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1 (수)

  • 구름많음동두천 25.8℃
  • 맑음강릉 30.7℃
  • 구름많음서울 27.2℃
  • 맑음대전 26.1℃
  • 맑음대구 26.9℃
  • 맑음울산 27.0℃
  • 구름조금광주 26.2℃
  • 맑음부산 29.1℃
  • 구름조금고창 25.4℃
  • 맑음제주 27.9℃
  • 흐림강화 25.4℃
  • 맑음보은 25.0℃
  • 맑음금산 23.8℃
  • 맑음강진군 25.3℃
  • 맑음경주시 25.6℃
  • 맑음거제 25.9℃
기상청 제공

미-아프간 정상회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가족들 정상회담 결과 실망…장기화 조짐 불안

 

7일 미-아프간 정상회담이 알맹이 없이 끝나자 가족들은 ‘혹시나 역시나’라며 짐작한 듯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가족들은 애써 실망의 표정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 사태의 장기화 조짐에 더 불안한 눈치였다.

이날 오전 0시40분쯤 부시 미 대통령과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피랍가족 모임 이정훈(29) 부대표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미-아프간 정상회담에서 죄수와 인질 맞교환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 끔찍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는 AIP의 보도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없다”며 일축했다.

가족 대표 차성민씨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두 정상이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인질을 조건으로 어떠한 보상도 할 수 없다는 발언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미국은 혈맹도 더 이상의 우방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타운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에 모여 있던 가족들은 이날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가고 사무실에는 이 부대표 등 가족 두 명만이 남아 미-아프간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봤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주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을 방문, 한국인 피랍자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호소했다.

피랍자 가족 차성민 대표가 대사관에 들어가 관계자와 면담할 때 남은 가족들은 ‘Send Them Home’, ‘Release Them Now’, `Free Our Family‘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건물 밖에 서서 고개를 떨구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가족은 “미국과 아프간 대통령 회담 결과를 보니 가슴만 더 아프다.기대하고 있었는데 속이 터진다”라며 “같은 아랍권인 사우디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피랍자 유정화씨의 동생 유정희씨는 ”오늘 신문에 언니가 아프다는 보도가 나와서 놀랐다. 너무 걱정된다. 어머니도 너무 놀라셔서 집에서 쉬고 계신다”라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 국교를 맺은 3개국 가운데 하나였으나 2001년 9월 단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영사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차 대표는 “일단 무리하게 방문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저희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했다“라고 밝혔다.

차 대표는 “사우디 영사가 ‘이해한다. 가족들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아랍권 국가 대사관을 찾아다니며 이 같은 뜻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차 대표는 이어 “지금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아프간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가족들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배너


COVER STORY