시 우리에게 걸어왔다. 나해철의 시 <가을 나뭇잎>은 가을을 마주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 아직 땅에 지지 않은 가을 나뭇잎은 가을이 되면 낙엽이 되어야만 하는 대자연의 이치에 묵묵히 따를 뿐이다. 신체의 다섯 부위를 땅에 닿게 하는 절인 ‘오체투지’를 하는 것이다. 가을 나뭇잎은 두 무릎을 꿇어 땅에 댄 다음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를 땅에 대어 절을 한다. 이러한 가을 나뭇잎을 보며 시 속 화자는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에 경외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생각한다. 대자연 속에서 하나의 생명체인 시적 화자 역시 나뭇잎과 마찬가지로 오체투지를 시도한다. 그러고는 뒤돌아본다. 시적 화자의 시선에는 길은 보이지 않고 쨍쨍 내리쬐는 가을 햇빛이…
2001년 오늘 아메리칸항공 소속 A300 여객기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뉴욕발 도미니카공화국행 항공기는 이날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지 4분 만에 공항에서 8km 떨어진 뉴욕시 퀸스지역에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아메리칸항공 당국은 정규 승객 외에 5명의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 사고로 26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9·11 테러참사’ 두 달 하루 만에 발생한 A300 여객기 추락사고는 테러공격 가능성보다는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폴란드의 자유노조 지도자 레흐 바웬사. 감옥에 갇힌 지 1년 만인 1982년 오늘 석방돼 고향인 그다인스크로 돌아온다. 주민들은 ‘바웬사 없는 노조는 있을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바웬사의 석방을 열렬히 환영했다. 1년 전 폴란드 자유노조는 노조의 자율적인 운영과 탈 소련 정책을 요구하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베르젤스키 장군이 이끄는 폴란드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바웬사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